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월드투어 2015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여자단식

또 이변이 일어났다. 최효주(삼성생명)가 이시카와 카스미를 잡았다.

7월 3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계속된 ITTF 월드투어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여자단식 16강전에서 최효주는 이번 대회 여자단식 톱시드 이시카와 카스미를 4대 0(11-8, 11-8, 12-10, 11-9)으로 완파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선전으로 8강에 진출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최효주가 여자단식 톱시드 이시카와 카스미를 돌려세웠다.

힘과 스피드를 겸비한 왼손 셰이크핸드 공격수 최효주는 귀화선수다. 중국 출신이지만 어린 나이인 12세 때부터 한국으로 건너와 여자실업팀 삼성생명에서 성장했다. 오랜 연습생 시절을 거쳐 작년 국적 취득과 함께 정식으로 입단했다. 실업무대에서 뛰고 있지만 나이는 이제 갓 만 17세가 된 주니어 유망주다.

특히 최효주는 금년 초부터 여자팀 지도를 시작한 유승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세계 최고의 파워드라이브를 앞세워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던 유 코치로부터 발군의 포어핸드 드라이브 기술을 전수 받았다. 금년 초에는 국가상비1군에도 선발됐다. 아직 귀화규정에 묶여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등에는 출전할 수 없지만 올림픽에서는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지난 5월 챌린지시리즈로 치러진 크로아티아오픈에서 여자단식과 21세 이하 단식을 동시 석권, 국제무대에서도 통하는 기량을 입증한 최효주는 내년올림픽 출전을 가시권에 두고 맹훈을 거듭해왔다. 슈퍼시리즈로 치러지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선전하며 그 토대를 마련해가고 있는 중이다.
 

▲ (인천=안성호 기자) 강력한 포어드라이브로 이시카와를 공략했다.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완승!

최효주의 무한한 가능성은 이번 대회 톱시드 이시카와 카스미와의 16강전에서 유감없이 증명됐다. 힘에서도 회전에서도 스피드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상대보다 빠르게 잡아나간 타점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국제무대에서 수많은 경험을 지닌 이시카와지만 겁 없이 치고 들어오는 최효주의 파상공세에 당황하며 본인의 장기를 살려내지 못했다. 국제무대에서 처음 만난 최효주의 공격적 스타일에 미처 적응할 새도 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운도 따랐다. 고비였던 3게임에서 듀스접전을 벌였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네트를 맞고 튕긴 공이 최효주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8대 2에서 9대 9까지 쫓긴 4게임에서도 결정적인 에지가 최효주를 도왔다. 끝내 제풀에 지쳐버린 이시카와는 더 이상 힘을 내지 못했다.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은 최효주의 완승이었다.
 

▲ (인천=안성호 기자) 벤치에서는 아직도 ‘선수’ 같은 유승민 코치가 함께 뛰었다.

경기 직후 최효주는 “경기 전 분석을 통해 충분히 상대를 파악하고 들어갔다. 실전에서는 생각보다 상대의 공이 가벼운 느낌이었고, 내 공이 더 강하게 들어갔다. 경기를 치를수록 자신감이 생겼다. 마지막에 동점을 내주고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반드시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를 믿고 플레이했다. 이겨서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벤치에서 마치 선수처럼 ‘파이팅’을 외치며 최효주와 함께 뛴 유승민 코치는 “쉬운 상대는 아니었지만 최효주의 구질이 이시카와보다 무겁기 때문에 이길 수도 있다는 속내를 품고 있었다. 긴장하지 않고 제 기량을 발휘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최효주를 칭찬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이시카와 카스미. 뜻밖의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이로써 이번 대회 개인단식에서는 남녀 모두 톱시드권자가 한국의 유망주들에게 덜미를 잡히는 이변이 일어났다. 오전에는 남자단식에서 장우진(KDB대우증권)이 남자 톱시드 미즈타니 준(일본)을 4대 3으로 꺾었다. 이번 대회 각 종목에서 펼쳐지고 있는 한일전에서 한국 선수들이 전반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가장 중요한 경기, 최대의 고빗길에서는 한국의 유망주들이 일본의 최강 에이스들을 돌려세우며 반전을 일으키고 있다.

대회 4일차인 7월 4일 치러질 8강전에서 최효주는 수비수인 사토 히토미를 만난다. 사토 히토미는 금년 벨로루시오픈과 크로아티아오픈에서 한 번씩 만나봤던 상대다. 유승민 코치는 “한 번 졌고, 한 번 이겼지만 구질파악이 돼있는 상대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최효주의 여자단식 8강전은 4일 오후 네 시 30분경으로 예정돼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