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서 아시아 유스 챔피언십 패배 설욕 극적 승리, 유스 컨텐더 대단원

두호고 에이스 김가온이 한국 남자 주니어탁구의 자존심을 살렸다.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고 2023 WTT 유스 컨텐더 청양 국제탁구대회 U19 남자단식 우승자가 됐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김가온이 U19 남자단식을 우승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김가온이 U19 남자단식을 우승했다.

충남 청양군민체육관에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김가온은 좋은 활약을 펼쳤다. 전날 그룹 예선을 전승으로 통과한 뒤 32강 토너먼트에서 문선웅(대전동산중), 임유노(삼성생명) 등 국내 선수들을 먼저 넘었다. 8강전부터는 대만에서 온 유망주들과 맞서며 고군분투했다. 8강전에서 첸위텡을 이긴 뒤 치른 4강전에서는 특히 U19 단식에서도 한국 선수들을 괴롭힌 U17 단식 우승자 쿼관홍에게 30(12-10, 11-2, 11-6)의 완승을 거두며 의 무게감을 보여줬다.

마지막 경기였던 결승전은 극적인 승부였다. 먼저 두 게임을 잡고 쉽게 우승하는 듯했던 김가온은 듀스접전이 벌어진 3게임을 아깝게 내주며 일순간 흐름을 뺏겼다. 연달아 두 게임을 내주고 마지막 게임까지 몰렸다. 하지만 승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김가온은 흔들리지 않았다. 최종전 중에서도 최종이 된 5게임에 들어서면서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모든 경기가 끝나는 순간 상대의 스코어는 6에서 멈춰 있었고, 김가온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김가온이 32(14-12, 11-9, 12-14, 9-11, 11-6)로 승리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결승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결승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결승전 상대는 지난 달 치러진 아시아 유스챔피언십 남자단식 16강전에서 김가온이 24로 패했던 선수다. 김가온은 사실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초반에 집중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거 하고 나오자는 생각만 하고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게임이 잘 풀렸다. 잘 풀리다보니 중반에는 오히려 욕심이 생겨 실수가 많았다. 결국 마지막 게임까지 갔는데, 다시 멘탈을 잡아 이길 수 있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한국에서의 첫 WTT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다. 패했던 상대를 잡아 이겼다는 게 더 의미 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결승 상대는 아시아 유스 챔피언십에서 패했던 선수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결승 상대는 아시아 유스 챔피언십에서 패했던 선수다.

오른손 셰이크핸드 공격 전형 김가온은 현 남자고등부 최강팀 두호고등학교 주전이다. 아직 2학년이지만 지난 4월 전국종별선수권 남고부 단식을 우승하고, 팀의 단체전 연승을 이끄는 등 에이스로 맹활약하고 있다. 주니어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지난달 아시아 유스챔피언십에서 한국의 단체 은메달에도 기여했다. 차세대 에이스감 중 한 명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기대주다. WTT의 유스 컨텐더는 지난해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교차해 치른 대회 경험이 유일했는데, 당시 프랑스대회 U17 단식 준우승이 유일한 입상 실적이었다.

김가온은 이번 대회 U17 단식에서는 16강전에서 대만의 양하오젠에게 패하고 일찍 탈락했다. 마지막 경기의 승리는 그래서 더 가치 있었다. “17세 단식에서는 이길 수 있는 상대에게 감정 컨트롤을 하지 못해 졌다. 19세 단식에는 그래서 더 집중하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실업 형들도 많았는데, 2회전에서 삼성생명 임유노 형을 이기면서 자신감이 더 생긴 것 같다. 이기기 힘든 형들이 일찍 떨어진 것도 어찌 보면 운이 좋았던 셈이다. 이번 우승을 선수생활의 좋은 경험으로 삼겠다. 국가대표의 목표, 올림픽 메달의 꿈을 향해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U19 남자단식 시상식. 박일순 한국중고등학교탁구연맹 회장이 직접 시상했다. 대회도 모든 막을 내렸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U19 남자단식 시상식. 박일순 한국중고등학교탁구연맹 회장이 직접 시상했다. 대회도 모든 막을 내렸다.

김가온의 우승과 함께 2023 WTT 유스 컨텐더 청양 국제탁구대회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탁구는 대회 초·중반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우려를 낳았다. 여자부는 모든 연령대에서 우승에 실패했고, 남자단식 역시 첫날 U13 단식과 U17 단식에서 일본과 대만에 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마지막 날 U11, U15, U19 단식을 모두 우승하면서 극적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가장 높은 비중의 U19 남자단식을 우승한 김가온이 따지고 보면 청양 대회 성공의 수훈갑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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