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탁구, 4강서 ‘복병’ 인도에 쾌승, 9회 연속 결승 진출

대한민국 남자탁구 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탁구 단체전 은메달을 확보했다. 28일 오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엑스포에서 치러진 인도와의 4강전을 3대 0 쾌승으로 장식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인도는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에 뒤져 있었지만 무시할 수만은 없는 복병이었다. 세계 톱-랭커들을 영입해 탁구 프로리그를 창설하는 등 최근 탁구에 엄청난 투자를 하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예선 D그룹 2위로 본선에 올랐지만 그룹 내 톱-시드 대만과 풀-매치접전을 전개했고, 8강전에서는 일본을 3대 1로 완파하면서 사기도 충천해 있었다.
 

▲ (자카르타=안성호 기자) 남자탁구대표팀이 단체전 결승에 진출했다. 첫 단식 기선제압에 성공한 이상수.

하지만 한국 대표선수들은 인도의 상승세를 빠르게 진화하면서 초반부터 흐름을 장악해 나갔다. 첫 단식에 나선 이상수(28·국군체육부대, 8위)가 그나나세크란 사티얀(세계39위)을 3대 1(9-11, 11-9, 11-3, 11-3)로 꺾어 기선을 제압했다. 8강전에서 부진했던 이상수가 존재감을 회복한 것도 수확이었다.

2단식 주자 정영식(26·미래에셋대우, 26위)은 아찬타 샤라드 카말(세계33위)과 손에 땀을 쥐는 풀-게임접전을 펼쳤다. 1, 2게임을 먼저 따내 손쉽게 승리하는 듯했던 정영식은 3, 4게임을 내리 내줘 위기를 맞았다. 대회를 앞두고 삭발투혼으로 각오를 다진 정영식은 그 의지 그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안정적인 연결력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깊숙한 대각을 노리며 질긴 승부를 펼쳤다. 결국 승자는 정영식이었다. 3대 2(11-9, 11-9, 6-11, 7-11, 11-8)의 진땀 승! 힘든 승부였지만 에이스 대결에서의 승리로 한국은 확실한 승기를 잡아챘다.
 

▲ (자카르타=안성호 기자) 삭발투혼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정영식. 2단식에서 진땀나는 에이스 대결을 승리로 이끌었다.

매치스코어가 2대 0까지 벌어지면서 승부는 사실상 끝났다. 인도는 전의를 상실했고, 전체 승부는 3단식에서 일찍 마무리됐다. 3단식은 한국의 ‘영건’ 장우진(23·미래에셋대우, 22위)이 인도의 안소니 아말리지(세계156위)를 맞아 선보인 ‘위력 시범’에 가까웠다. 3대 1(11-5, 11-7, 4-11, 11-7) 완승으로 경기를 끝냈다. 복병 인도를 상대한 준결승전은 결국 한 매치도 내주지 않은 대한민국의 완승으로 결판났다.

이로써 한국 남자대표팀은 단체전 결승에 진출하면서 중국을 상대로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먼저 치러진 준결승전에서 대만을 3대 1로 꺾고 결승에 선착한 중국은 이번 대회를 위해서 완벽한 스쿼드를 꾸리지 않았다. 실질적인 세계최강자 마롱과 왼손 이면타법 최고수 쉬신 등이 나오지 않았다. 물론 세계최강 중국은 어떻게 멤버를 구성해도 이기기 힘든 팀이다. 현역 세계랭킹 1위 판젠동을 중심으로 린가오위엔, 왕추친 등등 젊은 유망주들 중심으로 구성된 이번 대회 대표팀도 그건 마찬가지다.
 

▲ (자카르타=안성호 기자) 미래는 내게 맡겨라! 한국 최고 ‘영건’ 장우진이 또 한 번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도 현재 눈부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상수와 정영식, 장우진 등등 주전멤버들은 중국탁구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수들이다. 저마다 중국의 최강자들을 상대로 승리했던 기분 좋은 경험을 갖고 있다. 오랜 대표생활로 인해 주전들 간의 국제무대 경험은 오히려 앞선다. 종합대회에서의 긴장감이 승부를 갈라놓을 수도 있다. 이번 결승전을 두고 많은 전문가들이 간만에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조심스럽게 속내를 내비치고 있는 이유다.
 

▲ (자카르타=안성호 기자) 이제 마지막 도전만이 남았다. 중국과의 결승전이다. 열정의 한국 벤치!

한국남자탁구는 아시안게임에서 1986년 서울대회와 1990년 베이징대회 단체전 금메달을 2연패했었다. 현 남자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택수 감독이 바로 90년 금메달 멤버다. 또한 98년 방콕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에서는 중국 최고 스타 류궈량을 꺾고 개인단식 금메달을 따기도 했었다. 김 감독 역시 중국탁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목표는 언제나 우승!”이라는 김 감독의 호언에는 이유가 있고, 근거가 있다.

한국남자탁구는 또한 1994년 대회부터 직전인 2014년 대회까지 6회 연속 단체전 은메달을 기록했다. 결승 진출로만 따지면 이전의 금메달 2연패 포함 무려 8회 연속이었다. 그리고 매번 은메달로 만족시킨 결승 상대는 전부 중국이었다. 연속 9회 결승진출을 이뤄낸 이번 대회에서 메달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왔다. 결승전 상대는 또 한 번 의심할 수 없는 세계 최강 중국이지만 승부는 해봐야 한다. 대한민국과 중국의 남자탁구 단체 결승전은 우리 시간으로 28일 밤 아홉 시에 시작된다.
 

 

한편 남자 4강전과 같은 시간에 진행된 또 하나의 여자단체 4강전에서는 북한이 홍콩을 3대 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이번 대회 탁구경기 단체 결승전은 '남남북녀'가 중국을 상대로 우승에 도전하는 형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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