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두나무 한국프로탁구 여자 코리아리그 챔피언결정전
포스코에너지 여자탁구단이 2022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 여자 코리아리그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28일 전용경기장 스튜디오T(광교씨름체육관)에서 치러진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삼성생명을 매치스코어 3대 1로 꺾었다. 프로탁구 포스트시즌은 상위 팀이 1승을 안고 시작하는 2선승제다. 치열했던 살얼음판 승부를 승리로 끝내고 2승째를 채운 정규 시즌 1위 포스코에너지가 최종 우승을 확정했다. 프로탁구 원년 코리아리그를 통합우승으로 장식했다.
양 팀의 승부는 말 그대로 예측불허였다. 정규 시즌에서는 42승점 12승 4패를 기록한 1위 포스코에너지가 41승점 11승 5패의 2위 삼성생명에 근소한 차로 앞섰지만, 두 팀 간 상대 전적은 2승 2패로 팽팽했다. 1, 2라운드에서 패한 뒤 후반부 3, 4라운드에서 승리한 삼성이 기세만 보면 오히려 우위에 있었다. 더구나 삼성은 이틀 전 대한항공과의 플레이오프에서 2대 3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사기가 충천한 상태였다.
온전한 전력으로 1, 2라운드를 이겼으나 전지희가 어깨 수술로 이탈한 3, 4라운드에서 패한 포스코에너지는 에이스의 여전한 부재가 아쉬웠고, 역시 부상을 입은 에이스 이시온이 빠진 채로 정규 리그 후반을 버텨온 삼성생명은 플레이오프에서의 기세를 챔피언결정전에서 그대로 이어가고자 했다. 흥미로운 것은 양 팀 모두 부상으로 빠진 에이스의 빈 자리를 팀의 막내들에게 맡겨왔다는 것. 포스코의 공격수 김나영과 삼성의 수비수 변서영은 프로리그 전체의 성패가 걸린 결승전에서도 에이스로 출전해 가장 무거운 짐을 짊어졌다.
그런데 정규 시즌 순위는 실전이 시작된 챔피언결정전에서 제대로 무게감을 드러냈다. 초반부터 포스코에너지가 승기를 장악하고 앞서갔다. 첫 매치에서 포스코의 막내 에이스 김나영이 삼성의 최효주를 꺾고 기선을 제압했다. 2005년생으로 만 17세에 불과한 김나영은 양쪽 코스를 번갈아 공략하며 최효주의 빠른 톱-스핀을 원천봉쇄했다. 나이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두 게임을 연달아 가져갔다. 2게임은 강한 백핸드 푸시를 앞세워 일방적으로 승리했다. 반면 삼성의 최효주는 김나영에게 약한 면모를 다시 극복하지 못했다.
두 번째 매치도 포스코의 승리였다. 포스코의 주장 양하은이 삼성 변서영에게 2대 1로 역전승했다. 상대의 강력한 수비벽에 막혀 첫 게임을 내주고도 서두르지 않은 양하은의 관록이 빛난 승부였다. 양하은은 끈질기고 차분한 공격태도를 끝까지 견지하며 이어진 두 게임을 내리 가져가 결국은 승리했다. 전지희가 들락날락한 프로리그에서 팀의 주장이자 맏언니 역을 겸하며 리그 내내 포스코에너지를 이끌었던 양하은은 중요한 순간 승부처에서 한 번 더 돋보였다. 포스코에너지의 2대 0 리드!
하지만 포스코의 일방 리드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의 누구도 그때까지는 긴장을 풀 수 없었다. 삼성과의 리그 최종전에서도 포스코가 두 매치를 먼저 앞서가다가 복식에서부터 역전을 허용해 패했었기 때문. 실제로 삼성 최효주-김지호 조가 포스코 양하은-유한나 조와 벌인 프로리그 다섯 번째 맞대결에서 풀-게임접전 끝에 2대 1 승리를 거두자 경기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으로 변했다. 게다가 두 팀의 맞대결은 늘 복식을 이기는 팀이 승리하는 패턴을 유지하고 있었다.
결국 양 팀 막내들이 4매치에서 운명을 짊어졌다. 가장 중요한 승부, 가장 중요한 순간 다시 만난 김나영과 변서영은 치열한 풀-게임접전을 벌였다. 변서영이 적극적인 공격을 가미한 수비탁구로 첫 게임을 먼저 따냈다. 관중들은 정규시즌 최종전의 역전극을 떠올렸다. 그러나 김나영은 두 번 실수하지 않았다. 길고 짧은 공격 변화로 변서영의 박자를 흔들며 2게임을 가져가 균형을 맞췄다. 오히려 마지막 게임은 흐름을 찾은 김나영의 일방적인 승리가 됐다. 김나영의 루프성 드라이브가 변서영의 코트를 지나가며 11점이 쌓였다. 포스코에너지가 우승했다.
경기 직후 김나영은 “(변)서영 언니가 워낙 잘 받아서 세게 치려다보니까 범실이 자주 나왔다. 2게임부터는 힘보다는 박자에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통했다. 솔직히 부담스러운 경기였는데, 언니들이 열심히 응원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출전하는 대회마다 정상에 오르며 최고의 상승세를 지켜온 김나영은 마지막 순간 마침표를 찍으며 ‘막내 온 탑’의 이미지를 프로리그에서도 각인했다. 포스코의 정규시즌 1위도 김나영의 1매치 승리로 결정됐었다.
올해 초 취임하자마자 첫 프로리그에서 통합 우승을 이끈 전혜경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수비 경기와 복식에서 많은 준비를 했다. 복식을 패하면서 잠시 흔들린 감이 있는데 결국은 준비대로 승리했다”고 챔프전 승인을 밝혔다. 전 감독은 또한 감격적인 통합우승에 대해서 “프로리그는 첫 대회였던 만큼 우승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최선을 다해서 뛰어준 선수들 덕분에 이뤄낼 수 있었다. 손영기 단장님을 비롯한 회사 데스크와 우리 팀을 위해 기도해준 여러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감독이 처음이라 부족한 점이 많을 텐데 믿고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면서 “이다솜 코치와 일곱 명 선수들 모두 가진 능력 다 발휘할 수 있도록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로써 2022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 여자 코리아리그는 정규 시즌 1위 포스코에너지가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삼성생명은 정규 시즌과 마찬가지로 2위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최종전은 비록 패했지만 삼성은 경기마다 끈질기고 강인한 이미지를 과시하며 프로탁구의 흥미를 극대화시킨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 상서고를 졸업하고 입단한 수비수 변서영은 한국형 수비탁구의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포스코와 삼성생명은 경기 직후 진행된 시상식에서 각각 5천만 원의 우승 상금과 2천5백만원의 준우승 상금을 받았다. 우승팀 포스코에너지는 ‘백년컵’으로 명명되어진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들어 올렸다. 다음은 여자 코리아리그 챔피언결정전 경기 결과.
◈ 여자 코리아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포스코에너지(2승) 3대 1 삼성생명(2패)
1매치 : 김나영 2(11-9, 11-3)0 최효주
2매치 : 양하은 2(5-11, 11-7, 11-8)1 변서영
3매치 : 양하은-유한나 1(9-11, 11-8, 4-11)2 최효주-김지호
4매치 : 김나영 2(7-11, 11-9, 11-4)1 변서영
관련기사
- [프로탁구] 삼성생명女, 대한항공에 극적인 역스윕! 챔프전 진출!
- [프로탁구] 상무, 남자코리아리그 챔프전行! 미래에셋과 풀-매치접전 승리
- [프로탁구] 산청군청, 男내셔널리그 챔프전 2차전 제천에 대역전승 챔피언 등극!
- [프로탁구] 男내셔널리그 챔프는 2차전에서! 산청, 정규1위 제천 완파!
- [프로탁구] 수원시청, 女내셔널리그 챔피언 등극! KTTL컵 첫 주인
- [프로탁구] '금빛나래' 펼친 금천구청, 女내셔널리그 챔프전 진출!
- [프로탁구] 산청군청, 男내셔널리그 챔프전 진출! 부천에 완승!
- [프로탁구] 포스코에너지 정규리그 1위! 최종전 이긴 삼성생명도 기분 좋은 2등!
- [프로탁구] 삼성생명, 남자 코리아리그 정규시즌 1위! ‘어우삼’은 챔피언결정전에서!
- [프로탁구] 삼성생명, 男코리아리그 통합우승! 상무와 풀-매치접전 승리!
- 장우진, 양하은, 윤주현, 문현정! 프로탁구 원년 MVP 영광!
- 300피트, 2022 한국프로탁구리그 최고의 순간 담은 NFT 발행
- [프로탁구] “누가 가장 빠른 속도의 공격을 구사했을까?”
- [프로탁구] “누가 가장 단순한 공격을 구사했을까?”
- 삼성생명 여자탁구단 새 사령탑 채윤석 전 남자팀 코치
- 2023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 개막, 상무 개막전 승리!
- “탁구프로리그의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을 소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