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월드투어 2015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남자단식

국내 같은 실업팀 선후배간의 월드투어 슈퍼시리즈 4강 맞대결이 성사됐다. KDB대우증권의 정영식과 장우진이다.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계속된 ITTF 월드투어 2015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정영식이 한국 팀 동료 이상수(삼성생명)를, 장우진이 프랑스의 복병 하차드 안토니에를 각각 꺾으면서 '꿈의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정영식은 이상수를 풀게임접전 끝에 4대 3(8-11, 11-4, 5-11, 11-6, 7-11, 11-4, 11-2)으로, 장우진 역시 두 번의 듀스게임을 펼친 끝에 4대 2(11-6, 10-12, 11-5, 8-11, 11-9, 12-10)의 신승을 거뒀다.

장우진은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주인공이다. 우승을 목표로 했던 21세 이하 단식에서는 아깝게 4강에 머물렀으나 남자단식 32강전에서 이번 대회 톱시드권자 미즈타니 준(일본, 세계5위)을 격파하면서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이어진 16강전과 8강전에서도 힘을 앞세운 유럽선수들을 차례로 돌려세우고 4강까지 전진했다. 2013년 주니어세계챔피언다운 기량과 여유를 유감없이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 (인천=안성호 기자) 장우진이 또 한 번 유럽의 복병을 돌려세우고 4강까지 전진했다.

정영식은 한국남자탁구 부동의 챔피언이다. 2012년, 2014년 종합선수권자다. 여간해서는 무너지지 않는 성실한 플레이의 대명사로 꼽힌다. 국제무대에서도 국가대표로 많은 활약을 해왔고 지난 쑤저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단식 32강, 복식 8강(김민석)에 올랐다. 월드투어에서는 지난 5월에 치러진 호주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일본의 마치 아수카를 이긴 뒤 한국선수들을 연속으로 상대했다. 삼성생명의 정상은과 이상수를 차례로 이기고 4강에 올랐다.

정영식과 장우진의 맞대결 이면에는 한 가지 특기할 것이 있다. 장우진이 이번 대회 32강전에서 역전승한 미즈타니 준은 바로 쑤저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영식에게 패배를 안겼던 장본인이다. 공격의 파워가 약점인 정영식에게 질긴 디펜스능력을 가진 미즈타니는 이기기 쉽지 않은 상대다. 가장 까다로운 선수와 강한 파워를 가진 유럽선수들을 후배 장우진이 차례로 잡아주면서 정영식도 더욱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 됐다.
 

▲ (인천=안성호 기자) 정영식은 한국팀 선배 이상수를 이기고 4강에 올랐다.

8강전을 마치고 나온 장우진은 “객관적으로 영식이 형에게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이미 단식에서의 목표를 달성했으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싸우겠다. 오히려 부담감은 영식이 형이 더 클 것이다. 서로 최선을 다해 싸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선수들을 주로 상대하며 4강까지 올라온 정영식은 “워낙 많은 시합을 해왔고 서로를 잘아는 상대들과 만나면서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경기들을 치렀다. 하지만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우승을 목표로 뛰겠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을 앞두고 랭킹관리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대회다. 우진이가 힘든 상대들을 모두 꺾고 올라오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으니 방심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는 입상권에 오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국제대회다. 안방에서 치러지는 슈퍼시리즈에서 선배와 후배가 나란히 비상했다. 정영식과 장우진, 장우진과 정영식. KDB대우증권의 새내기와 에이스가 맞대결하는 2015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전은 대회 마지막 날인 5일 12시 30분에 시작된다. 둘 중 누가 이겨도 일단은 '은메달' 확보다.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