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 종목 석권, 성과 없던 한국탁구 보다 신중한 대비 필요

지난 37일부터 2주간 치러진 2022 싱가포르 스매시는 20일 결승전에서 중국의 첸멍과 판젠동이 남녀단식 챔피언으로 등극하면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먼저 열린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첸멍이 휴스턴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왕만위를 43 (11-9, 8-11, 11-9, 11-8, 6-11, 9-11, 11-8)으로 꺾었고, 이어 대회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남자단식 결승에서는 반대로 휴스턴 챔피언 판젠동이 도쿄 금메달 마롱을 43(11-6, 11-6, 6-11, 9-11, 8-11, 11-8, 11-7)으로 꺾었다. 중국의 최강자들이 맞붙은 두 경기는 모두 풀-게임의 명승부로 펼쳐져 WTT 그랜드스매시의 출발을 빛냈다.
 

▲ 판젠동과 첸멍이 그랜드 스매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사진 WTT.
▲ 판젠동과 첸멍이 그랜드 스매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사진 WTT.

이번 대회 우승을 더해 다음 주면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하게 되는 첸멍은 처음 열린 WTT 그랜드 스매시였기 때문에 꼭 우승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첸멍은 휴스턴 세계대회에서는 4강전에서 왕만위에게 패했었다. 이번 대회가 설욕전이 된 셈이다. 첸멍은 도쿄올림픽 이후 첫 타이틀이기 때문에 더욱 고무적이라면서 이번 대회를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준비했는데 성과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우승 소감을 표했다.
 

▲ 마롱이 오랜만에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건재를 과시했다. 사진 WTT.
▲ 마롱이 오랜만에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건재를 과시했다. 사진 WTT.

도쿄올림픽 결승에서 마롱에게 패했던 판젠동도 기분 좋은 설욕전을 펼쳤지만, 대선배 마롱에게 먼저 경의를 표했다. 그는 마롱은 상대이자 팀 동료로서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면서 기술뿐만 아니라 태도에서도 배울 점이 많고, 앞으로도 닮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휴스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던 마롱은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무대에 복귀했다. 그리고 결승까지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판젠동과 마롱의 선후배 라이벌대결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 WTT가 야심차게 기획한 그랜드 스매시 시리즈가 성공적인 첫 문을 열었다. 사진 WTT.
▲ WTT가 야심차게 기획한 그랜드 스매시 시리즈가 성공적인 첫 문을 열었다. 사진 WTT.

2주간 펼쳐진 이번 대회는 국제탁구연맹(ITTF) 국제대회 전담기구인 WTT가 야심차게 기획한 그랜드 스매시시리즈 중 한 대회다. WTT는 탁구 국제대회 최상의 권위를 부여해 연중 네 차례 메이저 이벤트로서 그랜드 스매시시리즈를 계획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에서 그 첫 문을 열었다. 단식 결승전은 싱가포르 스포츠허브의 OCBC아레나에서 열린 2주간의 흥미진진한 일정을 마무리한 승부였다. 이번 대회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와 세계챔피언들은 물론 휴스턴 남녀복식 우승자들 마티아스 팔크와 크리스티안 카를손, 쑨잉샤, 그리고 일본의 추격자들 하야타 히나, 하리모토 토모카즈, 대만의 천재 린윤주 등등 세계탁구 스타들이 대거 출전했다. 세계청소년선수권자들인 중국의 시앙펑과 쿠아이만 등 국제무대 라이징 스타들도 빠짐없이 나왔다.
 

▲ 중국은 이번 대회 전 종목을 석권했다. 혼합복식을 우승한 왕추친-쑨잉샤 조. 사진 WTT.
▲ 중국은 이번 대회 전 종목을 석권했다. 혼합복식을 우승한 왕추친-쑨잉샤 조. 사진 WTT.

경기마다 매진사례를 이룬 관중들은 2주간 남녀단식과 복식, 혼합복식 경기에서 흥미진진한 시합을 만끽했고, 선수들은 공식 국제탁구대회 사상 역대 최고 금액인 2백만 달러의 상금을 놓고 경쟁했다. 단식 챔피언 판젠동과 첸멍은 10만 달러(한화 약 12천만 원)ITTF 세계랭킹포인트 2천점을 받고 그 첫 번째 수혜자가 됐다. 중국은 단식 외에 나머지 복식 종목 우승도 모두 휩쓸었다. 남자복식은 판젠동-왕추친, 여자복식은 왕만위-쑨잉샤, 그리고 혼합복식은 왕추친-쑨잉샤 조가 각각 우승했다.
 

▲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분발이 필요하다. 단식 16강에 올라 판젠동과 좋은 승부를 펼쳤던 안재현. 사진 WTT.
▲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분발이 필요하다. 단식 16강에 올라 판젠동과 좋은 승부를 펼쳤던 안재현. 사진 WTT.

한편 이번 대회에 한국탁구에서는 남녀 각 5명의 선수가 출전했지만 눈에 보이는 실적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남녀개인단식 모두 16강이 최고 성적이었고, 복식 또한 8강 이상으로 가지 못했다. 올해 초 프로리그 개막과 함께 경기력 향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한국의 코리아리그 대표선수들은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이전보다 더 처진 모습으로 우려를 자아냈다. 귀국 이후 짧은 휴식을 거쳐 프로리그에 복귀할 대표선수들의 슬기로운 컨디션 안배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에 없던 최고의 국제대회로서 그랜드 스매시에 대한 준비도 보다 신중하게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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