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master ITTF 월드투어 2017 코리아오픈

현재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ITTF 월드투어 2017 코리아오픈 경기장에 낯선 시설이 등장했다. 중앙에 테이블 한 대를 놓고 사방 높이 조명을 설치할 수 있는 거치대가 세워졌다. 경기가 시작되면 기존에 익숙하던 체육관 조명이 모두 꺼지고 거치대에 설치된 조명만이 중앙의 테이블을 중심으로 경기장을 비춘다. 관중은 마치 극장에서 스크린을 주시하듯 어둠 속에서 선수들의 경기모습에 집중한다.
 

▲ (인천=안성호 기자) 환상적인 경기장에서 시합이 펼쳐지고 있다.

조명 시설뿐만이 아니다. 테이블 앞뒤로 펜스 역할을 하도록 세워진 전광판에서는 실제 극장 스크린처럼 영상이 수시로 띄워진다. 플로어 한쪽 끝에 세워진 대형 스크린에서도 마찬가지다. 화면에서는 대회 타이틀과 선수들의 플레이, 프로필 등이 오간다. 시합 전에 선수들은 바로 그 대형 스크린 뒤쪽에서 아나운서의 멘트와 함께 모습을 드러내고 차례로 경기장에 입장한다. 이후 관중을 향한 소개와 인사를 거쳐 선수들은 어둠 속에서 홀로 빛나는 환상적인 경기장에서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아직 국내 탁구계에서는 낯선 용어인 ‘스포츠 프리젠테이션’이 탁구경기장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 (인천=안성호 기자) 선수 입장부터가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4강에 오른 볼 티모(독일)의 입장 모습.

사실 ITTF가 이 ‘스포츠 프리젠테이션’을 구현하기 시작한 지는 오래 됐다. 월드투어를 결산하는 그랜드파이널이나 남녀탁구월드컵 등 인터넷을 통해 국제탁구연맹(ITTF)의 시합을 본 팬이라면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카타르나 인도오픈 등 올해 열린 월드투어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국제탁구연맹이 탁구경기 관전의 흥미를 배가시키고 경기장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이미 몇 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코리아오픈은 운영 예산상의 이유로 지난해까지 이전과 같은 평범한 경기장에서 시합해왔을 뿐이다.
 

▲ (인천=안성호 기자) 전체 조명이 켜진 상태의 체육관. 조명이 꺼지면 탁구경기장은 곧 ‘스크린’이다.

그런데 올해 ITTF의 오버롤 타이틀 스폰서(월드투어 전체 타이틀 스폰서, 각국은 별도의 메인 스폰서를 구할 수 있음)를 맡은 씨마스터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회 운영에 관여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대회의 메인 스폰서까지 확보한 씨마스터가 해당 경비로 코리아오픈 경기장에 ‘프리젠테이션’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합의한 것이다. 결국 인천 남동체육관에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낯설기만 한 매우 특별한 모습의 탁구장이 만들어졌다.
 

▲ (인천=안성호 기자) 폐막까지 얼마 남지 않은 코리아오픈, 현재 단식 8강전이 진행 중이다. 오전 경기에서 승리하고 4강에 오른 요시무라 마하루(일본).

넓은 플로어에 설치된 단 한 대의 탁구대! 모든 시선이 집중되는 환상적인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본 관중들의 반응도 뜨겁기만 하다. 인근 인천에서 왔다는 한 관중은 “이런 경기장에서 경기를 보니 훨씬 재밌는 관전이 가능하다. 선수들의 플레이도 확실히 더 멋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중은 “국내에서의 시합도 이렇게 치르면 탁구라는 종목의 품격도 훨씬 높아질 것 같다. 웬만한 프로경기 이상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 선수들의 경기 결과는 아직까지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경기 외적으로는 전에 없던 운영으로 호평 받고 있는 2017 코리아오픈이다.
 

▲ (인천=안성호 기자) 한국 선수로는 임종훈만 8강에 올랐다. 오후 경기를 앞두고 있다.

한편 폐막까지 단 이틀을 남겨두고 있는 2017 코리아오픈은 22일 현재 현재 남녀단식 8강전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KGC인삼공사의 임종훈만이 8강에 올라 오후 경기(네 시 15분)를 앞두고 있다. 개인복식에서는 정상은-장우진 조가 결승에 올라 마지막 날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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