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희(26·포스코에너지)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탁구경기 여자 개인단식 동메달을 확보했다.

31일 오후 5시,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엑스포에서 시작된 여자단식 8강전에서 전지희는 일본의 가토 미유에게 4대 3(5-11, 10-12, 11-6, 7-11, 12-10, 11-8, 11-8)의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거뒀다.
 

초반 걸음은 무거웠다. 두 게임을 연속으로 내주면서 일본 탁구에 유독 약했던 징크스를 반복하는 듯했다. 하지만 전지희는 예전의 전지희가 아니었다. 향상된 공격력을 앞세워 끊임없이 상대를 괴롭혔고, 끝내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3게임을 따낸 뒤 4게임을 다시 내주고 1대 3까지 밀렸지만, 전지희는 포기하지 않았다.
 

피 말리는 듀스 접전 끝에 가져온 5게임이 결과적으로 승부처가 됐다. 세 번의 ‘어게인’ 끝에 결국 게임을 따낸 전지희는 기세를 살려 이어진 6게임마저 가져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리의 기운이 뒤지던 경기를 따라잡은 전지희에게 향하는 순간이었다. 가토 미유의 공격길을 적절하게 틀어막으며 자신의 공격을 개척해가던 전지희는 그렇게 최종 게임까지 잡아냈다. 그야말로 극적인 승리였다.
 

벤치에서 경기를 함께 한 안재형 감독은 “전지희가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집중력이 어느 때보다 돋보인 경기였다. 결국 그게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승인을 밝혔다 큰 기대를 모았던 혼합복식 조기 탈락으로 실망했던 전지희는 개인단식에서 그 이상의 값진 성과를 일궈냈다. 단식 4강 진출로 동메달을 확보했다.
 

이제 전지희는 탁구경기 마지막 날 더 큰 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4강전 상대는 강력한 우승후보 중국의 첸멍(세계랭킹 3위)이다. 아직 국제무대에서 전지희는 첸멍을 이겨본 적이 없다. 2전 2패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다. 전지희는 달라졌고, 도전은 새로운 경기다. 전지희도 “부담은 상대가 더 많다. 배우겠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전지희와 첸멍의 4강전은 9월 1일 오후 1시(한국 시간)에 예정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