2022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 여자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수원시청 여자탁구단이 2022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 여자 내셔널리그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21일 전용경기장 스튜디오T(광교씨름체육관)에서 치러진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금천구청을 3대 2로 꺾었다. 프로탁구 포스트시즌은 상위 팀이 1승을 안고 시작하는 2선승제다. 치열했던 풀-매치접전을 승리로 끝내고 2승째를 채운 정규 시즌 1위 수원시청이 최종 우승을 확정했다. 프로탁구 원년을 통합우승으로 장식했다.
극적인 승리였다. 수원의 ‘슈퍼 에이스’ 문현정이 결승전 첫 경기에서도 변함없는 위력을 과시하며 기선을 제압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4매치 에이스 대결에서 송마음에게 뜻밖의 패배를 당했다. 정규 시즌 내내 지켜왔던 수원의 승리 공식에 균열이 생겼으나 후배 선수들이 합심해 위기를 이겨냈다. 3매치 복식과 5매치 단식까지 승부처를 차례로 지켜냈다. 김종화와 함께 복식을 책임진 곽수지는 마지막 5매치까지 잡아내면서 이 날 승리의 히어로가 됐다.
승부는 내내 치열했다. 금천구청의 추교성 감독은 문현정을 잡기 위해 프로리그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경험했던 ‘중펜전형’ 박신해를 첫 매치에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실패했다. 문현정이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으로 박신해를 몰아붙여 빠르게 승부를 끝냈다. 하지만 금천에는 송마음이 있었다. 송마음은 2매치 초반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고 범실을 남발하며 상대 김연령에게 끌려갔으나 까다로운 서브를 앞세워 추격한 끝에 2게임을 듀스 끝에 잡아내고, 3게임에서는 일방적인 승리를 거둬 균형을 맞췄다.
3매치 복식은 이날 경기 최대 승부처였다. 문현정에게 2점을 모두 내주더라도 나머지 세 매치에서 충분히 승부를 낼 수 있다는 전략을 갖고 있던 금천 입장에서는 특히 절대 내줘서는 안 되는 경기였다. 하지만 수원의 최상호 감독 역시 문현정 외의 득점원을 만들기 위해 복식조 조련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였고, 곽수지-김종화 조가 믿음에 보답했다. 포인트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듀스접전을 벌인 첫 게임을, 역시 시소게임을 벌인 2게임을 모두 가져갔다. 문현정이 4매치에서 기다리고 있던 수원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순간이었다.
하지만 금천은 송마음이 다시 구원자로 등장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송마음은 4매치를 시작하자마자 작정한 듯 상대의 대각 깊은 코스를 연달아 꿰뚫어내면서 2대 0의 쾌승을 거뒀다. 펜 홀더면서도 백 코스 디펜스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 왔던 문현정은 송마음의 날카로운 좌우코스 공략에 당황하며 본연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복식 매치 전 금천에 유리해보였던 경기 양상도, 4매치 전 수원에 유리해 보였던 경기 양상도 5매치를 앞두고는 모두 별무소용이었다. 2대 2의 팽팽한 균형추 위에서 수원의 곽수지와 금천의 정유미가 맞섰다.
그리고 이 날 경기의 히어로 곽수지의 맹활약이 시작됐다. 곽수지는 스튜디오T를 찾은 200여 수원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펼쳤다. 정유미의 까다로운 이질러버 공격을 버텨내며 착실히 포인트를 쌓았다. 8-9로 뒤지던 첫 게임을 11-9로 뒤집었고, 8에서 게임 포인트를 먼저 내줬던 2게임도 4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역전승을 거뒀다. 마지막 스매시가 정유미의 코트를 뚫는 순간 곽수지는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고, 스튜디오T는 수원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이 날 경기의 히어로 곽수지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오늘 이겨서 내일 쉬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바람대로 됐다”며 웃었다. “감독님께서 준비 때부터 복식을 강조했고, 하루 한 시간씩은 복식 연습에 투자했는데 결과가 나와 좋다.”고 말했다. 곽수지는 5매치 상대였던 정유미에게 정규 시즌에서는 패했었다. “그때는 너무 소극적으로 하다가 졌다. 오늘은 마지막 순서라는 생각을 지우고 초구부터 강하게 공격하려고 마음먹고 들어갔다. 그게 통한 것 같다”고 승인을 밝혔다. “장기 시리즈 하면서 많이 힘들었는데, 아무래도 오늘 시합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눈을 빛냈다.
정규시즌에 이어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끈 최상호 감독은 “프로리그 원년 통합우승으로 초대 챔피언에 올라 기쁘다. 고생한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프로리그는 수원에 있는 스튜디오T에서 치러졌다. 수원시청이 홈에서 우승한 셈이다. 최 감독은 “오늘도 많은 분들이 응원을 와주셨다. 팀 서포터즈 분들, 수원시체육회, 탁구협회 관계자분들, 청명중·고 선수들까지 여러 분들의 응원 덕분에 이겼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리그 원년, 가장 먼저 우승을 확정한 초대 챔피언팀 감독은 선수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호명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실 이 날 수원의 경기는 팀을 정규 시즌 1위로 이끈 ‘큰 언니’에게 팀 동료들이 마지막 순간 존경과 위로를 표한 헌사와도 같은 승리였다. 프로리그 개막 이후 스물여덟 번을 싸우는 동안 단 두 번 진, 그것도 채 몸이 적응하지 못했던 초반 2연전에서 2패를 당한 이후 무려 25연승을 달린 무적의 에이스 문현정은 이 날 경기에서 예상외의 패배를 당했지만 누가 뭐래도 수원시청 통합우승의 일등공신이다. 문현정의 우승 소감은 위트가 넘쳤다.
문현정은 “사실 조금 길게 쉬다가 실전을 하면 적응하는데 오래 걸리는 편이다. 정규 시즌과 간격이 있었던 오늘도 질 것 같으니 잘해달라고 동료들에게 당부하고 시작했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이겨준 후배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문현정은 우리 나이로 39세의 노장이다. “사실 너무 힘들었다. 프로리그를 하려면 체력이 따라줘야 하는데, 우승도 하고 했으니 내년에도 선수생활을 계속할지 아무래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도와준 분들께 감사 드리고 일단은 좀 쉬겠다”고 말했다.
수원시청 여자탁구단은 2005년 1월 창단 이후 늘 시·군부 정상권을 지켜온 내셔널리그 최강팀이다. 대통령기와 전국체전 등에서는 코리아리그 소속 기업팀 못지않은 전력으로 존재감을 보여 왔다. 위상 그대로 프로탁구리그 원년 내셔널리그를 제패했다. 최상호 감독과 선수들은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며 우승 기쁨의 여운을 만끽했다. 2022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 여자 내셔널리그 챔피언은 수원시청 여자탁구단이다. 우승트로피 KTTL컵과 함께 상금 2,500만원을 가져갔다. 아쉽게 2위에 머문 금천구청은 준우승 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다음은 여자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경기 결과.
◈ 여자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수원시청(2승) 3대 2 금천구청(2패)
1매치 : 문현정 2(11-4, 11-8)0 박신해
2매치 : 김연령 1(11-6, 10-12, 5-11)2 송마음
3매치 : 곽수지-김종화 2(13-11, 11-9)0 정유미-박신해
4매치 : 문현정 0(6-11, 9-11)2 송마음
5매치 : 곽수지 2(11-9, 12-10)0 정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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