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희, 서효원 “해볼 만” 정영식, 이상수 초반에 중국 최강자들 만나

리우올림픽탁구 개인단식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들이 힘든 대진을 받아들었다. 국제탁구연맹(ITTF)이 8월 3일 정오(현지 시간)에 실시한 대진추첨에서 쉽지 않은 적수들이 대전 상대로 결정됐다. 어차피 약한 상대가 없는 올림픽무대인 만큼 무난한 대진이라는 평가도 있다.
 

▲ 국제탁구연맹이 3일 정오(현지 시간) 리우올림픽 대진추첨식을 열고 대전 상대를 확정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ITTF).

한국 남녀 선수 중 가장 높은 8강 시드를 받았던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세계랭킹 11위)는 예선을 거쳐온 도전자를 32강 첫 경기에서 이길 경우 위멍위(싱가포르, 세계13위)와 16강전, 다음 경기인 8강전에서는 이시카와 카스미(일본, 세계6위)를 만날 것이 유력한 대진을 받았다. 이름값만으로는 모두 어려운 상대들이지만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위멍위와 올림픽 직전 지친 기색을 보였던 이시카와 카스미가 못 이길 상대들인 것만은 아니다. 아직까지 국제무대 상대 전적에선 밀리지만 자주 풀-게임접전을 펼쳤을 만큼 기술력에선 큰 차이가 없다. 더구나 4강 시드 이시카와 카스미에게는 최근 대결이었던 지난 6월 슬로베니아오픈에서 전지희가 승리했었다. 전지희는 “최선을 다해 싸우고 4강전에서 현역 세계 최강자 딩닝(중국)에게 당차게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 전지희와 서효원은 어렵지만 도전의 여지는 충분한 상대들을 만났다는 평가다. 월간탁구DB(ⓒ안성호).

전지희와 함께 여자단식에 출전하는 대표팀 맏언니 서효원(렛츠런파크, 세계18위)은 역시 예선을 통과한 도전자를 32강전에서 이길 경우, 16강전에서는 타이완 에이스 쳉아이칭(세계10위), 8강전에서는 리샤오샤(중국, 세계5위)를 만나게 됐다. 서효원이 꾸준히 강세를 유지해온 펑티안웨이(싱가포르, 세계4위)가 2번 시드 최고점에 있는 쪽 대진이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샤오샤가 하필 8강에서 기다린다. 최근 팔꿈치부상을 털어낸 서효원은 “일단은 모든 경기를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싸우겠다”는 각오다.

대진추첨식에 직접 참가한 여자대표팀 김형석 감독은 “아무래도 시드가 높았던 지희(전)의 대진이 좀 더 나은 상황이지만 어렵기는 효원(서)이나 지희나 큰 차이가 없다. 올림픽 무대에 선 선수들은 약한 상대가 없다. 16강 시드 이상이면 누가 이겨도 이상할 게 없는 시합이 될 때가 많다. 우리 선수들이 메달 색깔을 떠나 주눅 들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해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개인전 추첨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 하필 전 대회 금메달리스트 리샤오샤(사진)가 기다린다. 하지만 서효원은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싸울 것이다. 월간탁구DB(ⓒ안성호).

그나마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은 여자단식에 비해 남자단식 대진은 말 그대로 ‘최악’에 가깝다. 정영식(미래에셋대우, 세계12위)과 이상수(삼성생명, 세계16위) 둘 다 32강 첫 경기 이후 16강전 상대가 중국의 최강자들이다. 정영식은 마롱(중국, 세계1위), 이상수는 장지커(중국, 세계4위)다. 32강전에서 만날 도전자들도 약하지 않다. 정영식은 리암 피츠포드(영국, 세계48위), 이상수는 엠마누엘 르베송(프랑스, 세계30위)이 예선 숲을 지나 대전 상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랭킹은 우리 선수들보다 낮지만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유럽 정통파 선수들로서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상대들이다. 자칫 많은 경기를 통해 올림픽 분위기를 익히겠다던 '2차 목표'에도 지장이 생길 우려가 커졌다.
 

▲ 정영식과 이상수가 나서는 남자단식 대진은 최악에 가깝다. 하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 월간탁구DB(ⓒ안성호).

남자대표팀의 안재형 감독은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영식(정)이처럼 마롱도 올림픽 단식은 처음이다. 상수(이) 같은 경우 빠른 스피드와 패기로 밀어붙이면 장지커도 충분히 흔들 수 있다. 장지커가 예전처럼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관록만으로 버티기엔 도전자들의 의욕도 만만치 않다. 유럽 선수들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첫 경기를 잘 푼다면 우리 선수들도 ‘사고’를 칠 수 있는 후보들이다.”라고 말했다.
 

▲ 장지커는 전 대회 금메달리스트지만 그 위용이 예전 같지 않다. 월간탁구DB(ⓒ안성호).

이번 올림픽 개인단식은 16강 시드를 받고 32강에 직행한 열여섯 명의 강자들이, 예선라운드와 1, 2라운드를 거쳐 올라오는 도전자 16명과 토너먼트를 벌여 메달의 주인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세계 최강자들을 초반부터 만나는 우리 선수들은 과연 어느 단계까지 도전을 이어갈 수 있을까. 마침내 리우올림픽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다음은 남녀 개인단식 대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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