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월드투어 2017 코리아오픈 남자복식

정상은(삼성생명·27)-장우진(미래에셋대우·22) 조가 ITTF 월드투어 2017 코리아오픈 남자복식에서 우승했다.

정상은-장우진 조는 23일, 대회 마지막 날 첫 경기로 치러진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프란치스카 패트릭(독일)-조나단 그로스(덴마크) 조를 3대 2(11-9, 8-11, 12-10, 7-11, 12-10)로 꺾었다. 강한 힘을 앞세우는 유럽 선수들에게 빠른 박자로 대응하며 치열한 난타전을 펼친 끝에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특히 3게임에서는 5-10까지 뒤지던 상황에서 연달아 7점을 따내며 뒤집었을 만큼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과 끈기가 빛났다.
 

▲ (인천=안성호 기자) 정상은-장우진 조가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우승했다.

4게임을 다시 내주고 위기를 맞았지만 마지막 5게임에서 또 한 번 극적인 승부를 펼쳤다. 3-7. 7-9까지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지만 승자는 결국 정상은-장우진 조였다. 10-10 듀스에서 강렬한 치키타로 매치포인트를 잡아난 뒤 마지막 랠리에서도 몸을 던져가며 날카로운 포어 드라이브로 상대 진영을 꿰뚫은 정상은의 과감성이 최후의 순간 빛났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두 선수는 뜨겁게 서로를 끌어안았다.

프란치스카 패트릭과 조나단 그로스는 국적은 서로 다르지만 함께 자주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이다. 작년 월드투어에서만 세 번(크로아티아, 헝가리, 오스트리아) 이나 우승 경험이 있다. 2016년 유럽선수권대회도 같이 나와 우승했다. 둘이 호흡을 맞춘 시간은 같은 국적의 한국 선수들보다 오히려 길었다. 게다가 상대 조는 4강전에서 한국의 에이스 복식조인 이상수(국군체육부대·27)-정영식(미래에셋대우·25) 조를 이기고 올라온 선수들이다. 프란치스카 패트릭은 단식 4강전에서 한국의 마지막 보루였던 임종훈(KGC인삼공사·20)을 이기고 단식 결승에도 올라있는 선수다. 쾌승으로 한국 팀 동료들의 패배도 대리 설욕했다. 강한 상대들을 만나 통쾌한 승부를 연출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경기가 끝난 후 두 선수는 서로를 뜨겁게 끌어안았다.

정상은-장우진 조는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복식조다. 이번 대회가 국제무대 첫 출전이다. 애초에는 지난 아시아선수권대회부터 뛸 예정이었지만 정영식의 부상으로 우시에서는 급히 파트너를 변경했었다. 함께 훈련을 시작한지 3주일 남짓이다. 첫 출전한 대회에서 바로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정상은-장우진 조는 경기 후 “같은 오른손이고 스타일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훈련하면서 맞춰왔다. 연습보다는 오히려 실전을 치러가면서 서로가 적응된 면이 있다. 이제는 서로가 원하는 플레이를 빠르게 알 수 있는 정도가 됐다. 처음 나온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앞으로의 예감도 좋다.”고 말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프란치스카 패트릭과 조나단 그로스는 지난해 국제무대에서 네 번이나 우승했던 강자들이다.

정상은과 장우진은 직전에 치러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잘 싸웠던 선수들이다. 정상은은 세계랭킹 1위 마롱을 꺾고 단식 결승까지 오르며 최고의 화제를 모았었다. 장우진도 단체전에서 선전하며 한국의 은메달을 견인했고, 단식에서도 톱-랭커 중 한 명인 쉬신(중국, 세계3위)에게 졌지만 주니어 세계챔피언 하리모토 토모카즈를 32강전에서 꺾고 전직 챔피언의 위력 시범을 했었다. 당시 대회에서의 체력 부담이 발목을 잡아 이번 코리아오픈 단식에서 초반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남은 힘을 쏟아 부은 복식에서 우승하며 한국 탁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 (인천=안성호 기자) 짧은 기간 훈련에도 최상의 성과를 낸 정상은-장우진 조. 세계대회에서도 선전을 다짐했다.

정상은-장우진 조는 6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올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도 그대로 출전한다. 빅-이벤트를 앞두고 이번 대회에서 자신감을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아직 완벽한 호흡은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더 좋아질 수 있는 부분도 많고, 서로간의 장점을 좀 더 발휘할 수 있게 연습하다보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다. 둘이서 하는 복식이지만 둘이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하겠다. 세계대회 목표는 일단 4강 진출이다.”라고 말했다.

단식에서의 부진으로 시름했던 한국탁구도 복식에서 우승하며 한숨을 돌렸다. 2017 코리아오픈은 현재 여자복식 결승전이 열리고 있다. 이후에는 남녀단식 결승전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의 경기는 없지만 다음 대회를 기약하는 자극으로 삼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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