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반 2023 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전 파이널스 여자 개인복식

전지희(미래에셋증권·30)-신유빈(대한항공·18) 조가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동메달을 확보했다.

전지희-신유빈 조는 25일 저녁(한국 시간) 남아공 ICC 더반에서 열린 2023 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전 파이널스 여자복식 8강전에서 유럽의 강자들이 뭉친 베르나데트 쇠츠(루마니아)-소피아 폴카노바(오스트리아) 조를 30(11-9, 15-13, 11-4)으로 완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 (더반=안성호 기자) 전지희-신유빈 조가 여자복식 4강에 올랐다. 일단 동메달 확보다.
▲ (더반=안성호 기자) 전지희-신유빈 조가 여자복식 4강에 올랐다. 일단 동메달 확보다.

상대는 지난해 유럽탁구선수권대회 금메달을 획득한 강호와의 대결이었지만 전지희와 신유빈의 집중력이 내내 경기를 지배했났다. 게임마다 접전이 전개됐지만 안정적인 리시브와 적재적소에 꽂히는 날카로운 공격력을 앞세워 전지희-신유빈 조가 세 게임을 모두 가져왔다. 특히 크게 뒤지던 경기를 추격해 듀스접전 끝에 잡아낸 2게임이 백미였다. 승부가 기울어진 3게임은 일방 승부로 전개됐다. 전지희의 카운터 어택이 상대 코트를 꿰뚫으며 승리가 확정된 순간 두 선수는 양손을 번쩍 치켜들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 (더반=안성호 기자)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서로를 믿고 경기했다!”
▲ (더반=안성호 기자)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서로를 믿고 경기했다!”

이로써 전지희-신유빈 조는 4강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했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스는 동메달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는다. 한국 여자탁구가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로테르담 대회에서 김경아-박미영 수비 복식조가 획득한 동메달이 마지막이었다. 강산이 변한 세월을 견뎌내고 마침내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
 

▲ (더반=안성호 기자) 오광헌 감독도 벤치에서 함께 뛰었다.
▲ (더반=안성호 기자) 오광헌 감독도 벤치에서 함께 뛰었다.

전지희-신유빈 조는 2021년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복식 금메달 조다. 같은 해 3월 먼저 열렸던 스타 컨텐더 도하(1)에서도 우승했었다. 역시 2021년에 열렸던 휴스턴 세계대회에서 신유빈이 부상을 당하면서 다시 호흡 맞출 기회가 적었으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신유빈이 회복하면서 각별한 기대를 모아왔다. 결국은 값진 메달로 기대에 부응했다.
 

▲ (더반=안성호 기자) 승리가 확정된 순간 서로를 끌어안으며 환호했다.
▲ (더반=안성호 기자) 승리가 확정된 순간 서로를 끌어안으며 환호했다.

4강에 오른 전지희-신유빈 조의 다음 상대는 중국의 쑨잉샤-왕만위 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선수들은 대만 조와 8강전을 앞두고 있으나 큰 이변이 없는 한 4강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쑨잉샤-왕만위 조는 2019년 부다페스트, 2021년 휴스턴 대회를 연속 우승한 여자탁구 현역 세계 최강 복식조다. 이번 대회에서 3연패를 노리는 강자다.
 

▲ (더반=안성호 기자) 우리가 이겼어요! 전지희-신유빈 조가 4강에 진출했다.
▲ (더반=안성호 기자) 우리가 이겼어요! 전지희-신유빈 조가 4강에 진출했다.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되지만 지레 포기할 일은 아니다. 전지희-신유빈 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일단 동메달을 확보해서 다행이고 기쁘다. 서로를 믿고 고비를 이겨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그리고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우리 목표는 더 한 경기, 한 경기 더 이기는 거다. 강한 상대를 만나게 되겠지만 남은 경기 더 좋은 내용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복식 4강전 이전인 단식 16강전에서 쑨잉샤와 먼저 탐색전을 겸한 승부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단식 16강전은 이 날 밤 920분경에 열린다. 신유빈은 단식도 복식도 후회없는 경기를 다짐했다.
 

▲ (더반=안성호 기자) 4강전에서는 더 강한 상대가 기다린다. 밝은 표정으로 각오를 밝히는 복식조.
▲ (더반=안성호 기자) 4강전에서는 더 강한 상대가 기다린다. 밝은 표정으로 각오를 밝히는 복식조.

84년 만에 아프리카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6일차 경기에서 마침내 반가운 메달 소식이 한국탁구에 전해졌다. 차기 세계대회 개최국으로서 절실했던 가시적 성과를 여자탁구 에이스들이 먼저 실현해냈다. 이왕이면 좀 더 밝은 색 메달이면 좋겠지만, 오랜 부진에 빠져있던 여자탁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밝혀준 것만으로도 당장 큰 박수를 받을 만한 활약이었던 것만은 틀림없다.
 

▲ (더반=안성호 기자) 여자탁구 복식 메달은 12년만의 일이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에게도 특별한 선물이 됐다.
▲ (더반=안성호 기자) 여자탁구 복식 메달은 12년만의 일이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에게도 특별한 선물이 됐다.

여자복식에서의 승전보는 이제 남자 선수들이 이어받는다. 잠시 뒤인 저녁 8시 경에는 남자 개인복식 8강전에 장우진(미래에셋증권·27)-임종훈(한국거래소·26) 조가 출전한다. 헝가리의 난도르 에체키-아담 스주디 조와 메달을 놓고 대결한다. 26일 새벽에는 또 하나의 메달 기대조 이상수(삼성생명·32)-조대성(삼성생명·21) 조가 역시 8강전에 출전한다. 상대는 2021년 휴스턴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크리스티안 칼슨-마티아스 팔크 조(스웨덴). 승리의 기운이 한국탁구를 감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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