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월드투어 2017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거침이 없다. 임종훈(KGC인삼공사·20)이 무섭게 직진하고 있다. 포르투갈 에이스 마르코스 프레이타스(세계15위)마저 돌려세웠다.

22일, 인천남동체육관에서 계속된 ITTF 월드투어 2017 코리아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임종훈은 프레이타스 마르코스에게 4대 1(13-11, 6-11, 11-8, 11-9, 11-4) 쾌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테이블 가까이에서 빠른 박자로 상대를 요리한 작전의 승리였다. 중진에서 변칙을 가미한 연결 플레이를 즐기는 프레이타스의 템포에 말려들지 않았다.
 

▲ (인천=안성호 기자) 또 이겼다. 임종훈이 프레이타스를 누르고 4강까지 전진했다. 경기 전에 인사를 나누던 두 선수.

끌려가면서도 끈질기게 따라붙는 근성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게임포인트를 3점이나 주고도 역전에 성공한 첫 게임이 백미였다. 이후부터 프레이타스는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2게임을 내준 뒤 전열이 흐트러질 수도 있었던 3게임에서 다시 승부를 가져온 것도 중요한 승부처가 됐다. 임종훈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한 프레이타스가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고 전진으로 이동해 맞부딪쳤으나 네트 근처에서는 임종훈의 스피드가 계속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횡회전, 하회전을 섞어 넣는 임종훈의 서브에 프레이타스의 리시브는 종종 높이 떠올랐다.

예상을 뛰어넘은 완승이었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프레이타스는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마지막 게임은 단 4점에서 끝냈다. 4강 진출!
 

▲ (인천=안성호 기자) 테이블 가까이에서 빠른 승부를 펼쳤다. 작전의 승리!

경기 직후 임종훈은 “시합 전에 상대의 경기 동영상을 분석하고 들어간 게 효과를 봤다. 고수배 감독님, 이상준 코치님과 함께 세운 작전이 잘 맞아 들어갔다. 상대의 템포에 말릴 것을 우려했는데 오히려 프레이타스가 내 구질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 있게 싸웠다.”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임종훈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탁구 최후의 보루로서 톡톡히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벌써 한국 선수들 중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21세 이하 단식 2연패에 성공했고, 오픈단식에서도 무라마츠 유토(일본, 세계22위), 츄앙츠위엔(타이완, 세계10위), 프레이타스 마르코스(세계15위) 등 세계적인 강호들을 연파하고 4강까지 올랐다. 뛰어난 디펜스에 비해 보완점으로 지적되던 공격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모습으로 경기마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강호들을 계속 상대하면서 오를대로 올라있는 자신감도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오히려 임종훈의 페이스에 말린 프레이타스. 종반엔 신경질적인 모습도 연출했다.

이상수(국군체육부대), 정영식(미래에셋대우), 정상은(삼성생명), 장우진(미래에셋대우) 등 세계선수권 파견 국가대표들이 모두 초반에 탈락한 상황에서 임종훈의 선전은 더욱 돋보인다. 16강전부터 외롭게 홀로 싸우고 있으며, 경기장을 찾은 관중에게 강렬한 인상으로 각인되고 있는 중이다.
 

▲ (인천=안성호 기자) 잘했다. 종훈아! 이상준 코치가 임종훈을 격려하고 있다.

그리고 임종훈의 전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제는 4강전! 준결승 상대는 독일의 프란치스카 패트릭이다. 프란치스카 패트릭은 세계랭킹은 60위권에 있지만 파워를 앞세우는 전형적인 유럽형 스타일로 매우 까다로운 난적이다. 전진과 중진을 오가는 변칙적인 스타일의 프레이타스에 비해 중진에서의 결정력은 오히려 앞선다는 평가다. 또 한 번 결코 쉽지 않은 상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임종훈은 물이 올랐다. 장기인 짧은 플레이는 물론 중진에서의 포어 백 드라이브도 전혀 밀리지 않고 있다.
 

▲(인천=안성호 기자) 이제는 4강전이다. 임종훈은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종훈은 “프란치스카 패트릭도 아직 싸워보지 못한 상대다. 쉽지 않은 상대지만 지금까지처럼 한 점 한 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임할 각오”라고 말했다. 결승전이 보인다. 맞은편 대진에서는 일본의 요시무라 마하루와 독일의 노장 볼 티모가 맞대결한다. 또 한 번의 도전이 시작될 임종훈의 4강전은 22일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다. 예정시간은 저녁 여덟시 15분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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