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2016 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폐막

2016년 도하 그랜드파이널스 남자단식은 세계1위 마롱의 우승으로 끝났다. 작년 리스본 그랜드파이널스 우승에 이은 2회 연속 제패다. 앞서 4강전에서 한국의 정영식(미래에셋대우)을 4대 0(11-9, 11-8, 11-8, 14-12)으로 이기고 결승에 오른 마롱은, 마지막 승부에서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판젠동마저 4대 2(11-5, 11-4, 11-9, 7-11, 12-14, 11-9)로 이기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 마롱이 남자단식을 석권하면서 역대 최다 우승자가 됐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올해 남자단식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마롱, 판젠동, 쉬신 세 선수가 나란히 4강에 오르며 비슷한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그리고 최종 결과 역시 똑같은 양상으로 마무리됐다. 마롱의 입장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리우올림픽 출전경쟁에서 내내 지켜왔던 우위를 확실히 했던 작년 대회에 비해 올해는 올림픽 2관왕 달성 이후 잠깐 시달렸던 부진을 털어낸 우승이었다는 점이다. 마롱은 올림픽 이후 처음 참가했던 청두 중국오픈 결승전에서 이전까지 국제무대에서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판젠동에게 0대 4(9-11, 11-13, 8-11, 5-11) 완패를 당하며 올림픽 후유증에 대한 우려를 낳았었다. 하지만 이후 중국 슈퍼리그에서의 꾸준한 활약을 통해 컨디션을 되찾았고, 결국 올해 마지막 대회에서 ‘갓마롱’으로 완벽하게 복귀한 것이다.

판젠동은 리우올림픽 이후 전중국선수권대회, 청두 중국오픈, 독일 자르브뤼켄 남자탁구월드컵 등을 연이어 제패하며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다. 중국 슈퍼리그에서도 초반 연승을 질주하며 놀라운 기세를 과시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피로가 쌓인 듯 슈퍼리그에서도 전반기에 볼 수 없었던 패배(17승 3패)가 이어졌고, 결국 이번 그랜드파이널스에서도 만족할 성적을 이루지 못했다. 마롱과의 경기내용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지만 결과는 준우승이었다.
 

▲ 최근 상승세에 있던 판젠동은 또 다시 마롱의 벽을 넘는데 실패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결승전은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마롱이 세 게임을 연속해서 따내며 일방적으로 흘렀다. 하지만 판젠동의 저력도 무서웠다. 4, 5게임을 연이어 따내며 추격한 것. 하지만 마롱이 후배의 상승세를 그냥 두고 보지 않았다. 이어진 6게임을 따내며 결국 4대 2 최종 우승을 확정했다. 마롱으로서는 듀스접전 끝에 패한 5게임 이후 곧바로 이어진 6게임에서 끝낸 것이 이번 경기의 가장 중요한 승부처였다고 할 수 있다. 5게임에서 10-7까지 앞서다가 역전패를 당한 만큼 분위기가 판젠동 쪽으로 완전히 넘어가버릴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6게임 역시 초반에는 마롱이 끌려가는 분위기였지만 결국 11-9로 승부를 매조지했다.

마롱 - “그랜드파이널스에서 5번째 우승을 차지해 매우 행복하다. 나는 이번 대회 내내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 특히 결승전에서 판젠동의 도전을 잘 버텨냈다. 오늘은 출발이 아주 좋았지만, 경기 중반 리드하고 있었던 중요한 순간에 잘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에 이기기엔 충분했다. 누구든지 매치포인트에 도달하면 마음이 급해진다. 나 역시 오늘 매치포인트에서 범실이 많았다. 다행인 것은 6게임을 승리했다는 것이다. 물론 5게임에서 4번의 매치포인트를 지켜내지 못한 것은 무척 아쉬웠지만, 이후의 감정을 잘 조절했다.” (ITTF 인터뷰 내용 중)

이번 결승전은 마롱과 판젠동의 10번째 국제무대 맞대결이었다. 이번 승리로 마롱이 10전 9승 1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가게 됐다. 그리고 이번 우승은 마롱의 그랜드파이널스 역대 5번째 우승이다. 마롱은 2008년, 2009년 중국 마카오대회와 2011년 영국 런던대회를 우승했고, 지난해 리스본대회에서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었다. 이번 대회에서 다섯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그랜드파이널스 5회 우승은 역대 최다우승 기록이기도 하다. 마롱 다음으로 많은 우승을 달성한 선수는 은퇴한 왕리친(중국)의 3회가 최고다. 여자부에서는 역시 은퇴한 장이닝이 이전까지 마롱과 같은 4회의 우승을 기록했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남녀를 통틀어 역대 최다 우승을 기록한 ‘갓마롱’이다.
 

▲ 여자단식에서는 주위링이 우승했다. 독일의 한잉을 완파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한편 남자단식에 앞서 치러진 여자단식 결승전에서는 주위링(중국)이 독일의 중국계 수비수 한잉을 4대 0(11-9, 12-10, 12-10, 11-3)으로 꺾고 우승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딩닝이 부상으로 중도 이탈했지만, 우승은 역시 ‘차이나’가 가져갔다. 작년 대회에서 딩닝과 함께 복식을 우승했었던 주위링은 이번 대회를 통해 ‘홀로서기’에 성공하면서 단식에서의 경쟁력도 증명해냈다.

단식 이전에 먼저 결승을 치른 개인복식에서는 한국의 정영식-이상수 조가 남자복식을, 일본의 하마모토 유이-하야타 히나 조가 여자복식을 우승했다. 이로써 장도를 달려온 2016년 월드투어도 그 모든 막을 내렸다.
 

▲ 올 시즌 월드투어가 그 모든 막을 내렸다. 남자복식을 우승한 정영식-이상수 조도 기분 좋은 마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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