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실전 갖고 각오 다진 올림픽 대표팀!!

대한민국 탁구 올림픽 대표팀이 가상실전을 갖고 8월 리우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15일 오후, 경기도 양평에 있는 물맑은체육관이 무대였다. 여자대표팀이 일주일 전부터 전지훈련을 이어오고 있던 체육관에서 훈련 분위기를 이어갔다. 양평군은 탁구협회를 중심으로 근처의 동호인들과 학생들을 관중으로 동원해 선수들이 실전감각을 쌓는데 힘을 실어줬다. 대략 5백 명에 육박하는 관중들이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 (양평=안성호 기자) 양평 물맑은 체육관에서 올림픽대표팀 가상실전이 열렸다.

대한탁구협회는 실업의 강자들을 따로 초청해 접전을 유도했다. 남자팀은 김동현(한국수자원공사), 장우진(미래에셋대우), 박강현(삼성생명)이 나섰다. 모두 각 팀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영건’들이다. 장우진은 지난해 중국의 톱스타 장지커를 두 번이나 꺾은 바 있는 ‘차세대 에이스’다. 박강현은 지난해 종합선수권을 제패한 현역 한국탁구 챔피언이다. 김동현은 신생팀 수자원공사의 에이스다. 대표팀 못지않은 강한 전력으로 팀을 꾸렸다.
 

▲ (양평=안성호 기자) 인근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많은 관중이 체육관을 찾아 힘을 실어줬다.

여자부 역시 만만찮은 상대들로 팀을 구성했다. 까다로운 전형을 구사하는 송마음(미래에셋대우)과 지은채(대한항공)가 가상의 적이 됐다. 여자팀은 특히 한국 실업선수들 외에도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 두 명을 따로 초청해 실전에 대비했다. 97년생 궈린과 98년생 리이란이 그들로 둘은 중국 슈퍼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강자들이다.

경기결과에서는 남녀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남녀 모두 첫 단식을 내주고 위기를 맞았는데, 여자팀은 이후 세 경기를 내리 승리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1단식 주자로 나선 수비수 서효원이 송마음에게 패했지만, 이후 전지희(2단식), 전지희-양하은(3복식), 양하은(4단식)이 궈린, 지은채-궈린, 리이란에게 모두 3대 0의 완승을 거뒀다. 서효원의 패배가 아쉬웠지만 3복식 승부처를 지키고 단식에서 2점을 따내는 올림픽 실전에서의 승리공식을 충실히 수행했다.
 

▲ (양평=안성호 기자) 안 풀리네, 안 풀려! 서효원 선수가 예방주사를 톡톡히 맞았다.

여자대표팀 김형석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어느 정도 올라온 상황이다. 오늘처럼 경기하면 올림픽 실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만하다. 서효원의 첫 단식 패배가 아쉽지만 실전을 대비해서는 좋은 약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남은 기간 동안 심리적인 긴장을 내려놓는데 중점을 둬야 할 것 같다.”고 가상실전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 (양평=안성호 기자) 올림픽에서는 더 나은 플레이를 보여줘야 할 텐데...!

첫 단식주자 이상수가 장우진에게 패한 남자팀은 결국 최종결과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첫 승점을 기록하는데도 오래 걸렸다. 2단식주자 주세혁이 김동현에게 또 졌고, 세 번째 복식경기에서 치열한 풀게임접전 끝에 어렵사리 첫 승을 기록했다. 4단식에 나온 정영식이 박강현을 상대로 이기면서 매치스코어 2대 2가 됐지만 경기가 마무리됐다. 이번 가상실전은 처음부터 네 번의 매치만 진행하기로 했었기 때문. 본래 방식대로라면 주세혁이 마지막 주자로 나서야 한다. 올림픽 실전에서 2대 2가 됐다고 가정할 경우 한국은 이겼을까? 졌을까?
 

▲ (양평=안성호 기자)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 전지희. 리우가 기대된다.

남자대표팀의 안재형 감독은 “대표팀의 현재는 100%가 아니다. 계속해서 웨이트를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몸 상태가 무겁다. 오늘 오전에도 예정된 웨이트를 소화했다. 그런 와중에도 나름 선전한 셈이다. 분명한 것은 대표팀은 올림픽을 목표로 하고 있고, 거기에 맞춰 몸상태를 100%로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훈련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물론 올림픽에서도 무거운 상태로 시합을 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오늘 가상실전은 나름대로 좋은 훈련이 된 셈이다. 결과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 (양평=안성호 기자) 승부처를 지켜낸 이상수-정영식 조. 좀 더 확실하게!

안재형 감독의 말대로 사실 이번 가상실전에서 승패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선수들이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심리적인 안정을 다지는 훈련의 한 방편이었다. 승리한 여자팀이나 승부를 미룬 남자팀이나 점점 다가오고 있는 올림픽이 비로소 시작되고 있다는 자각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대표팀의 강문수 총감독은 “결과를 떠나 선수들에게 좋은 훈련이 됐다고 본다. 일주일 전부터 같은 장소에서 훈련해온 여자팀은 좋은 결과를 낸 반면, 남자팀은 초반 지나치게 긴장하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림픽 실전에서는 더할 것인 만큼 미리 그 일단이라도 느껴본 이번 시합을 통해 심리적인 대비가 좀 더 필요하다는 것을 선수들도 느꼈을 것이다. 주세혁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베테랑인 만큼 본 무대에서는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양평=안성호 기자) "대한민국!" "우리 선수 이겨라!"

그리고 이번 가상실전은 탁구대표팀이 외부에 비쳐질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제는 정말 지금까지의 훈련을 정리하면서 올림픽 실전에서의 각오를 다지는 일만 남아있는 셈이다. 대표팀이 남아있는 20일 동안 얼마나 알찬 마무리를 했는지는 8월 6일부터 시작되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 탁구대표팀은 오는 29일 브라질 현지로 출국할 예정이다.
 

▲ (양평=안성호 기자)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마지막 5단식이 열렸다면? 리우에서의 한국탁구가 궁금하다.

대한민국 탁구 올림픽대표팀 가상실전 결과

▶ 여자팀
서효원 1(11-9, 6-11, 7-11, 8-11)3 송마음
전지희 3(11-8, 11-5, 11-5)0 궈린
전지희-양하은 3(14-12, 11-8, 11-5)0 지은채-궈린
양하은 (11-9, 11-7, 11-9)0 리이란

▶ 남자팀
이상수 2(3-11, 11-6, 7-11, 11-7, 5-11)3 장우진
주세혁 0(9-11, 10-12, 9-11)3 김동현
이상수-정영식 3(5-11, 11-5, 11-8, 8-11, 12-10)2 장우진-박강현
정영식 3(11-8, 11-6, 8-11, 11-5)1 박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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