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탁구 미리보기 ④ | 한국탁구는 모든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해왔다!

금메달이 전부는 아니다. 인류 최대의 지구촌축제인 올림픽은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물론 메달까지 따낸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탁구는 모두 18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단식(유남규)과 여자복식(양영자-현정화), 그리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단식(유승민) 금메달 외에도 두고두고 기억해야 마땅할 명승부 끝에 얻어낸 값진 결실들이 적지 않다.

단식 금메달에 가렸지만 유남규는 안재형과 함께 서울올림픽 남자복식에서도 동메달을 따냈다. 4년 뒤 바르셀로나에서는 김택수와 함께, 또 4년 뒤 애틀랜타에서는 이철승과 함께 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12년간 남자복식에서 3회 연속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일군 것이다. 그는 모두 네 개의 메달을 목에 건 한국탁구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다. 괜히 유남규, 유남규 하는 게 아니다.
 

▲ 괜히 유남규, 유남규 하는 게 아니다. 그는 한국탁구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다. 월간탁구DB.

서울올림픽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 현정화도 다음 올림픽이었던 92년 바르셀로나에서 단식 동메달을 따내며 단식의 한을 풀었고, 같은 올림픽에서 ‘바뀐 파트너’ 홍차옥과 함께 복식에서도 동메달을 땄다. 3-4위전이 열리지 않았던 이 대회에서는 북한의 리분희도 개인단식과 더불어, 유순복과 짝을 이룬 개인복식에서도 동메달을 가져갔다. 단복식 모두 중국의 강자들에게 아쉽게 금은메달을 내줬지만, 91년 세계선수권을 함께 제패했던 ‘코리아’의 동료들이 뜻깊은 해후를 시상대에서 나눴었던 올림픽이다.

한국탁구는 특히 개인복식에서 많은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96년 애틀랜타에서 유남규와 함께 동메달을 땄었던 이철승은 그 전 올림픽이었던 92년 바르셀로나에서는 강희찬과 함께 역시 동메달을 따내며 ‘복식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다. 90년대 중반 여자탁구 에이스였던 류지혜는 96년 애틀랜타에서는 박해정과 함께, 2000년 시드니에서는 김무교와 함께 여자복식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탁구 올림픽 메달의 맥을 이었다.
 

▲ 김경아는 아테네에서 수비전형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간탁구DB.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역시 유승민의 금메달만 있었던 게 아니다. 여자단식에서 김경아가 동메달을 따내며 수비전형 최초 올림픽 메달이라는 진기록을 세웠고, 계속해서 동메달만 따냈던 여자복식에서는 이은실-석은미 조가 당당 은메달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하지만 아테네올림픽은 개인복식이 마지막으로 치러진 올림픽이었다. 종목 수를 유지하면서 메달리스트의 숫자는 늘리겠다는 복안으로 ITTF와 IOC가 개인복식 대신 단체전을 도입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강세였던 한국탁구로서는 개인복식 폐지에 미련이 남았지만, 다음 올림픽이었던 2008년 베이징대회에서 남녀단체전을 모두 3위로 마치며 아쉬움을 해소했다. 또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베테랑 3인방’ 오상은, 주세혁, 유승민이 남자단체전 은메달을 따내며, 복식 대신 도입된 단체전을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만들었다. 다가오는 리우올림픽에서도 한국대표팀은 개인단식보다는 단체전에 사실상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개인단식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빈손으로 돌아온 적이 없는 ‘국제용’ 선수 이상수. 월간탁구DB.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국탁구가 리우올림픽에서 개인단식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 개인단식에 출전하는 한국대표는 남자 이상수(삼성생명), 정영식(미래에셋대우), 여자 서효원(렛츠런파크), 전지희(포스코에너지)다. 7월 ITTF가 집계한 올림픽 싱글랭킹에서 이들은 정영식 8위, 이상수 11위, 전지희 7위, 서효원이 11위에 각각 랭크됐다. 16강 시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32강전부터 첫 경기를 시작하게 됐다.

정영식과 전지희는 상대적으로 약한 상대를 초반에 만날 수 있는 8강 시드가 가시권이지만, 해당 월 보너스 포인트가 배제되는 8월 랭킹이 최종 기준이기 때문에 아직 확실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전언이다. 정영식은 미리 “8강 시드 아래라는 전제를 세워두고 더 강한 상대를 이길 수 있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탁구 열아홉 번째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여자단식에 출전하는 서효원. 월간탁구DB.

과연 한국탁구 열아홉 번째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경기일정 상으로는 개인단식이 단체전보다 먼저 치러진다. 마롱, 장지커(이상 중국), 디미트리 옵챠로프(독일), 미즈타니 준(일본, 이상 남자), 리샤오샤, 딩닝(이상 중국), 이시카와 카스미(일본), 펑티안웨이(싱가포르, 이상 여자) 등등 강력한 적수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우리 선수들이 반전의 주인공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올림픽 메달은 신이 내린다!

혹여 개인전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이어지는 단체전이 있다. 4단식 1복식으로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단체전은 보다 집중하는 팀이 이긴다. 아직 올림픽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개인전에서 최대한 빠르게 올림픽 분위기를 익히겠다”고 말했다. 있을 수 있는 수많은 상황들을 상정하고 하나하나 마인드컨트롤을 병행하고 있는 대표팀이다. 이전의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 끝에서 값진 땀의 결실을 만날 것이다. 서울올림픽 복식 메달리스트인 남자대표팀 안재형 감독과 올림픽무대에서 두 번이나 시상대에 올랐던 이철승 코치를 비롯, 이전 올림픽에서 활약했던 '선배'들도 마음을 다해 돕고 있다. 아무리 어렵던 시기에도 메달 없이 올림픽을 끝낸 적이 없는 한국탁구를 믿는다(아래 표 참고).
 

▲ 한국탁구는 빈손으로 돌아온 올림픽이 아직 없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한 자리에 모인 올림픽대표 선수들. (태릉=안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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