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회 금메달리스트 스웨덴 조 꺾어, “중국에도 자신 있게 도전할 것”
이상수(삼성생명·32)-조대성(삼성생명·21) 조도 이겼다. 4강에 동반 진출해 또 하나의 동메달을 확보했다. 이상수-조대성 조는 25일 밤(한국시간) 남아공 ICC 더반에서 계속된 2023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전 파이널스 남자복식 8강전에서 전 대회 금메달리스트 크리스티안 칼슨-마티아스 팔크 조(스웨덴)를 3대 1(11-8, 11-6, 8-11, 11-9)로 꺾었다.
한국 복식 스페셜리스트들의 위력 앞에 디펜딩 챔피언이 힘을 쓰지 못했다. 이상수의 날카로운 오른손 결정구와 조대성의 안정적인 왼손 반격이 어우러지며 게임 전반을 지배했다. 3게임을 아깝게 내준 뒤 4게임에서는 1-5까지 밀렸으나 상대 빈틈을 파고드는 플릭, 강렬한 회전의 루프 톱스핀이 연달아 꽂히며 끝내 역전에 성공했다. 스웨덴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발휘했으나 경기는 그대로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빠른 오른손 공격이 장기인 이상수는 본래 복식에서 남다른 위력을 발휘해온 베테랑이다. 2015년 쑤저우에서 서현덕(현 보람할렐루야 감독대행), 2017년 뒤셀도르프에서는 정영식(현 미래에셋증권 코치)과 더불어 이미 두 번의 세계대회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2013년에는 지금은 아내가 된 박영숙과 혼합복식 은메달을 땄었다. 소속팀 왼손 후배 조대성과 짝을 이뤄 다시 한 번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설 수 있게 됐다. 남자탁구의 ‘미래’로 불리며 이번 대회는 복식만 출전한 조대성도 두 번째 개인전 세계대회 만에 빠르게 메달을 목에 걸 수 있게 됐다.
이상수-조대성 조의 승리는 2021년 휴스턴 대회에서 한국에 연패를 안겼던 선수들을 상대로 한 설욕이었다는 의미도 있다. 당시 16강전에서 패배를 경험했던 조대성은 직접 싸워 갚았고, 결승에서 패했던 장우진-임종훈 조의 아쉬움도 얼마간 털어냈다. 또한 금메달 조를 꺾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남은 경기에서 더 의욕적으로 싸울 수 있는 토대도 마련했다.
이상수-조대성 조의 다음 상대는 중국의 판젠동-왕추친 조다. 이들은 싱가포르 그랜드 스매시를 2연패하는 등 휴스턴 이후 각종 대회를 석권해온, 의심할 수 없는 최강 조합이다. 하지만 이상수-조대성 조도 디펜딩 챔피언을 꺾은 기세를 몰아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변수가 많은 복식은 당일 파트너간의 컨디션이 많은 것을 좌우하는 종목이다. 판젠동-왕추친 조도 2021년 대회 때 8강전에서 우승 조에 패했었다. 경기는 해봐야 안다. 이상수-조대성 조가 맞은편 대진에서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는 장우진-임종훈 조와 이번 대회 중에 꼭 맞대결을 벌일 수 있게 되기를 많은 팬들이 바라고 있다.
한편 이상수-조대성의 남자복식 8강전에 앞서 여자단식 16강전에 출전한 신유빈(대한항공·18, 세계26위)은 세계 최강자 쑨잉샤(중국, 세계1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열심히 싸웠으나 게임을 따내지 못하고 0대 4(6-11, 8-11, 8-11, 5-11)로 완패했다. 16강에서 멈췄지만 이번 대회에서 신유빈은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단식과 복식, 혼합복식에 모두 출전해 혼합복식 8강(임종훈), 개인단식 16강에 올랐다. 단식 32강전에서는 중국계 노장 위안지아난(프랑스)과 대접전을 펼쳐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전지희(미래에셋증권)와 함께 뛰고 있는 복식은 4강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한 상태다. 아직 만 18세 어린 선수인 신유빈이 이번 대회에서 얻은 것은 메달 이전에 값진 경험이다. 복식 경기에서 쌓아야 할 경험도 아직 남아있고, 다음 세계대회에서는 더 높이 오를 것이다.
대회 6일차를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탁구는 현재까지 남녀복식에서만 세 개의 동메달을 확보한 상황이다. 남자단식 장우진과 임종훈, 여자단식 서효원은 아직 16강전을 치르지 않았다. 남은 단식경기들은 한국시간으로 26일 새벽에 차례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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