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컨텐더 란저우 2023 단식 도중 허리 이상 느껴, 복식 결승 기권

항저우아시안게임의 환희 이후에도 휴식 없이 연속 출전의 강행군을 이어가던 신유빈(19·대한항공, 세계8)에게 이상이 생겼다. 급거 귀국하기로 결정했다.

신유빈은 항저우아시안게임 탁구경기 직후 같은 중국의 란저우에서 열린 WTT 스타 컨텐더 국제탁구대회에 출전했다. 개인단식과 여자복식, 혼합복식에 모두 나가 선전을 이어갔다. 5일 경기까지 전지희(미래에셋증권)와 함께 여자복식, 임종훈(한국거래소)과 함께 혼합복식 4강에 올랐고, 개인단식도 16강에 진출해 하리모토 미와(일본)와의 승부를 앞두고 있었다.
 

▲ 강행군하던 신유빈이 급거 귀국을 결정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아시안게임에서의 모습이다.
▲ 강행군하던 신유빈이 급거 귀국을 결정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아시안게임에서의 모습이다.

6일도 기세가 좋았다. 여자복식은 홍콩 두호이켐-주청주 조를 30(11-6, 11-5, 11-4)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아시안게임에 이어 연속 우승을 노릴 만했다. 혼합복식은 일본 하리모토 토모카즈-하야타 히나 조와 풀-게임접전 끝에 23(8-11, 12-14, 11-5, 11-4, 9-11) 석패를 당했지만,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 여자단식 16강전이 문제였다. 첫 게임을 일방적으로 앞선 신유빈에게 2게임 도중 이상이 생겼다. 무리한 동작이 겹치며 허리와 고관절 부근에 통증을 느낀 것이다. 신유빈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으나 제대로 플레이를 펼칠 수 없었고, 결국 13(11-4, 4-11, 5-11, 9-11) 패배로 마무리하고 말았다.
 

▲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딴 여자복식(사진)은 다시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기권으로 마무리.
▲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딴 여자복식(사진)은 다시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기권으로 마무리.

경기 뒤 신유빈은 남은 여자복식 결승을 위해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7일 아침 경기를 뛸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결승전을 포기했다. 출전을 강행했다가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우려 때문이었다. 결국 여자복식은 왕만위-첸멍 조의 우승으로 마무리됐고, 신유빈은 귀국해서 몸 상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신유빈은 올해 수많은 대회에 연속 출전했다. 아시안게임 전에는 평창아시아선수권대회는 물론 WTT가 주관하는 컨텐더시리즈에 계속 나갔다. 5월 더반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평창아시아선수권대회와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열린 9월 사이에만 여섯 번의 컨텐더 대회를 뛰었다.
 

▲ 강행군하던 신유빈이 급거 귀국을 결정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 강행군하던 신유빈이 급거 귀국을 결정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횟수도 횟수였지만 신유빈은 대회마다 각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대부분 마지막 날까지 경기를 치렀다. 리우대회 2관왕(단식, 혼복), 리마대회 2관왕(단식, 복식), 자그레브 대회 복식 우승, 튀니스대회 단식 준우승, 라고스대회 2관왕(단식, 복식)! 이 기간 동안 신유빈은 전 세계 모든 탁구선수들 중 가장 많은 실전을 치른 선수였다. 컨텐더시리즈를 기반한 상승세는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까지 많은 메달을 따내는 동력이 되어주었지만, 지나치게 많은 실전은 부상의 우려도 동반했던 것이 사실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신유빈의 부상이 아주 심각한 상황까지는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 신유빈의 부친 신수현 관장은 유빈이가 아침에 일어나서 시합을 제대로 하기 힘들 것 같다고 해서 귀국을 결정했다. 돌아와서 정밀 검진을 해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예방 차원이 강하다면서 그동안 무리했으니 일단은 무조건 휴식을 먼저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 컨텐더시리즈에 연속 출전해왔다. 사진은 2관왕에 오른 리마대회 때의 모습. 사진_WTT.
▲ 컨텐더시리즈에 연속 출전해왔다. 사진은 2관왕에 오른 리마대회 때의 모습. 사진_WTT.

그동안 신유빈이 무리한 출전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내년 파리올림픽을 대비한 전략 때문이다. 개인단식도 혼합복식도 아직 올림픽 쿼터와 한국 대표선수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쉴 틈 없이 계속해서 강행군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만은 아닐 것이다. 신유빈은 지난 2021년 휴스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당한 부상으로 이미 1년 가까이를 재활에만 몰두했던 적이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신유빈은 탁구를 하지 못해 행복하지 않았다고 말했었다. 다시 불행을 자초할 이유는 없다.

항저우에서 다시 국민 탁구요정의 위상을 각인한 신유빈을 위해 대한탁구협회 차원의 배려도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아시안게임 이후 이 달 22일까지 또 다시 3회 연속 컨텐더 출전을 이어가려던 신유빈은 계획을 접고 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지금 신유빈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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