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 2022년 3월 전지희 이후 1년 만에 진입, 남자부 장우진도 8위 랭크

한국 여자탁구 희망신유빈(대한항공·19)이 마침내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TOP10’으로 올라섰다. 신유빈은 ITTF73일 발표한 202327주차(7월 첫 주) 랭킹에서 총점 1680점으로 10위 한잉(독일)의 총점 1640점보다 40점을 앞서면서 9위에 랭크됐다. 6월 초(24주차 기준) 20위에서 3주 만에 11계단을 뛰어오른 급상승세다.

신유빈의 순위가 가파르게 오른 것은 지난 3주 동안 치러진 컨텐더 시리즈 성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신유빈은 6월 셋째 주부터 연이어진 WTT 컨텐더 개인단식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둬들였다. 612일부터 18일까지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라고스 대회를 우승으로 출발했고, 20일부터 25일까지 튀니지에서 열린 튀니스 대회에서는 두 대회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하면서 준우승했다. 라고스에서 400, 튀니스에서 280점의 랭킹 포인트를 수확했다.
 

▲ 신유빈이 세계랭킹 9위에 올랐다. 4년만의 한국 여자탁구 TOP10 진입이다. 월간탁구DB.
▲ 신유빈이 세계랭킹 9위에 올랐다. 4년만의 한국 여자탁구 TOP10 진입이다. 월간탁구DB.

신유빈은 626일부터 72일까지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자그레브 대회에서는 8강에 오르면서 70점을 더했다. 국제탁구연맹은 각 선수별로 1년간의 출전 대회 중 높은 포인트 획득 순으로 8개 대회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세계랭킹을 산정한다. 신유빈이 지난 3주간 더한 포인트만 해도 750점에 이른다. 대신 기존 합산 대회들 중에서 2022 피더 프리몬트(55), 2022 컨텐더 튀니스(35), 2023 스타컨텐더 방콕(55) 대회 점수 145점이 제외되면서 총점 1680이 됐다.

결과적으로 이번 랭킹 발표 이전 신유빈보다 위쪽에 있던 한잉과 장루이(중국)의 포인트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직전 11위에서 두 계단 뛰어오른 9위에 신유빈이 랭크된 것이다. 한잉이 종전 9위에서 한 계단 내려섰고, 종전 10위였던 장루이가 11위로 TOP10 밖으로 밀려났다. 한국 여자탁구가 세계랭킹 TOP10 안에 있었던 것은 2022년 3월 전지희(미래에셋증권)10위가 마지막이었다. 신유빈의 TOP10 진입은 약 1년 3개월 만의 경사인 셈이다. 신유빈 개인적으로 생애 최고 랭킹을 경신한 것은 물론이다.
 

▲ 여자탁구 세계랭킹 1위는 여전히 순잉샤(중국)다. 월간탁구DB.
▲ 여자탁구 세계랭킹 1위는 여전히 순잉샤(중국)다. 월간탁구DB.

ITTF는 모든 국제대회에서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시드를 배정한다. 순위가 높을수록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주어진다. 랭킹이 높아질수록 주요 대회 유리한 위치에서 싸울 수 있게 되는 것도 물론이다. 국제무대에서 제대로 존재감을 세워가기 시작한 신유빈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신유빈은 지금도 도전 중이다. 3일 슬로베니아에서 개막한 ‘WTT 스타 컨텐더 류블랴나 2023’ 개인단식 본선 첫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랭킹 여자부 상위권은 변함없이 중국 선수들이 독점하고 있다. 순잉샤, 왕이디, 첸멍, 왕만위, 첸싱통, 치엔티엔이 등 1위부터 6위까지 중국의 강자들 일색이다. 이어 일본의 이토 미마, 하야타 히나가 7, 8위에 있으며, 바로 다음이 신유빈이다.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신유빈의 9위에 이어 주천희(삼성생명)24, 전지희(미래에셋증권)34위에 위치해 있다. 주천희와 전지희도 현재 류블랴나에 있다.
 

▲ 남자부 세계랭킹 1위 자리의 주인이 바뀌었다. 판젠동을 밀어낸 왕추친(사진)이다. 월간탁구DB.
▲ 남자부 세계랭킹 1위 자리의 주인이 바뀌었다. 판젠동을 밀어낸 왕추친(사진)이다. 월간탁구DB.

한편 남자부 랭킹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무려 5년을 넘게 최고 자리를 지키던 판젠동이 후배 왕추친에게 밀려 2위로 내려간 것이다. 왕추친은 총점 6465점으로 판젠동의 6255점에 200점 앞서 1위에 올랐다. 판젠동은 20184월부터 흔들림 없이 지켜오던 NO.1의 자리를 후배에게 넘겨줬다. 한국 남자탁구 에이스 장우진(미래에셋증권)도 직전 13위에서 5계단이나 상승한 8위에 랭크됐다. 장우진의 ‘TOP10’20197월 자신이 랭크됐던 10위 이후 4년 만의 재진입이다. 순위도 커리어 베스트.

하지만 변화 폭이 컸던 남자부 랭킹은 당장의 대회 성적보다 이전 상위 랭커들의 기준 포인트 유효기간 변동에 따른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ITTF 세계랭킹 산정방식은 개최 시기와 간격을 따라 상위권 순위는 자주 변할 수 있다. 판젠동으로서는 작년 싱가포르 스매시 우승 포인트 2,000점의 유효 기간이 끝난 것이 갑작스런 랭킹 하락의 원인이 됐다. 직전 컨텐더 자그레브 대회 결승에서 린가오위엔(6)에게 패해 1위 유지에 실패한 판젠동은 한 단계 상위 레벨인 스타 컨텐더 류블랴나 대회에서 만회를 노리고 있다. 랭킹 1위로 올라선 왕추친 역시 출전하면서 최고 랭커들의 순위 싸움이 볼만해졌다.
 

▲ 장우진도 4년 만에 랭킹 10위 안쪽으로 복귀했다. 월간탁구DB.
▲ 장우진도 4년 만에 랭킹 10위 안쪽으로 복귀했다. 월간탁구DB.

장우진의 상승 역시 상위권에 속했던 기존 선수들의 포인트 유효기간 종료의 영향이 컸다. 만회를 노리는 기존 랭커들이 이번 스타 컨텐더를 벼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음 주 랭킹 발표에서 다시 변동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장우진은 이번 ‘WTT 스타 컨텐더 류블랴나 2023’에 출전하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은 임종훈(한국거래소)15, 이상수(삼성생명)26위로 장우진의 뒤를 잇고 있는데, 한국 기준 상위랭커 3명 중에서는 이상수만 이번 대회 개인단식에 도전하고 있다.

남자부 TOP10은 왕추친과 판젠동의 1, 2위에 이어서 마롱이 3위를 유지했으며, 일본의 하리모토 토모카즈가 4위에서 추격 중이다. 브라질 에이스 휴고 칼데라노와 다시 중국의 린가오위엔, 리앙징쿤이 장우진보다 앞선 5, 6, 7위이며, 장우진의 뒤로 슬로베니아 선수 다르코 요르지치, 대만의 린윤주가 TOP10 안에 자리했다이번 스타 컨텐더에는 TOP10 중 장우진과 린가오위엔, 리앙징쿤 세 명을 뺀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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