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중국 청두에서 ‘열전 열흘’

- ‘파이널스변화 후 첫 단체전, 남자 33개국, 여자 29개국 출전
- 방역 집중 중국 버블콘셉트로 운영, 싱가포르 경유 입국
- 남녀대표팀 세대교체, 경험 부족 우려 속 재도약 책임감 무장

930일부터 109일까지 열흘간 중국 청두에서 2022 국제탁구연맹 세계 단체전 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스(2022 ITTF World Team Table Tennis Championships Finals)가 열린다. 2018년 할름스타드대회 이후 4년 만의 단체전 세계대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멈췄던 시계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2020년 부산 대회를 끝내 열지 못했던 한국탁구로서는 더 각별한 감정이 섞일 수밖에 없는 무대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를 잘 치른 뒤 재유치에 성공한 2024년 부산대회 개최를 준비해야 한다. 막중한 책임을 짊어진 남녀 국가대표팀이 2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경유지인 싱가포르로 떠났다. 싱가포르에서 하루를 묵으며 코로나19 PCR검사를 실시한 뒤 다음 날 격전지인 청두로 향할 예정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한국탁구 국가대표팀이 청두 세계단체전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스에 도전한다. 인천공항 출국장에 모인 대표팀. 협회 임직원들이 함께 배웅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한국탁구 국가대표팀이 청두 세계단체전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스에 도전한다. 인천공항 출국장에 모인 대표팀. 협회 임직원들이 함께 배웅했다.

이번 대회 한국대표팀은 남자 장우진(국군체육부대·27), 조승민(24), 안재현(23, 이상 삼성생명), 황민하(미래에셋증권·23), 조대성(20, 삼성생명), 여자 전지희(포스코에너지·30), 이시온(삼성생명·26), 윤효빈(미래에셋증권·24), 김하영(대한항공·24), 김나영(포스코에너지·16)으로 구성됐다. 연 초 홍천에서 열린 선발전을 통해 구성된 대표팀은 남자 주세혁 감독, 황성훈 코치, 여자 오광헌 감독, 석은미 코치와 함께 전력을 담금질해왔다(파견선수단 명단 참고).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선수단을 격려하는 임용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선수단을 격려하는 임용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한층 젊은 대표팀으로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 남녀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흐름의 기틀을 다져야 한다는 일차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 출신 주세혁 감독, 지도자로 일본대표팀에서 성공했던 오광헌 감독의 이력과도 맞물리며 새 대표팀은 각별하고도 참신한 기대를 모으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던 비중 있는 국제대회의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우려의 시선도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선수단을 격려하는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전무.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선수단을 격려하는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전무.

실제로 남자대표팀 멤버들 중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출전 경험이 있는 선수는 장우진 한 명뿐이다. 2019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4강에 올랐던 안재현도 아직 단체전은 뛰어본 적이 없고, 조대성과 조승민은 개인전을 포함 세계선수권대회 첫 출전이다. 중학생이던 2013년 추천으로 세계선수권 무대를 밟아본 적이 있었던 황민하 역시 성인무대 대표팀은 첫 경험이다. 여자대표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에이스 전지희와 베테랑 이시온 외에 나머지 세 선수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남녀팀 모두 고비가 닥칠 경우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구심점을 빠르게 확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진천에서 담금질을 계속해온 대표선수단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진천에서 담금질을 계속해온 대표선수단이다.

이번 대회는 그동안 희망하는 모든 가맹국이 출전한 뒤 수준에 따른 디비전을 구분하여 같은 기간 동시에 경기를 진행하던 디비전 시스템에서 예선을 거쳐 출전권을 획득한 나라만 초청해 단일 카테고리로 경기를 벌이는 파이널스로의 변화 후 처음 열리는 세계대회 단체전이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예정보다 출전국 수가 줄었는데, 출전권을 획득한 남자 33개국, 여자 29개국이 나온다. 이에 따라 그룹예선을 남자 7개 조, 여자는 6개 조로 운영한다. 각 조 1, 2위와 함께 각 조 3위 중 예선리그 성적이 가장 좋은 남자 두 팀, 여자 네 팀이 추가로 16강에 진출해 토너먼트로 순위를 가리게 된다. 남녀 모두 9월 현재 ITTF 팀 랭킹 4위인 한국은 D그룹 톱시드로 928일 현지에서 실시될 그룹 편성을 기다리고 있다. 16강 토너먼트 대진 추첨은 그룹 예선이 모두 끝나는 104일 실시된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남자탁구 국가대표팀. 4강 이상을 목표로 한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남자탁구 국가대표팀. 4강 이상을 목표로 한다.

각 팀 간 대전은 5단식(매치별 5게임제)의 뉴-스웨들링 방식으로 치러진다. 출전국 수는 예정보다 줄었지만 남자 판젠동의 중국과 하리모토 토모카즈의 일본, 여자 쑨잉샤의 중국과 이토 미마의 일본 등 강력한 우승후보들은 변함없이 나온다. 독일, 스웨덴을 중심으로 한 유럽세도 넘어야 할 벽이다. 국제무대에서 확실한 존재감이 있는 남녀 에이스 장우진과 전지희의 활약 여부가 일단 한국대표팀의 성패를 좌우할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조대성, 김나영 등 누구보다 오래 대표팀에서의 시간이 남아있을 남녀팀 막내들의 활약 여부도 한국탁구 미래를 진단할 척도로서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여자탁구 국가대표팀. 일단은 8강! 토너먼트는 누구도 모른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여자탁구 국가대표팀. 일단은 8강! 토너먼트는 누구도 모른다.

여전한 팬데믹 상황도 변수다. 중국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내년으로 연기하는 등 주요 스포츠 이벤트들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와중에도 세계탁구선수권만은 탁구최강국답게 강행을 선택했다. 현 시점 세계에서 가장 철저한 방역을 하고 있는 중국은 특정 장소에 경기장, 숙소, 식당 등 운영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춰 놓고 별도 외출을 일절 허용하지 않는 버블콘셉트로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애초 남녀 각 40개국의 정원에 출전국 수가 미치지 못한 것도 이 같은 변수가 작용한 까닭이다. “짜요없는 무관중 경기장에서 우리 선수들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가장 최근 대회였던 2018년 할름스타드 대회에서 여자팀이 남북단일팀 코리아의 감동을 연출했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가장 최근 대회였던 2018년 할름스타드 대회에서 여자팀이 남북단일팀 코리아의 감동을 연출했었다.

지금까지 한국탁구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남녀를 합쳐 모두 27회 시상대에 올랐다. 그 중에는 한국 구기스포츠 사상 최초 세계제패였던 사라예보 신화(1973)’도 있고, 남북단일팀 코리아가 일궈낸 지바의 작은 통일(1991)’도 있다. 또한 1975년과 1977년 여자팀, 1987년과 1989년 여자팀, 2006년과 2008년 남자팀이 연출했던 아까운 연속 준우승 기록도 있다. 가장 최근 단체전 대회였던 2018년 스웨덴 할름스타드대회에서는 남녀대표팀이 동반으로 세계 4강에 복귀했다. 특히 여자대표팀은 1991년 이후 27년 만의 단일팀 코리아를 결성해 3위에 오르는 감동을 연출하기도 했었다(역대 단체전 전적표 참고).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가장 최근 대회였던 2018년 할름스타드 대회에서 남자팀도 세계 4강에 복귀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가장 최근 대회였던 2018년 할름스타드 대회에서 남자팀도 세계 4강에 복귀했다.

코로나로 인한 우여곡절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한국탁구에 좀 더 뼈아프다. 2020년 부산에서 붐을 조성하고 재도약하고자 했던 계획은 예정에 없던빚만 남긴 채 무산됐다. 4년 만에 열리게 된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은 다시 2년 뒤 열릴 부산대회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가시적인 성과가 절실하다. 우리 선수들이 4강전, 결승전이 이어지는 8일과 9일에도 코트에 남아 승리를 다툴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스물여덟 번째, 스물아홉 번째 시상대에 다시 설 수 있다면 한국탁구는 좀 더 의욕적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꿈꿀 수 있게 될 것이다. 주세혁오광헌 남녀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책임감을 갖고 뛰겠다고 다짐하며 경유지인 싱가포르로 향했다.

주세혁 남자대표팀 감독
  선수들이 대부분 WTT 대회에 다녀온 상황이어서 최근에는 컨디션 회복에 주력해왔다. -워크 등 분위기는 좋지만 계속 실전을 치르면서 잔부상들을 조금씩 안고 있는 것은 걱정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들인 만큼 잘 극복해주리라 믿는다. 대회 목표는 최소 4강권을 잡고 있다. 기본적인 팀 랭킹을 유지해야 향후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도 좋은 위치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은 D그룹 톱시드로 출발하는데 그룹 내 2번 시드는 프랑스, 슬로베니아, 홍콩, 이집트 중 하나다. 프랑스가 좀 까다로운 상대지만 그룹 1위로 토너먼트에 올라 승부를 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장우진을 중심으로 나머지 선수들을 상대에 따라 적절히 활용할 것이다. 우리 대표팀이 전체적으로 경험이 부족하지만 오래 선수를 해온 감독으로서 그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선수 때의 경험을 살려 고비를 넘을 수 있도록 돕겠다. 이번 대회를 이후 내년 아시안게임, 후년 올림픽까지 이어가는 과정의 중요한 교두보로 삼겠다. 많이 응원해 달라.

오광헌 여자대표팀 감독
  사실 대회 준비 과정이 완벽했다고는 할 수 없다. 팀이 구성되고 4개월이 됐는데 그 중 2개월은 시합에 주력했고, 나머지 2개월도 충분한 훈련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에이스 전지희의 고질적인 무릎부상이 재발한 것도 불안요소다. 하지만 선수들 분위기는 나쁘지 않고 의욕도 넘친다. 선수들의 실력과 의지를 믿고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대회 목표는 일단 8강까지는 어떻게든 가자는 것이 첫째다.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서 시상대는 꼭 올라가자고 다짐하고 있다. 전지희, 이시온 빼고 모두 세계대회가 처음인데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험 쌓아서 내년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나아가 후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싶다.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경험부족 문제를 우선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경험부족은 약점일 수 있지만 장점으로 바꿀 수도 있다. 겁 없이 대들자 열심히 싸우자. 일본대표팀에서였지만 지도자로서 세계대회 경험은 충분하다. 선수들이 잘 싸울 수 있도록 돕겠다. 여자 역시 D그룹 톱시드로 출발하는데 프랑스, 슬로베니아, 대만 등 까다로운 상대와 수위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우선 1위로 16강에 가야 한다. 토너먼트에 가면 승부는 모르는 것이다. 여자팀의 선전을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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