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23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정상은(27·삼성생명)이 기어코 결승까지 진격했다.

대회 마지막 날인 16일 오후 중국 우시에서 치러진 제23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4강전에서 정상은은 일본의 니와 코키와 풀-게임접전을 치르고 극적인 3대 2(6-11, 9-11, 11-5, 11-7, 13-11) 역전승을 거뒀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집중력의 승리였다. 정상은은 경기 초반 상대의 변칙적인 서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두 게임을 쉽게 내줬다. 3게임부터 보다 공격적으로 나선 정상은은 이어진 4게임까지 상대를 몰아붙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 정상은이 기어코 결승까지 진출했다. 패색이 짙었던 경기를 극적으로 뒤집었다. ITTF 중계화면 캡쳐.

마지막 게임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전열이 정비되지 않았던 게임 초반 순식간에 5점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정상은은 포기하지 않았다. 엔드 체인지 후 첫 랠리를 3구부터 빠르게 공략해 5게임 첫 득점에 성공한 정상은은 이어진 랠리에서 끈질긴 공격을 시도해 조금씩 조금씩 점수를 쌓아나갔다.

하지만 초반에 잃은 점수의 간극이 너무 컸다. 매치포인트를 먼저 허용했다. 6-10까지 뒤지면서 아시아선수권에서의 강렬했던 도전이 멈추는 듯싶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게 아니었다. 정상은은 테이블 위에서의 백스핀 리시브를 연달아 성공시켰고, 상대 니와 코키가 머뭇거리는 사이 빠른 공격으로 한 점 한 점 따라붙었다. 결국 듀스!

이후는 추격에 성공한 정상은의 페이스였다. 11-11로 다시 한 번 듀스를 이뤘지만 승기를 잡은 정상은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12-11, 마지막 랠리에서 강력한 백드라이브가 니와 코키의 백코스를 꿰뚫는 순간 정상은은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이겼다!

정상은이 기어코 결승전에 진출했다. 세계랭킹 1위 마롱을 이겼지만 정상은이 결승까지 가리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그만큼 도처에 강자들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상은은 계속해서 전진하며 마롱을 이긴 것이 단순한 운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포기하지 않는 집념은 4강전에서 맞은 절체절명의 위기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되어줬다.

이제 정상은은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결승전 상대는 판젠동(세계2위)과 장지커(세계4위, 이상 중국) 둘 중 하나다. 현재 4강전을 벌이고 있는 두 선수는 누가 올라와도 벅찬 상대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계속해서 기적을 연출해온 정상은이다. 경기는 해봐야 안다. 여자단식 우승을 일본의 히라노 미우에게 내준 중국도 긴장이 극에 달해 있다.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로 치러질 남자단식 결승전은 잠시 뒤인 오후 6시 15분경에 치러진다.
 

▲ 진격의 정상은! 결승전 상대는 장지커와 판젠동 둘 중 하나다.  ITTF 중계화면 캡쳐.

여자단식은 마지막까지 이변으로 승부가 마무리됐다. 딩닝(세계1위)과 주위링(세계3위)을 연파하고 결승까지 올랐던 일본의 17세 소녀선수 히라노 미우(세계11위)가 첸멍(세계5위)마저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그것도 3대 0(11-9, 11-8, 11-7)의 완벽한 승리였다. 홈그라운드에서 대회를 열고 있는 중국탁구가 흔들리는 중이다. 남자복식에서 판젠동-린가오유안 조가 우승했지만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단식에서 벌써 우승컵을 하나 내줬다. 마지막 경기, 마지막 승부에서 정상은이 또 한 번의 기적을 연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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