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 남자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산청군청이 남자 내셔널리그 챔피언이 됐다. 선수단과 팀 관계자들이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산청군청이 남자 내셔널리그 챔피언이 됐다. 선수단과 팀 관계자들이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산청군청 남자탁구단이 2022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 남자 내셔널리그 챔피언이 됐다. 21, 22일 전용경기장 스튜디오T(광교씨름체육관)에서 치러진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 시즌 1위 제천시청에 2연승을 거두면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산청군청은 정규시즌에서는 117패 승점 42점을 기록했다. 12643점의 제천시청에 승점 1점이 뒤진 2위였다. 하지만 부천시청과의 플레이오프를 지나 제천시청마저 꺾으면서 프로탁구리그 원년 내셔널리그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경기 초반은 제천의 흐름이었다. 윤주현이 첫 매치를 잡았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경기 초반은 제천의 흐름이었다. 윤주현이 첫 매치를 잡았다.

산청군청은 정규리그 막판 4연승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가장 먼저 확정짓고, 포스트시즌을 준비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난적 부천시청에 31로 승리하면서 5연승했고, 대망의 챔피언결정전마저 1차전에서 1위 팀 제천시청을 30으로 완파했다. 6연승의 불같은 상승세였다. 반면 제천시청은 정규리그 막판 4연패로 부진했다. 리그 초·중반 압도적인 격차로 벌려놓은 승점이 아니었다면 1위가 힘들었을 분위기까지 몰렸다. 챔피언결정전에 들어서도 제천의 기세는 살아나지 않았다. 1차전에서 단 한 매치도 따내지 못하고 03 완패를 당했다. 정규리그를 더한다면 5연패의 수렁이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제천의 구주찬이 2매치마저 가져가면서 빠르게 승부가 나는 듯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제천의 구주찬이 2매치마저 가져가면서 빠르게 승부가 나는 듯했다.

하지만 6연승 팀과 5연패 팀이 다시 맞붙은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시작부터 직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제천의 양희석 감독은 부진에 빠진 팀을 되살릴 묘책으로 정규 시즌 내내 고수하던 오더를 비트는 승부수를 던졌다. 다승랭킹 1위로 매 경기 단식 두 매치를 책임져왔던 윤주현을 에이스가 아닌 첫 매치와 복식 주전으로 선택했다. 대신 신예 구주찬에게 두 번의 단식을 맡겼다. 어차피 윤주현에게 2점을 기대한다면 보다 확실한 선택과 집중을 한 뒤 마지막 5매치에서 황진하에게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복식에서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프로리그 최강 조합의 위력이 빛났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복식에서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프로리그 최강 조합의 위력이 빛났다.

프로리그 개막 직전 창단을 완료한 신생팀 산청은 단 네 명의 선수로 시즌을 치렀다. 에이스와 복식조 구성에 변화를 주기 힘든 스쿼드로 정규 시즌을 버텼다. 예상 가능한 산청의 구성에 대응하는 제천의 맞춤오더는 초반 제대로 통하는 듯했다. 전날 첫 매치를 내주면서 패배의 빌미를 만들었던 윤주현은 절치부심 산청 에이스 천민혁과의 첫 매치를 가져갔다. 듀스접전을 벌인 2게임을 내줬지만 1, 3게임을 공격 일변도로 풀어 기선을 제압했다. 정규 시즌 다승 1위의 위력이 마지막 경기에서 빛을 발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천민혁이 4매치에서 에이스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천민혁이 4매치에서 에이스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팀의 기둥이 첫 매치를 잡아내자 2매치에 출전한 구주찬이 기대 이상의 맹활약으로 보답했다. 사실 제천 입장에서 구주찬의 단식은 버리는 카드에 가까웠다. 윤주현을 복식에 투입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구주찬의 오기가 일을 냈다. 구주찬은 올해 두호고를 졸업한 신인이다. 조재준은 신생팀 소속이긴 하지만 이미 기업팀을 비롯한 실업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선수다. 네임밸류만으로는 한참을 기우는 신인의 투지가 중견의 관록을 압박하더니 끝내 승리까지 이끌어냈다. 제천 입장에서는 기대 이상의 시너지효과가 난 모양새였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이광선 감독의 벤치. 뜨겁게 격려하고, 뜨겁게 응원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이광선 감독의 벤치. 뜨겁게 격려하고, 뜨겁게 응원했다.

하지만 문제는 복식이었다. 제천은 윤주현까지 투입해 반드시 복식을 잡으려는 작전을 세웠지만 산청의 복식조가 너무 강했다. 산청의 조재준-서홍찬 조가 정규 시즌 복식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기록했던 최강 조합(94)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다. 복식조는 변함없는 오더로도 산청이 정규시즌에서 강세를 유지할 수 있는 동력이기도 했다. 제천의 윤주현-황진하 조가 살아난 팀의 기세를 바탕으로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략에 성공하면서 첫 게임을 가져갔지만, 산청의 복식조는 흔들리지 않았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이광선 감독은 복식조를 뜨겁게 격려했고, 듀스접전이 벌어진 2게임에서 챔피언 포인트를 내줄 위기에까지 몰렸던 복식조는 끝내 승리를 지켜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제천은 양희석 감독의 승부수가 아쉽게 무산됐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제천은 양희석 감독의 승부수가 아쉽게 무산됐다.

안정을 찾은 조재준-서홍찬 조가 3게임을 일방적으로 끝내면서 경기장의 공기가 달라졌다. 벼랑 끝까지 몰렸던 산청은 기사회생했고, 승리의 향방은 다시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달았다. 계획보다 빠르게 승부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던 제천의 꿈도 수포로 돌아갔다. 2매치에서 맹활약했던 구주찬도 흐름이 달라지자 힘을 잃었다. 4매치에서 산청 에이스 천민혁이 일방적으로 구주찬을 몰아붙이면서 승부의 균형추는 다시 팽팽해졌다. 22! 2022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 남자 내셔널리그는 결국 마지막 경기, 마지막 매치까지 가서야 챔피언을 가릴 수 있게 됐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승리를 확정한 김수환이 포효하고 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승리를 확정한 김수환이 포효하고 있다.

마지막 5매치의 승자는 그리고 제천이 아닌 산청의 김수환이었다. 김수환은 황진하를 맞아 물러서지 않는 랠리전을 전개했다. 황진하가 투지를 앞세워 강하게 도전해왔으나 김수환은 고비마다 길목을 지켰다. 적재적소에서 감행한 역습도 원하는 길을 찾아갔다. 김수환이 첫 게임을 빠르게 끝내면서 제천의 벤치는 무겁게 가라앉았고, 반대로 산청의 벤치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2게임은 ‘9’로 끝냈다. 김수환의 백핸드 톱스핀이 황진하의 미들코스를 통과하는 순간 경기장에는 산청군청의 역전 우승을 축하하는 폭죽이 터졌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우리가 우승이야! 산청군청 벤치가 달아올랐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우리가 우승이야! 산청군청 벤치가 달아올랐다.

산청의 우승을 확정한 김수환은 경기 직후 눈물 날 정도로 좋다. 팀의 5번 매치를 자주 맡고 있는데, 오늘도 5매치까지 온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복식을 이기면서 확신이 들었다. 우리 팀 에이스를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진하를 만날 것으로 예상하고 많은 준비를 한 것도 경기를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신생팀이지만 첫 리그에 출전해 처음 우승했는데 거기 일조할 수 있어서 기쁘다. 팀 동료들에게도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든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성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마침표를 찍은 김수환이 우승 인터뷰를 했다. 이예지 아나운서.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마침표를 찍은 김수환이 우승 인터뷰를 했다. 이예지 아나운서.

산청군청은 개막 직전까지도 프로탁구리그 참여가 불투명했던 팀이다. 1월 초에야 창단을 완료하고 극적으로 리그 참여를 결정했다. KTTL 사무처는 산청의 합류여부가 확정될 때까지 기다려 일정을 짰을 정도다. 마지막 순간 극적으로 합류한 산청군청이 더욱 극적인 방법으로 원년 챔피언이 됐다. 챔피언결정전 2차전 초반 열세를 뒤집고 역스윕의 드라마틱한 승리를 거두면서 선수들은 더 큰 감격에 젖었다. 경기 직후 치러진 시상식에서 KTTL컵을 높이 들어 올린 산청의 선수들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경기장을 찾아 직접 응원전을 펼친 관계자들도 기쁨에 겨웠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경기장을 찾아 직접 응원전을 펼친 관계자들도 기쁨에 겨웠다.

산청의 우승을 이끈 이광선 감독은 창단하자마자 프로리그 우승을 하게 돼서 기쁘다. 힘든 과정을 모두 지나 우승까지 한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고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우승보다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였다. 목표를 달성하면서 실은 우승할 수 있겠다는 예감도 들었다.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우승을 이뤄낸 우리 선수들을 몇 시간이라도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또한 지금 너무 기쁘지만 감독으로서 조금은 차분해질 필요도 있을 것이다. 팀 창단을 도와주고 지원해주신 경남탁구협회 이병술 회장님, 이재근 산청군수님, 그 외 모든 관계자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끝까지 열심히 싸워준 제천시청 선수단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이광선 감독이 이기고 돌아온 김수환을 끌어 안았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이광선 감독이 이기고 돌아온 김수환을 끌어 안았다.

경기장에는 산청군청의 팀 창단을 돕고 지원한 이병술 회장을 비롯한 경남탁구협회 관계자들도 직접 나와 선수들을 응원했다. 초반 패색이 짙었던 경기를 뒤집고 우승을 이뤄내자 응원석 분위기도 극에 달했다. 이병술 경남탁구협회장은 힘들게 창단했는데 애써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우리 팀이 대도시 수도권 팀이 아니라서 환경이 열악하지만 향후 먹는 거, 입는 거, 자는 거 어떤 것이라도 어느 팀 못지않게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는 약속으로 육성팀의 우승 기쁨을 함께 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산청입니다! 서홍찬이 팀 푯말을 높이 들어 올렸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산청입니다! 서홍찬이 팀 푯말을 높이 들어 올렸다.

산청군청의 우승을 끝으로 2022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 내셔널리그는 모든 경기를 끝냈다. 전날 여자부 챔피언에 등극한 수원시청의 챔프전 경기를 포함하여 올 시즌 프로리그 내셔널리그는 총 123경기를 치렀다.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산청군청은 내셔널리그 우승컵인 KTTL컵과 함께 2,500만원의 우승 상금을 받았다. 정규 시즌을 1위로 마쳤던 제천시청은 아쉬운 준우승으로 1,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아쉬움은 다시 이어질 리그에서의 선전을 위한 동력으로 남을 것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김홍구 감독관이 이광선 감독에게 우승 상금을 전달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김홍구 감독관이 이광선 감독에게 우승 상금을 전달했다.

한편 산청군청과 수원시청을 내셔널리그 남녀 우승팀으로 배출한 프로탁구리그는 오는 26일부터 코리아리그 포스트시즌에 돌입한다. 남자부는 국군체육부대(정규리그 2)와 미래에셋증권(3)이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승자가 1위 삼성생명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여자는 삼성생명(2)과 대한항공(3)이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리 팀이 1위 포스코에너지에 도전한다. 다음은 남자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경기 결과.

남자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산청군청(21) 3대 2 제천시청(12)
1매치 : 천민혁 1(5-11, 12-10, 6-11)2 윤주현
2매치 : 조재준 1(12-14, 11-2, 7-11)2 구주찬
3매치 : 조재준-서홍찬 2(9-11, 12-10, 11-3)1 윤주현-황진하
4매치 : 천민혁 2(11-3, 11-3)0 구주찬
5매치 : 김수환 2(11-5, 11-9)0 황진하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안재형 프로리그 위원장이 천민혁에게 KTTL컵을 전달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안재형 프로리그 위원장이 천민혁에게 KTTL컵을 전달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산청군청이 프로리그 내셔널리그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산청군청이 프로리그 내셔널리그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산청 이광선 감독이 제천 양희석 감독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산청 이광선 감독이 제천 양희석 감독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정규시즌 1위 제천시청은 아쉬운 준우승으로 원년 프로리그를 마쳤다. 다음 시즌을 기약한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정규시즌 1위 제천시청은 아쉬운 준우승으로 원년 프로리그를 마쳤다. 다음 시즌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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