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뒤셀도르프 제54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외교관 출신 탁구 국제심판으로 유명한 마영삼 레프리(전 덴마크 대사)가 국제탁구연맹(ITTF) 심판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마영삼 레프리는 뒤셀도르프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한창이던 지난달 31일 개최된 국제탁구연맹 총회에서 심판레프리위원회(Umpires and Referees Committee)의 새 회원으로 선출된 데 이어, 6월 3일 개최된 이사회(Board of Directors)의 승인을 받아 심판위원장으로 정식 임명됐다. 한국인으로 국제탁구연맹 심판위원장을 맡은 경우는 마영삼 레프리가 최초다.
 

▲ 마영삼 레프리가 한국인 최초로 국제탁구연맹 심판위원장에 임명됐다.

ITTF 심판위원회는 국제탁구연맹 소속 심판 및 레프리 활동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원만하고 공정한 경기 진행’의 목적 아래 심판 및 레프리의 선발과 교육, 운영을 담당한다. 현재까지 국제탁구연맹이 자격을 부여한 국제심판(White Badge) 수는 약 7,000명이며 그 중 약 50%가 경기 현장에서 실질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 메이저 대회에서 심판 활동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상급심판(Blue Badge)은 약 260명. 또 다른 전문그룹으로 각종 대회에서 심판진 운영을 담당하는 레프리가 있는데 약 200명 정도가 활동 중이다. 심판위원장은 국제심판과 레프리 모두를 대표하여 국제탁구연맹 관련 각종 회의에 참석한다.

마영삼 신임 국제탁구연맹 심판위원장은 뒤셀도르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막바지에 현장에 도착한 뒤 토마스 바이케르트 국제탁구연맹 회장 및 간부진과 연쇄 면담을 갖고 심판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는 등 분주한 일정을 소화했다. 심판위원회는 8명의 정위원(full member)과 6명의 준위원(corresponding members), 그리고 2-3명의 특별고문 등으로 구성돼 있다.

마영삼 위원장은 심판위원장으로 취임한 것에 대해 “대한탁구협회의 적극적 지원으로 가능했던 일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협회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최선을 다해 소임을 수행할 것”이라면서 “전 세계 국가를 회원국으로 두고 있는 스포츠 종목은 탁구가 유일하다. 지구상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탁구를 즐길 수 있도록 심판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마영삼 신임 ITTF 심판위원장은 "최선을 다해 소임을 수행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 위원장은 청년 외교관 시절이던 1991년 방글라데시 근무 중 마침 그곳에서 개최된 국제청소년탁구대회에 참가한 한국 출신 국제심판의 모습에 매료돼 탁구심판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2012년 국제심판(White Badge) 시험에 합격하여 ‘대망’을 이뤘고, 내친 김에 상급심판인 ‘Blue Badge’에 도전하여 2년 만인 2014년에 합격했다. 2015년에는 연수를 거쳐 국제레프리 시험을 통과, 한국인으로서는 최단기 연속 승급 기록도 세웠다.

마 위원장은 주 이스라엘 대사 시절(2008~2011)과 주 덴마크 대사 시절(2014~2016) 탁구를 매개로 외교 활동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주재국 탁구협회가 자국 선수들을 한 수 위 실력을 가진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보내기를 희망했고, 당시 마 대사가 대한탁구협회에 연락하여 여러 차례 성사시킨 바 있다. 특히 작년 리우 올림픽 직전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했던 조나단 그로스는 한국 팬들에게도 알려져 있는 선수다. 조나단은 덴마크탁구협회와 마 위원장, 대한탁구협회의 주선으로 한국 실업팀 미래에셋대우에서 훈련하고 올림픽에 출전했다. 지난 4월 코리아오픈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프란치스카 패트릭(독일)의 파트너로 한국 정상은-장우진 조와 대결했던 바로 그 선수다.

“스포츠와 장애인” 국제워킹그룹 공동의장도 겸하고 있는 마 위원장은 네팔 장애인 탁구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작년 4월 성공적으로 출범시켰으며, 이외에도 아프리카에서 장애인 배드민턴 프로젝트를 가동시켰으며, 올해 들어서는 피지 장애인 스포츠 프로그램도 주선했다. 외교관직에서는 작년 말 정년퇴직했으며 지금은 유엔 기구 UNITAR와 연계된 제주국제연수센터 소장으로 근무 중이다.

마영삼 국제탁구연맹 심판위원회 신임 위원장은 매년 휴가를 몽땅 탁구 심판 활동에 쏟아 부어 가족들로부터 핀잔도 자주 들었다고 한다. 국제심판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몇 차례 이상씩 심판 활동을 하고 평가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선수 출신이 아닌 순수 아마추어로서 심판위원장에까지 이른 마 위원장은 후배들에게 “어차피 취미 활동을 할 바에는 좀 더 집중하면 보람 있는 목표를 이룰 수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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