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탁구 미리보기 ⑤ |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는 남자 마롱, 여자 딩닝

개인전, 두 단계 토너먼트로 진행
  70명이 출전하는 개인단식은 2012년 런던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예선과 본선을 나눈 두 단계의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세계랭킹 순으로 시드를 받은 열여섯 명을 본선격인 32강에 직행시키고, 나머지 선수들이 32강 진출자 열여섯 명을 가리는 토너먼트를 먼저 치르는 것이다. 예선을 통과한 16명은 추첨을 통해 32강에 직행한 상위랭커들과 본선을 시작한다.
 

▲ 마롱(왼쪽)과 장지커가 남자단식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중국끼리지만 각자의 상황을 따라 흥미를 끄는 매치업이다. 런던올림픽 때의 경기모습. 월간탁구DB(ⓒ안성호).

단식 2연패 현역 챔피언들이 막아낼까?!
 
각종 경기 외적 변수를 배제하면 남자단식의 강력한 금메달후보는 역시 현역 세계1위 마롱이다. 지난해 쑤저우 세계선수권 우승 이후 메이저대회란 대회는 모조리 휩쓸고 있는 이 괴물 같은 선수에게 남은 산은 올림픽뿐이다. 랭킹이 말해주듯 이번 올림픽 출전선수 중 상대전적에서 마롱을 앞서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그것도 전원이 압도적으로 밀린다.
  변수가 있다면 마롱의 중국팀 동료로 거대 이벤트만 나가면 괴력을 발휘하는 장지커의 의욕이다. 이룰 건 다 이뤘다는 장지커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개인단식 2연패’라는 ‘유혹’에 시달릴(?) 것이다. ‘여제’의 계보를 이어온 덩야핑과 장이닝이 여자단식을 연속 제패했었지만 남자는 아직 올림픽 단식을 2연패한 인물이 없다. 해낸다면 ‘최초’라는 명예를 얻게 된다. 그러나 최근 타국의 복병들에게도 자주 발목을 잡히는 장지커가 얼마나 의욕적으로 싸우게 될지는 리우에서의 컨디션이 좌우할 일이다. 그것도 마지막 순간 마롱을 넘어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여자 역시 중국끼리의 라이벌대결이 마지막을 장식할 가능성이 높다. 런던 금메달리스트 리샤오샤가 ‘여제의 계보’에 도전하는데, 바로 런던 결승전에서 분패했던 딩닝이 설욕전을 다짐하고 있다. 쑤저우 세계대회 우승 이후 최근 각종 대회 전적에서 앞서는 딩닝과 단식 2연패에 도전하는 리샤오샤의 모습은 마롱과 장지커가 대결하는 남자부와도 닮아있다. 과연 누가 금메달의 주인이 될까? 다른 나라 강자들은 이번에도 중국의 집안잔치를 지켜만 보게 될까?
 

▲ 예상되는 여자 결승 매치업 역시 남자부와 닮아있다. 2연패에 도전하는 리샤오샤(오른쪽)와 첫 금과 설욕전을 꿈꾸는 딩닝이다. 역시 런던에서의 모습이다. 월간탁구DB(ⓒ안성호).

첫 대회가 오히려 편하다!
 
이번 대회 단식에 출전하는 한국대표는 남자 이상수(삼성생명), 정영식(미래에셋대우), 여자 서효원(렛츠런파크), 전지희(포스코에너지)다. 잘 알려진 대로 남자부는 먼저 출전권을 획득했던 ‘노장’ 주세혁이 후배 이상수에게 기회를 양보했다. 차세대 에이스에게 경험을 쌓게 하는 한편, 보다 메달에 가까운 단체전에 집중하겠다는 의도에서다. 7월 ITTF가 집계한 올림픽 싱글랭킹에서 한국 선수들은 정영식 8위, 이상수 11위, 전지희 7위, 서효원이 11위에 각각 랭크됐다. 16강 시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32강전부터 첫 경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정영식과 전지희는 비교적 약한 상대를 초반에 만날 수 있는 8강 시드가 가시권이지만, 해당 월 보너스 포인트가 배제되는 8월 랭킹이 최종 기준이기 때문에 아직 확정은 아니다.
 

▲ 한국 선수들도 다크호스의 자격은 충분하다. 남자단식 대표 이상수(왼쪽)와 정영식. 월간탁구DB(ⓒ안성호).

   냉정하게 말해 이번 올림픽 개인단식에서 한국 선수들의 전망이 밝지는 않다. 예의 중국선수들 외에도 디미트리 옵챠로프(독일), 미즈타니 준(일본),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 츄앙츠위엔(타이완, 이상 남자), 펑티안웨이(싱가포르), 이시카와 카스미, 후쿠하라 아이(이상 일본), 한잉(독일, 이상 여자) 등등 강력한 적수들이 메달권 전에 진을 치고 있다. 메달에 도전하려면 힘을 앞세운 유럽의 강자들과 아시아의 기교파들을 먼저 꺾어야 한다. 특히 여자는 전 세계에 퍼져있는 중국출신 복병들부터 넘지 않으면 안 된다. 실력을 감춰온 북한의 강자들도 언제든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반전의 주인공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빈손으로 돌아오는 법이 없는 ‘국제용’ 이상수와 그에 버금가는 ‘연습벌레’ 정영식은 ‘다크호스’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컨디션이 최고조에 달한 전지희와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한 서효원 역시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더구나 올림픽은 아무리 강심장을 가진 선수들도 일단 떨고 시작한다는 ‘마법의 무대’다. 한국의 단식 대표들은 전원이 올림픽 첫 출전이다. 패기만만한 이상수는 “겁 없이 싸울 수 있는 첫 대회가 오히려 편하다. 반드시 뭔가 보여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전지희(오른쪽)는 컨디션이 상승세다. 서효원도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해 상위권 진입을 노린다. 월간탁구DB(ⓒ안성호).

브라질과 한국은 밤과 낮이 정 반대
 
한국과 브라질의 시차는 12시간이다. 정확히 밤과 낮이 반대다. 올림픽 일정은 단식이 단체전보다 먼저 열린다. 개인단식 시상식이 열리는 현지에서의 10일과 11일 밤은 우리 시간으로 11일과 12일 아침이다. 단체전 시상식이 열리는 현지에서의 16일과 17일 밤은 우리 시간으로 17일과 18일 아침이다. 감격스런 현장에 태극기가 함께 게양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아래 경기일정표 참고).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