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탁구협회, 2023-2024 국가대표 및 상비군 선발전 완료

새해 국제탁구무대에서 한국탁구를 대표할 얼굴들이 정해졌다. 대한탁구협회(회장 유승민)는 충남 청양군민체육관에서 2023-2024 탁구 국가대표 및 상비군 선수 선발전을 열고, 남녀 탁구 국가대표팀 선발을 마쳤다. 1217일부터 21일까지 1차 선발전, 23일부터 27일까지 최종선발전을 진행했다. 7개 조 조별리그를 벌인 1차전에서 각 조 1, 2위에 오른 14명이 2022년 국가대표들과 최종전에서 풀-리그를 벌이는 방식이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박강현이 최종 선발전 1위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박강현이 최종 선발전 1위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5일간의 치열했던 최종선발전 결과 남자는 박강현(한국수자원공사), 이상수(삼성생명), 오준성, 우형규, 장성일(이상 미래에셋증권), 박정우(한국수자원공사), 김민혁(국군체육부대)1위부터 7위에 올라 대표팀 선발을 확정했다. 2019년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였던 박강현이 1641위로 화려하게복귀한 가운데, 실업 최고참 이상수가 건재를 과시했다. 상비군에는 안재현(한국거래소), 박규현(미래에셋증권), 황민하, 김동현(이상 한국거래소), 정영훈(KGC인삼공사), 박찬혁(한국마사회)이 선발권에 들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남자 실업 최고참’ 이상수가 건재를 과시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남자 실업 최고참’ 이상수가 건재를 과시했다.

남자대표팀에서는 실업 조기 입단을 택한 미래에셋증권의 주니어 유망주들이 우선 돋보인다. 2020년 대전동산중을 졸업하고 입단한 장성일(18), 내년 대광고 2학년 진급을 앞두고 실업행을 택한 오준성(16)이 그들. 이들과 함께 갓 주니어를 넘어선 우형규(20)도 대표팀에 자력으로 들었다. 특히 지난 대통령기에서 고1 신분으로 일반부를 평정했던 오준성은 마지막까지 수위 다툼을 벌이며 위력을 과시했다. 오상은 미래에셋증권 감독은 벤치에서 아들을 응원했다. 올해 초 고교 2년 진급 대신 미래에셋증권에 입단한 박규현(17)도 끝까지 경쟁하다가 아깝게 상비군 소속이 됐다. 일찍부터 탁구에 집중하며 세대교체 물결을 가속화하고 있는 어린선수들이 향후 국제무대에서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지 각별히 기대되는 대목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미래에셋증권의 ‘주니어’들이 국가대표가 됐다. 오준성의 경기모습.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미래에셋증권의 ‘주니어’들이 국가대표가 됐다. 오준성의 경기모습.

반면 올해 국가대표팀 멤버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대폭 물갈이된 것도 눈에 띈다. 선발전에서 살아남은 올해 대표팀 멤버는 노장 이상수(32) 뿐이다. 지난 청두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 4강 멤버들은 자동선발 장우진(국군체육부대·27) 외에 전원이 밀려나며 충격을 안겼다. 안재현과 황민하(한국거래소·23)는 대표팀이 아닌 상비군으로 밀렸고, 조승민(삼성생명·24)은 탈락했으며, 조대성(삼성생명·20)은 허리 부상으로 중도 기권했다. 추천 한 자리를 두고 이전 대표팀 멤버들이 희망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이은혜가 하나 남았던 귀화선수 자리를 1위로 꿰찼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이은혜가 하나 남았던 귀화선수 자리를 1위로 꿰찼다.

여자대표팀은 올해 대표팀 멤버들이 대부분 다시 선발됐다. 이은혜(대한항공), 윤효빈(미래에셋증권), 김서윤(미래에셋증권), 서효원(한국마사회), 김나영(포스코에너지), 이시온(삼성생명), 유은총(미래에셋증권)이 성적순으로 뽑혔다. 다만 귀화선수를 상비군 이상에서 최대 2명까지로 제한한 규정에 따라 올해 청두 세계대회에서 활약했던 김하영(대한항공)은 최종선발전 3위에 오르고도 대표팀은 물론 상비군에도 들지 못했다. 전지희가 자동 선발됐고, 이은혜가 최종선발전 수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김나영, 이시온, 윤효빈 등 청두세계대회에서 활약했던 익숙한 얼굴들이 포진했다. 상비군에는 양하은, 유한나(이상 포스코에너지), 김성진(대송고), 이승은(안양여중), 이다은(한국마사회), 김태림(독산고)이 선발됐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여자팀도 미래에셋증권이 성과를 냈다. 윤효빈의 경기모습.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여자팀도 미래에셋증권이 성과를 냈다. 윤효빈의 경기모습.

남자부에서 신예 선수들을 대거 대표팀에 진출시킨 미래에셋증권은 여자부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올해 입단한 신예 김서윤이 최종전 5위로 대표팀에 들었고, 기존 대표 윤효빈과 '노장' 유은총도 자리를 지켰다. 남녀 각 3명씩의 대표팀 멤버를 배출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으로 이적한 전지희를 포함하면 여자는 네 명이다. 그밖에 여자부에서는 이승은(안양여중), 박가현(호수돈여중) 1차전에서 맹활약했던 중학생 유망주들도 각별한 눈길을 끌었다. 이승은은 상비군 멤버에 선발돼 경쟁을 이어간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미래에셋증권 김서윤은 올 시즌 입단한 신인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미래에셋증권 김서윤은 올 시즌 입단한 신인이다.

성적순 선발 국가대표 남녀 각 7명과 상비군 남녀 각 6명 외에 남자 임종훈(KGC인삼공사, 16), 장우진(국군체육부대, 18), 여자 전지희(미래에셋증권, 16), 신유빈(대한항공, 19)은 세계랭킹 20위 이내 자동선발 규정에 따라 국가대표팀 멤버로 우선 확정됐다. 여기에 대한탁구협회는 남녀 각 1명의 국가대표팀 멤버와 남녀 각 4명의 상비군 멤버를 추천해 남녀 각 10명의 국가대표팀과 역시 10명의 상비군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상비군 선발 선수가 대표팀에 추천될 경우 상비군에는 최종선발전 차순위 선수가 합류한다. 대표팀 추천은 남녀 국가대표 전임 코칭스태프의 선택을 대한탁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승인하는 방식이다. 상비군 멤버 역시 경향위가 추천한다. 추천 확정 일정은 내년 1월 초까지로 공지됐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여자 실업 최고참’ 서효원이 건재를 과시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여자 실업 최고참’ 서효원이 건재를 과시했다.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실무부회장은 갈수록 랭킹을 우선하는 쪽으로 국제무대 환경이 바뀌고 있다. 올림픽조차 국내 선발전보다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을 우선한다. 세계선수권도 마찬가지다. 당장 내년 남아공 개인전 세계선수권 아시아예선부터 상위랭커 5명만 출전할 수 있다. 그 중 누가 아프더라도 반드시 우리나라 선수가 아닌 차순위 랭커에게 출전권이 돌아간다. 선발전 상황과 별개로 상위랭커를 배제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제는 대표 선발 자체보다 연중 치러지는 ITTFWTT 시리즈에 더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국제경쟁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으로선 출전 가시권 선수들을 모아놓고 그 안에서 경쟁시키는 것이 최선이라고 추천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중학생 수비수 이승은도 선전을 펼쳤다. 상비군에 합류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중학생 수비수 이승은도 선전을 펼쳤다. 상비군에 합류했다.

이번 선발전이 2024년까지 2년 대상인 것도 특기사항이다. 이는 20242월의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일정을 고려한 일이다. 다시 선발해 연 초의 대회를 준비하기에는 주어지는 기간이 너무 짧다. 부산 세계대회에는 같은 해 열리는 파리올림픽 출전권(8)도 걸려있다. 세계대회 대표가 올림픽으로 이어갈 가능성이 다분하다. 결국 한국에선 처음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의 안정적 준비를 위해 이번 선발전 적용범위를 늘린 셈이다. 대한탁구협회는 선발전을 따로 열지 않는 내년의 변수를 고려해 유망주 위주로 상비군 추천을 활용할 방침을 세우고 있기도 하다. 협회의 발 빠른 준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2024년이 지나봐야 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역시 미래에셋증권 소속인 박규현(17)도 끝까지 경쟁하다가 아깝게 상비군 소속이 됐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역시 미래에셋증권 소속인 박규현(17)도 끝까지 경쟁하다가 아깝게 상비군 소속이 됐다.

이번 선발전을 통해 구성된 국가대표 및 상비군은 사실 어떤 특정대회 파견대표팀이 아니다. 국가대표선수촌 훈련에 대한 권리와 의무에서 우선권을 부여하는 상비1, 2군의 성격이 강하다. 국가대표팀 우선 선발 선수들이 2023년 주요 대회 출전을 가시권에 두지만, 각각의 파견 대표는 자체 평가전을 통해 확정한다. 내년으로 연기된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파견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대한탁구협회는 국가대표 상비군 내 자체 평가전 결과에 따라 대표선수와 상비군 멤버의 승강이 이뤄지는 시스템으로 대표단을 운영할 방침이다. 태극마크에 가까이 다가간 선수들도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형국인 셈이다. 2023년까지는 이제 4일밖에 남지 않았고, 경쟁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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