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우시 제23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폐막!

정상은(27·삼성생명)이 2017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에서 준우승했다.

16일 저녁, 제23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정상은은 중국의 판젠동(세계랭킹 2위)에게 0대 3(5-11, 5-11-8-11) 패배를 당하고 아쉽게 준우승으로 만족했다. 결승까지 오던 모습 그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완벽에 가까운 판젠동의 포어백 드라이브를 견뎌내기에는 힘에 부쳤다.
 

▲ 정상은이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하고 준우승으로 만족했다. 하지만 가치 있는 준우승이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아쉽게 최종 승부에서 패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정상은의 기세는 놀라웠다. 32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인 현역 ‘챔피언’ 마롱(중국)을 꺾는 기적을 연출하고, 16강전 장티아니(홍콩), 8강전 요시무라 마하루(일본), 4강전 니와 코키(일본) 등 세계적인 강자들을 차례차례 꺾고 결승까지 진출했다. 한국 남자탁구가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단식에서 4강에 오른 것은 2007년 대회 오상은 이후로 10년 만의 일이다. 정상은은 한 발 더 나아가 결승까지 진출하며 준우승의 역사를 다시 썼다. 은메달은 김택수 현 남자대표팀 감독이 2000년 대회 때 따낸 이후로 무려 17년 만이다.

정상은은 중국 지린성 옌볜 조전족 자치주에서 태어난 재중동포 2세다. 2005년 한국에 온 뒤 동인천고에 진학해 한국에서의 선수생활을 본격적으로 이어갔다. 2007년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을 제패한 이력에서 보듯이 탁구계의 많은 기대를 받아온 유망주 출신이다. 2009년 삼성생명에 입단해 실업무대에서도 강자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정상은은 기대에 비해 국제무대에서 두드러지는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함께 ‘차세대 5인방’으로 꼽혀왔던 이상수, 정영식, 서현덕, 김민석 등의 그늘에 상대적으로 가려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활약상은 그래서 더 극적이었다.
 

▲ 정상은은 판도를 뒤흔든 주인공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최근 국제대회 출전이 많지 않아 세계랭킹에서 배제돼있는 정상은은 이번 대회 이후 집계될 랭킹에서 수직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리우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쳤던 한국탁구는 ‘본색’을 드러낸 정상은의 가세로 국제무대를 향한 새로운 경쟁구도가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선의의 경쟁만큼 경기력 향상에 중요한 자극은 없다. 정상은의 준우승이 갖는 가치는 단순한 은메달 이상의 성과였다. 한국탁구는 다시 뜨거워질 것이다.
 

▲ 한국탁구는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두 개와 동메달 하나를 수확했다. 국가대표로 복귀한 김경아는 현지에서도 화제였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중국 우시에서 치러진 올해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는 이로써 모든 막을 내렸다. 개최국 중국이 남녀단체전과 남녀복식, 혼합복식, 남자단식 등 6개 종목을 석권한 이번 대회는 겉으로 드러난 결과를 넘어 수많은 이변과 파란으로 점철된 대회였다. 여자단식에서 일본의 10대 소녀 히라노 미우가 중국의 강자들을 연파하고 정상에 오른 것이 그 절정이었다. 남자단식에서도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마롱이 초반에 무너지는 등 세계 탁구를 호령해왔던 중국의 기세가 전 같지 않았다. 마롱을 꺾은 정상은은 판도를 뒤흔든 주인공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 한국탁구는 다시 뜨거워질 것이다. 단체전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였던 장우진의 경기모습. 사진 국제탁구연맹.

한국 탁구는 이번 대회에서 정상은의 단식 은메달과 함께 남자단체전 은메달, 여자단체전 동메달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개인전에서는 정상은의 선전 외에 아쉽고 안타까운 순간들도 없지 않았다. 큰 기대를 모았던 김경아-서효원 '수비듀오'도 일본의 어린 수비듀오에게 무너졌다. 18일부터는 인천에서 코리아오픈이 이어진다. 중국은 나오지 않지만 아시아의 새 챔피언 히라노 미우, 그리고 정상은과 맞대결했던 요시마무 마하루, 니와 코키 등 일본의 강자들을 비롯, 홍콩, 싱가포르, 독일 등등 탁구강국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코리아오픈이 아시아선수권의 성과 위에서 기쁨은 기쁨대로 이어가고 부족했던 부분들은 다시 보완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는 무대가 되길 기대해본다. 탁구는 계속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