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첫 경기에서 카자흐스탄에 신승, 어려웠지만 첫 경기 징크스 ‘극복’

한국 남자탁구 대표팀이 2023 ITTF-ATTU 평창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체 4강에 진출했다. 강원특별자치도 평창돔에서 4일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8강전에서 다크호스 카자흐스탄을 30으로 꺾었다. 장우진(27, 세계8), 임종훈(한국거래소26, 세계17), 안재현(한국거래소23, 세계39)이 차례로 나와서 승리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남자대표팀이 카자흐스탄을 꺾고 4강에 올랐다.

매치를 내주지 않고 30의 완승을 거뒀으나 첫 경기는 역시 첫 경기였다. 1, 2번 주자 장우진과 임종훈이 모두 풀-게임접전의 힘든 승부를 펼쳤다.

장우진은 첫 매치에서 만 16세의 장신 공격수 쿠르만갈리예프 알란의 패기만만한 공격에 밀려 초반 두 게임을 내주고 출발했다. 쿠르만갈리예프는 세계랭킹 204위의 어린 선수였으나 잘 갖춰진 기본기와 파워로 장우진을 당황시켰다. 대회마다 첫 경기에 어려움을 겪는 슬로스타터장우진의 징크스를 걱정할 무렵 반전이 일어났다. 상대 플레이에 적응을 끝낸 장우진이 적극적인 공격으로 흐름을 바꿨고, 3게임부터는 낮게 깔리는 장우진의 톱스핀이 경기를 지배했다. 그것으로 첫 매치는 끝이었다. 어렵게 풀었으나 장우진이 32(9-11, 9-11, 11-7, 11-3, 11-5) 역전승으로 에이스의 책무를 수행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첫 매치 주자 장우진이 신승을 거뒀다.

2번 주자 임종훈도 장우진 만큼이나 힘든 경기를 펼쳤다. 상대 에이스 게라시멘코 키릴(세계72)과 팽팽한 랠리전을 펼쳤다. 첫 게임을 9로 내준 뒤 두 게임을 연달아 잡았지만 4게임을 다시 내주고 5게임에서 최종 승부를 벌였다. 임종훈 역시 첫 경기의 긴장감을 벗어던지지 못한 듯 특유의 왼손 바나나플릭(치키타)에 범실이 많았고, 상대 공격은 빠르고 날카로웠다. 5게임에서는 높은 확률로 적중한 백스핀과 상대 실수가 겹치면서 초반에 벌어진 점수를 끝까지 지킨 임종훈이 결국 32(9-11, 11-8, 11-8, 9-11. 11-7) 승리를 확정했다. 어려운 승부였지만 하마터면 분위기를 내줄 수도 있었던 승부처를 지켜낸 경기였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임종훈도 접전했지만 승부처를 지켜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임종훈도 접전을 벌였지만 승부처를 지켜냈다.

팽팽한 접전을 벌인 두 매치를 모두 내주자 카자흐스탄 벤치에는 무거운 기운이 흘렀다. 반대로 한국은 완전한 승기를 장악하고 기세를 올렸다. 3매치 주자 안재현이 일방 승부를 벌였다. 코트를 폭넓게 지키며 모든 면에서 우위를 보였다. 상대 켄지글로프 아이도스(세계282)는 처음부터 안재현의 상대는 아니었다. 전체 승부의 마지막이 된 3게임에서는 경기를 포기하는 모습에 가까웠다. 안재현이 30(11-8, 11-4, 11-2) 완승을 거두면서 전체 승부도 마침표를 찍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최종 승부의 마침표를 찍은 안재현.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최종 승부의 마침표를 찍은 안재현.

경기 직후 장우진과 임종훈은 첫 경기에 대한 긴장감 때문인지 힘든 승부를 했다. 나름대로 극복을 잘해냈다는 점에서 오히려 기분은 좋다. 공이 잘 안 맞는 것도 아니고 컨디션도 올라오고 있으니까 다음 경기는 더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 번째 매치에서 완승을 거둔 안재현은 형들이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앞에서 이겨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쉬운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이제 4강전에서 중국을 만나는데 우리 홈인 만큼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유승민 회장(오른쪽)이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 박용수 한국선수단장과 함께 선수들을 응원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유승민 회장(오른쪽)이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 박용수 한국선수단장과 함께 선수들을 응원했다.

결국은 중국이다. 한국과 같은 시간 8강전을 벌인 중국은 왕추친(세계2), 판젠동(세계1), 마롱(세계3)이 차례로 나와 하리모토 토모카즈(세계4), 시노즈카 히로토(세계28), 토가미 슌스케(세계44)를 상대로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90’의 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예선부터 출전한 중국은 모든 경기를 몸 풀 듯 치러오고 있는 중이다. 한국 대표팀이 4강전에서 이 강력한 선수들을 상대해야 한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경기 뒤 다음 경기 각오를 전하는 선수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경기 뒤 다음 경기 각오를 전하는 선수들.

주세혁 감독은 경기 직후 카자흐스탄전은 쉬운 상대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경기였다. 선수들이 첫 경기의 부담을 떨쳐내고 잘 극복해준 만큼 다음 경기에서는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도 중국에게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에게는 이긴다는 생각에 앞서 한 포인트 한 포인트를 더 따내겠다는 마음으로 뛰자고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주세혁 감독은 중국을 상대로 '한 포인트 더!'를 외쳤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주세혁 감독은 중국을 상대로 '한 포인트 더!'를 외쳤다.

한국 남자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단체전 디펜딩 챔피언이다. 2021년 도하에서 열린 전 대회에서는 결승전에서 대만을 꺾고 우승했었다. 다만 당시 대회에는 세계 최강팀 중국이 출전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정상 전력으로 출전한 중국을 결승이 아닌 4강전에서 이른 시간에 만났다. 우리 홈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최강 중국을 넘어 정상을 수성할 수 있을까. 한국과 중국의 남자단체 4강전은 6일 정오에 열린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경기 전 선전을 다짐하던 대표팀. 중국전도 잘 싸우자!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경기 전 선전을 다짐하던 대표팀. 중국전도 잘 싸우자!

한편 남자단체 8강전에 앞서 치러진 여자단체전 남은 8강전에서는 홍콩이 카자흐스탄을 꺾고 한국의 4강 상대로 결정됐다. 맞은편에서는 일본과 중국이 4강전을 치른다. 한국과 홍콩의 여자부 4강전은 내일 정오에 치러질 예정이다. 홍콩을 꺾는다면 같은 날 저녁 7시 결승전에서 대망의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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