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ITTF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 일본 조 꺾고 우승

정영식(미래에셋대우)-이상수(삼성생명) 조가 2016년 월드투어 남자복식 챔피언에 올랐다.

11일 저녁 카타르 도하에서 치러진 2016 ITTF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일본의 모리조노 마사타카-오시마 유야 조를 4대 2(5-11, 2-11, 12-10, 11-9, 11-7, 11-4)로 이겼다. 패기 넘치는 일본 선수들의 도전을 원활한 호흡으로 이겨냈다.
 

▲ 정영식-이상수 조가 남자복식을 우승하면서 ‘유종의 미’를 수확했다. 올 시즌은 많은 국제대회가 있었다. 사진은 코리아오픈에서의 모습. 결국 월드투어 챔피언! 월간탁구DB.

경기 초반엔 위기가 먼저 있었다. 긴장이 채 풀리지 않았던 초반 두 게임을 연달아 힘없이 내줬다. 하지만 승부처가 된 3게임을 듀스 접전 끝에 이겨내고 평정심을 회복했다. 정영식의 안정적인 디펜스와 이상수의 강한 결정력이 살아나면서 승부는 순식간에 한국 쪽으로 기울었다. 마지막이 된 6게임은 경기 초반과 정 반대의 양상으로 빠르게 끝났다. 정영식-이상수 조의 우승으로 결판났다.

정영식-이상수 조는 올 시즌 내내 각종 월드투어 복식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왔지만 우승까지 이르지는 못했었다. 준우승 3회(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코리아), 4강 진출 3회(쿠웨이트, 카타르, 폴란드), 8강 진출 2회(독일, 일본)가 다였다. 하지만 최종 결산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결국은 2016년 월드투어 최강 복식조로 남게 됐다. 향후의 경기에서 더욱 자신 있게 임할 수 있는 발판을 마지막 순간 마련했다. 우승 이상으로 값진 '유종의 미'를 거둔 셈이다.
 

▲ 정영식은 단식에서도 가치 있는 성적을 올리면서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정영식-이상수 조의 우승은 ITTF 그랜드 파이널스에서 나온 한국의 세 번째 남자복식 우승이다. 이전까지는 2001년 톈진대회에서 김택수-오상은 조, 2014년 방콕대회에서 조언래-서현덕 조가 우승한 적이 있었다. 국제탁구연맹은 1996년부터 한 해를 결산하는 월드(프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를 열어오고 있다. 정영식-이상수 조의 우승은 20년간 세 번에 불과할 만큼 가치 있는 성적이다.

최상의 성과를 낸 복식과 더불어 정영식은 단식도 의미 있는 성적을 올렸다. 전날 최강자 마롱과 재대결한 4강전에선 0대 4(9-11, 8-11, 8-11, 12-14)로 패했지만 4강의 준수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 남자단식 4강 중 비중국계 선수는 정영식 뿐이다. 나머지 세 명은 마롱, 판젠동, 쉬신이다. 이름만으로도 오금저리는 강자들 틈에 당당 자리했다.

실제로 정영식은 이번 대회에서 미즈타니 준(일본, 세계5위), 츄앙츠위엔(타이완, 세계9위) 등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높은 강자들을 연파했다. 현재 10위인 정영식의 랭킹도 이번 대회 이후 보다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림픽 해를 정리하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장으로서는 더할 나위없는 마무리였다.
 

▲ 아깝게 패한 양하은. 하지만 나아진 경기력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한편 여자단식에서 기대를 모았던 양하은(대한항공)은 일본의 강호 이시카와 카스미와 대결한 8강전에서 아쉬운 2대 4(12-10, 11-7, 9-11, 7-11, 11-13, 6-11) 역전패를 당했다. 먼저 앞서갔지만 뒷심이 달렸다. 한국 여자선수들은 전지희-양하은 조의 복식 3위, 양하은의 단식 8강으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남자복식 결승전에 앞서 치러진 여자복식 결승전에서는 일본의 ‘영건’ 들인 하마모토 유이-하야타 히나 조가 홍콩의 두호이켐-리호칭 조를 4대 2(11-8, 15-17, 11-9, 9-11, 11-8, 12-10)로 이기고 우승했다. 홍콩 조는 한국의 전지희-양하은 조를 이기고 올라간 선수들이다. 2016년 국제탁구연맹이 주관하는 마지막 국제대회인 2016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는 현재 남녀단식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 2016년 국제대회가 모두 마무리됐다. 대회 기간 중 치러진 ‘ITTF 2016 Table Tennis Star Award’에 참가했었던 한국 선수들. 사진 국제탁구연맹.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