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월드투어 2017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부진 심각

KGC인삼공사의 영건 임종훈이 현재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ITTF 월드투어 2017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16강에 진출했다.

21일 오전 치러진 남자단식 32강전에서 임종훈은 일본의 무라마츠 유토(세계22위)를 4대 0(11-6, 11-7, 11-5, 11-1)으로 완파했다. 앞서 치러진 21세 이하 단식에서 코리아오픈 2연패를 일궈냈던 임종훈은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남자탁구 최후의 보루로 떠올랐다. 임종훈이 꺾은 무라마츠 유토는 한국의 노장 주세혁(세계17위)에 이어 세계정상급의 기량과 랭킹을 갖고 있는 수비수다. 
 

▲ (인천=안성호 기자) 임종훈이 남자단식 16강에 올랐다. 한국 남자탁구에서는 혼자 남았다.

KGC인삼공사 소속 실업 3년차인 임종훈은 까다로운 왼손 셰이크핸더다. 서브, 리시브와 디펜스에서 강점을 갖고 있고, 파워도 겸비했다. 주니어시절부터 많은 기대를 받아왔던 유망주로 각 연령대 대표팀을 모두 거쳐 온 엘리트다. 지금까지 국제대회에서는 코리아오픈 2연패를 비롯해서 지난해 헝가리오픈까지 21세 이하 단식만 세 번을 우승했다.

안정된 경기운영과 수비능력에 비해 공격력에서 약간의 보완점을 지적받아왔던 임종훈은 이번 대회에서 훨씬 향상된 기량으로 차근차근 전진하고 있는 중이다. 임종훈 외에 나머지 선수들이 전멸한 상황이어서 임종훈의 활약은 특히 돋보이고 있다.

KGC인삼공사의 고수배 감독은 “임종훈이 21세 이하 단식을 연속 우승하면서 자신감이 올라왔다. 상대적으로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면서 가진 능력을 다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한국남자탁구는 이번 대회에서 임종훈 외에는 전반적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국내 상위랭커들이 줄줄이 본선 1회전에서 탈락했다.

최고 랭커 정영식(미래에셋대우, 세계8위)은 루마니아의 쇠츠 후너(세계89위)에게 32강 1회전에서 2대 4(5-11, 7-11, 11-7, 11-3, 7-11, 8-11)로 패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임종훈 외에는 전반적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손목 이상으로 고심하고 있는 정영식도 1회전에서 탈락했다.

아시아선수권 단체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이상수(국군체육부대)와 장우진(미래에셋대우, 세계48위)도 둘 다 일본 선수들에게 졌다. 이상수는 타조에 켄타와 풀-게임접전을 벌였으나 3대 4(11–5, 6-11, 8-11, 9-11, 11-8, 11-6, 10-12)로 졌고, 장우진은 세계19위의 강호 마츠다이라 켄타에게 1대 4(9-11, 6-11, 11-5, 12-14, 7-11)로 힘없이 졌다.

특히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세계1위 마롱(중국)을 꺾어 주목받았던 정상은(삼성생명)도 본선 첫 경기에서 무너져 아쉬움을 남겼다. 독일의 복병 필루스 루벤(세계34위)에게 0대 4(14-16, 6-11, 4-11, 8-11)로 완패했다.

차세대 주전들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박정우(KGC인삼공사)와 조승민(삼성생명)은 본선 진출까지는 성공했으나 역시 본선 첫 경기였던 32강 1회전에서 세계적인 강자들의 벽을 실감했다. 박정우는 독일의 노장 볼 티모(세계11위)에게 0대 4(5-11, 5-11, 9-11, 8-11)로, 조승민은 일본의 니와 코키(세계13위)와 재대결해 1대 4(5-11, 6-11, 8-11, 11-5, 10-12)로 패했다.

이처럼 남자탁구가 전반적인 부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한 전문가는 “아시아선수권 직후라 피곤이 겹친 영향도 있겠지만 한국탁구의 기술력에 한계가 왔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과거 빠른 풋-워크로 펜 홀더에서 강점을 보였던 한국탁구가 셰이크핸드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정체성을 상실한 측면이 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우리만의 색깔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임종훈의 다음 상대는 세계적인 강자다. 자존심을 걸고 싸운다.

임종훈 혼자 남은 남자개인단식은 16강전을 모두 마치고 8강전을 앞두고 있다. 임종훈의 다음 상대는 타이완의 츄앙츠위엔이다. 세계랭킹 10위로 빠른 스피드를 앞세우는 강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분명 버거운 상대임에 틀림없지만, 혼자 살아남은 임종훈에게는 이제 한국탁구의 자존심도 걸려있다. 임종훈의 16강전은 21일 오후 7시 30분경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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