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도지사, 유승민 회장 함께 실사 “홍천을 亞최고 탁구메카로!"

한국탁구의 새 시대가 정말로 눈에 보인다. 설마 설마하던 탁구인들도 팬들도 이젠 확신을 갖고 대한탁구협회(회장 유승민)의 행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대한탁구협회는 지난달 28일 강원도(도지사 최문순), 홍천군과 함께 탁구전용체육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전용체육관 건설에 본격 착수한다는 내용이었다. 체육관 완공 후에는 대한탁구협회 사무처도 함께 이전한다는 파격적인 계획까지 포함됐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왼쪽부터 대한탁구협회 임용수 부회장, 김택수 전무, 최문순 강원도지사,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현정화 전용체육관건립추진위원장.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왼쪽부터 대한탁구협회 임용수 부회장, 김택수 전무, 최문순 강원도지사,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현정화 전용체육관건립추진위원장.

하지만 발표 직후까지만 해도 탁구인들은 흔한 말로 긴가민가했다. 대한탁구협회는 과거 경기도 기흥에서 국가대표 훈련원을 운영했다. 유남규(삼성생명 감독), 현정화(한국마사회 총감독), 김택수(미래에셋증권 총감독, 대한탁구협회 전무) 80년대 후반에서 2천 년대 초반까지 한국탁구 전성기를 이끈 스타들이 기흥에서 기량을 키운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일이다. 하지만 기흥훈련원은 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이 1994년 대한탁구협회장직을 물러나면서 운영이 중단됐고, 한국탁구는 유승민(현 탁구협회장)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금맥이 끊겼다.

화려했던 과거의 전성기를 그리워하던 탁구인들은 끊임없이 전용체육관을 염원했다. 실제로 체육관을 다시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도 수차례 있었다. 천영석 회장 시절에도 강원도 지역에 체육관 건설을 위한 실무에 착수했다 중단된 적이 있었고, 최근인 조양호 회장 시절에는 충북 단양의 문화체육센터를 전용체육관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적도 있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 사정에 막혀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기대도 계속됐고, 실망도 계속됐다. 그러는 사이 한국탁구의 국제 경쟁력도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최근 홍천군과의 협약이 전해진 이후에도 탁구계의 반응이 즉각적이지 못했던 이유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유승민 회장이 현장을 찾은 최문순 도지사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유승민 회장이 현장을 찾은 최문순 도지사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만은 다르다. 막연한 구상과 약속은 처음부터 넘어섰다. 전용체육관은 건축연면적 9000에 지하1, 지상3층으로 국제대회 개최용 주경기장(탁구대 20), 보조경기장, 관중석(1000석 이상), 체력단련장, 교육장, 사무실, 선수단 숙소, 식당 등 부대시설까지 포함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기반으로 한다. 단순히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하고 대회를 치르는 정도의 기능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대한탁구협회 사무처도 홍천으로 이전해 행정을 포함한 탁구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탁구인들은 기흥훈련원을 떠올리지만 축구의 파주트레이닝센터(NFC)에 가깝다는 의견이 각계에서 나오고 있는 이유다.

강원도와 홍천군 등 지자체들의 협력도 적극적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홍천군 관계자들이 전폭적인 지원과 협조를 다짐하고 있고, 대한탁구협회는 이미 홍천군과 함께 전용체육관 건립을 위한 T/F팀을 구성해 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홍천군은 내년 시즌 프로탁구 코리아리그 참가를 목표로 프로팀 창단을 추진 중에 있기도 하다. ··고 탁구팀을 육성해 탁구메카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전용체육관 건립예정 부지를 함께 돌아보며 미래를 설계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전용체육관 건립예정 부지를 함께 돌아보며 미래를 설계했다.

19일에는 올해 청두세계탁구선수권대회 및 항저우아시안게임 파견 대표선발전이 열리고 있는 홍천종합체육관에서 더욱 확신을 더해주는 행사가 열렸다. 최문순 도지사와 협약 당사자인 허필홍 전 홍천군수가 체육관 건립 확정을 기념하는 올림픽 탁구스타 팬 사인회 현장을 방문해 탁구인들을 격려했다. MOU를 성사시킨 대한탁구협회 유승민 회장, 임용수 부회장, 김택수 전무, 현정화 전용체육관건립추진위원장(한국마사회 총감독),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 등 대한민국 탁구 레전드들이 총출동해 또 한 번의 의지를 다졌고, 사인회에는 홍천군민들과 학생선수, 탁구 팬들이 긴 줄을 늘어서 탁구에 대한 지역의 뜨거운 관심을 짐작케 했다.

최문순 도지사는 유승민 회장, 허필홍 전 군수와 함께 체육관 건립 예정 부지를 실사한 뒤 국제대회용 경기장은 물론 행정동과 훈련센터를 종합적으로 짓게 된다. 대한민국 탁구메카뿐 아니라 세계 탁구 흐름을 주도하는 센터가 될 것이라며 자부심을 전했다. “우리가 만나보기 힘든 레전드 탁구스타들이 오늘 이 자리에 다 오셨다. 앞으로 전용체육관이 생기면 늘 이곳에 이 분들이 계실 것이다. 탁구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언제든 찾을 수 있도록 탁구 경기뿐 아니라 대한민국 탁구의 역사도 함께 느낄 수 있게 설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이 날은 전용체육관 건립 확정 기념 사인회도 열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이 날은 전용체육관 건립 확정 기념 사인회도 열었다.

부지 실사에 함께 참가한 유승민 회장은 "2024년은 대한민국 탁구 100주년이자 부산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해다. 2024년엔 파리올림픽도 열린다. 좋은 타이밍에 건립될 탁구전용경기장은 한국탁구와 후배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김택수 전무이사는 진천선수촌이 있지만, 통제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출입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국가대표 훈련 파트너가 돼줄 선수들도 중요한데 전용 경기장이 생기면 훈련 효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비치기도 했다.

현정화 위원장 역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경기도 기흥 국가대표 훈련원이 한국 탁구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 기억이 난다면서 전용경기장 건립을 반겼다. 현 위원장은 무엇보다 탁구 후배들을 위해 선배로서 뭔가 해주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선수들이 집처럼 편안한 공간에서 안심하고 대회를 치르고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고, 유소년, 꿈나무를 키워내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의지를 다졌다. 앞에 있는 선수들은 데플림픽 탁구 대표팀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의지를 다졌다. 앞에 있는 선수들은 데플림픽 탁구 대표팀이다.

대한탁구협회와 홍천군은 이 날 부지 실사와 더불어 홍천군체육회 회의실에서 탁구전용체육관 건립 로드맵도 발표했다. 발표를 주도한 김완수 홍천군 기획감사담당관은 1, 9개인 홍천군은 전국에서 가장 큰 면적을 갖고 있는데 최근 지역주민, 어르신들이 탁구체육관을 지어달라는 여론이 많다. 문화체육과에 탁구전용체육관 건립에 대한 문의도 많고 기대와 격려 응원도 많았다며 지역민들의 관심을 소개했다. “독일, 포르투갈, 중국 등의 훌륭한 탁구전용경기장을 벤치마킹해 20246월 완공을 목표로 아시아 최고의 전용체육관을 짓겠다는 각오도 함께 전했다.

2024년은 기흥 훈련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1994년으로부터 꼭 30년이 되는 해다. 또 한국에 탁구가 도입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탁구협회는 19241월 경성일일신문사에서 개최한 핑퐁경기대회를 한국 탁구의 시작으로 본다. 파리 올림픽해인 2024년에는 부산에서 세계탁구선수권대회도 열린다. 가장 극적인 순간 한국탁구가 새 시대의 첫 발을 디딘다. 홍천탁구전용체육관이 성큼 탁구인들의 가슴 앞으로 다가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