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정영식도 8강 탈락

장우진(KDB대우증권)의 돌풍이 8강에서 멈췄다. 2일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제22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홍콩의 웡춘팅에게 완패하며 입상권 진입에 실패했다.
 

▲ ‘장우진 돌풍’이 아쉽게 8강에서 멈췄다.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웡춘팅(홍콩)에게 완패했다. 사진 flickr.com 제공.

오른손 이면타법을 구사하는 웡춘팅은 올해 들어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고 있는 선수다. 작년 50위권의 머물렀던 세계랭킹도 1년 새 17위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장우진의 지난 상대인 장지커(중국)의 이름값엔 비할 순 없겠지만, 41위의 장우진이 방심할 수 있는 선수는 절대 아니었다.

실제로 장우진은 이번 대회 들어 가장 힘겨운 승부를 치러야 했다. 웡춘팅의 까다로운 공격에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밀리며 2-11로 1게임을 내줬다. 5-2로 앞서가던 2게임도 쉽게 역전을 허용하며 7-11로 패했다. 이후 장우진은 단 한 번의 리드도 가져오지 못했다. 남은 3, 4게임도 전부 내주며 0대 4(2-11, 7-11, 3-11, 8-11)의 완패를 당했다.
 

▲ 아쉽게 8강에서 멈췄지만 장우진은 이번 대회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장지커와의 개인단식 16강전 모습. 사진 flickr.com 제공.

장우진은 단체전 4강과 개인단식 16강에서 연달아 ‘세계최강’ 장지커를 격파하며 이번 대회 최고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었다. 그러나 장지커와의 16강 승부에서 겪어야 했던 날카로운 신경전은 성인무대 경험이 짧은 장우진에겐 예상보다 큰 압박으로 다가온 듯했다. 이어진 8강에서 장우진은 주눅 든 모습을 보이며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메달권 진입 문턱에서 만난 복병 웡춘팅에게 허망하게 패하며 분루를 흘려야 했다.

비록 아쉽게 8강에서 멈췄으나 장우진이 이번 대회 보인 눈부신 활약만은 세계탁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무엇보다 최강 중국에게도 밀리지 않는 기백과 자신감을 얻은 것은 성적 이상의 수확이었다.
 

▲ 선전했으나 현역 최강의 왼손 펜 홀더 쉬신의 벽은 너무 높았다. 신중한 정영식. 사진 flickr.com 제공.

뒤이어 8강전을 치른 ‘선배’ 정영식(KDB대우증권)도 선전했다. 현역 최강의 왼손 펜 홀더 쉬신(중국)에게 패했지만 대등한 경기를 벌였다. 초반 특유의 성실한 플레이로 쉬신을 당황케 했다. 3게임까진 2대 1로 앞서갔다. 그러나 쉬신의 폭발적인 공격을 끝까지 버텨내긴 역부족이었다. 뒤이은 세 게임을 내리 내주며 2대 4(4-11, 11-5, 11-7, 6-11, 7-11, 4-11) 역전패를 당했다.

4강 진출엔 실패했으나 정영식 역시 쉬신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선전을 펼치며 한국 에이스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번 대회 정영식, 장우진 두 KDB대우증권 '형제'가 최강 중국을 상대로 보여준 활약은 순위를 넘어 한국남자탁구의 ‘희망의 불씨’를 지핀 승부들로 기억될 만했다.

장우진과 정영식을 꺾은 웡춘팅과 쉬신은 대회 마지막날인 3일 4강전에서 맞붙는다. 반대편 대진에선 츄앙츠위엔(타이완)과 판젠동(중국)이 격돌한다. 이미 4강전을 치른 여자단식에선 중국의 차세대 라이벌 주위링, 첸멍이 잠시 후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주위링은 무쯔(중국)를, 첸멍은 펑티안웨이(싱가포르)를 각각 4강에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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