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월드투어 2015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여자단식
최효주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어제 여자단식 16강에서 이번 대회 톱시드이자 일본의 에이스 이시카와 카스미에게 완승을 거두며 ‘이변’을 일으켰던 최효주가 4일 오후 벌어진 8강전에서도 일본 수비 유망주 사토 히토미를 완파하고 결국 준결승에 올랐다. 4강 입상권에 들며 이번 대회에서의 기세가 단순한 우연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치러지고 있는 ITTF 월드투어 코리아오픈 여자단식 8강전에서 최효주는 사토 히토미(세계 33위)를 상대했다. 입상권을 향한 마지막 관문이라는 부담에 최효주는 초반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사토의 수비가 좀처럼 뚫리지 않자 당황하며 범실이 이어졌고, 결국 1게임을 8-11로 내줬다. 그러나 2게임부터 최효주는 공격의 코스와 타이밍에 변화를 주며 반전을 꾀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게임을 바로 11-9로 가져왔다. 완벽했던 사토 히토미의 '방패'도 한 번 뚫린 이후부턴 위력을 잃고 힘없이 흔들렸다. 좌우를 가리지 않는 최효주의 포어핸드 공격이 족족 득점으로 이어졌다. 남은 게임을 모두 가져오며 최효주가 4대 1(8-11, 11-9, 11-6, 11-6, 11-5)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최효주는 “수비선수에게 약한 편이라 시합 전에는 자신이 많이 없었다. 그러나 게임을 계속할수록 조금씩 적응할 수 있었고 그러면서 자신감도 되찾게 됐다. 마음 편히 시합한 것이 승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최영일 삼성생명 여자감독 역시 “최효주는 머리가 좋은 선수다. 한 게임 내준 이후 바로 변화를 주며 분위기를 바꾼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힘과 스피드를 겸비한 왼손 셰이크핸드 공격수 최효주는 귀화선수다. 중국 출신이지만 어린 나이인 12세 때부터 한국으로 건너와 여자실업팀 삼성생명에서 성장했다. 오랜 연습생 시절을 거쳐 작년 국적 취득과 함께 정식으로 입단했다. 실업무대에서 뛰고 있지만 나이는 이제 갓 만 17세가 된 주니어 유망주다. 올해부터 월드투어에 참가하기 시작했으나, 지난 5월 크로아티아오픈에서 시니어단식과 21세이하 단식 2관왕에 오르며 빠르게 우승을 신고했다. 통산 5번째 참가한 월드투어인 코리아오픈(슈퍼시리즈)에서도 4강까지 내달리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세가 오른 만큼 대회 우승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평가다. 최효주는 “특별히 목표를 정해놓고 시합에 임하지 않았다. 그저 한 시합, 한 시합 최선을 다하다 보니 4강까지 올 수 있었다. 남은 시합 역시 욕심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음 경기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최효주는 대회 마지막날인 5일 오전 10시에 이토 미마와 4강 대결을 벌인다. 이토 미마는 독일오픈과 벨로루시오픈 우승, 쑤저우 세계대회 8강 등 거침없는 활약으로 만 14세의 나이에 세계TOP10에 오른 ‘탁구천재’다. 만만치 않은 상대이긴 하나, 최효주로선 이미 한 번 꺾어본 상대이기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크로아티아오픈 우승 당시 준결승 상대가 바로 이토 미마였다. 게다가 당시 결승 상대는 독일의 산샤오나. 산샤오나 역시 코리아오픈 여자단식 4강에 올라 있다. 만약 최효주가 이토 미마를 꺾고, 산샤오나가 후쿠하라 아이(일본)를 꺾으면 둘은 결승에서 맞붙는다. 크로아티아오픈 우승 상황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이다. 물론 우연일 뿐이지만 남다른 대진에 ‘우승 기분’이 더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최효주의 기분 좋은 기세가 우승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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