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탁구선수권 남녀단식, 정영식, 송마음도 8강 진출

세계가 주목! 장우진의 파란!!

장우진(KDB대우증권)이 또 이겼다!

남자단체 4강전에서 세계 최강의 공격수 장지커(중국, 세계4위)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던 장우진이 남자단식 16강전에서도 다시 한 번 장지커를 꺾으며 단체전에서의 승리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 장우진이 또 이겼다. 단식에서도 장지커를 꺾었다. 월간탁구DB(ⓒ안성호).

1일, 진행된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장우진은 특유의 근성을 앞세워 맹렬한 도전을 펼쳤다. 이전 시합에서 이미 장우진에게 일격을 허용한 바 있었던 장지커는 한국 어린 선수의 놀라운 투지가 ‘트라우마’가 된 듯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첫 게임을 단 3점만 내주고 가져온 장우진은 두 번째 게임을 5점에서 내줬지만 다시 시작된 3게임에서 장지커를 7점으로 묶었다.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흔치 않은 강렬한 중진플레이를 구사하는 장우진의 장기가 중국 외 선수들에게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접전으로 당황한 장지커의 대각을 자주 꿰뚫었다. 장지커는 네트 앞에서도 중진에서도 밀리지 않는 장우진의 기세에 밀려 4게임마저 단 4점만 따내는데 그쳤다. 이어진 5게임을 듀스 끝에 겨우 가져갔으나 이미 승세는 장우진이 독점하고 있었다. 6게임 11-8! 장우진 특유의 환호가 또 다시 파타야를 뒤흔들었다.

장우진의 기세가 놀라울 정도다. 사실 장우진은 장지커 이전 32강전에서 일본의 또래 수비수 무라마츠 유토와의 승부에서 큰 고비를 맞았었다. 상대의 질긴 커트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게임스코어 1대 3까지 밀렸다. 하지만 이번 대회 최고 이변의 주인공답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고비가 된 5게임을 듀스 끝에 잡아낸 뒤 6게임을 5점만 내주고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운명의 7게임에서 다시 한 번 듀스 접전을 펼쳤다. 장우진의 창과 무라마츠의 방패가 오래 부딪쳤지만 승자는 결국 장우진이었다. 힘든 고비를 넘긴 장우진은 이어진 16강전에서 다시 넘기 어려울 것 같았던 장지커의 벽을 부쉈다.
 

▲ 거침없는 장우진, 8강전에서는 홍콩의 웡춘팅을 상대한다. 월간탁구DB(ⓒ안성호).

장지커는 2011년, 2013년 세계선수권을 연거푸 제패했던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자다. 지난 쑤저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4강에 올랐다. 지금은 수많은 선수들의 필수기술이 된 테이블 위 백스핀 리시브(일명 치키타)를 가장 먼저 개척하고 실전에서 무기로 사용한 주인공이다. 하지만 자신의 치키타를 두려워하지 않는 장우진을 만나면서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세계랭킹에서도 무려 37계단이나 차이나는 장우진(세계41위)에게 두 번 연거푸 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장지커가 세계를 제패했던 2013년, 세계주니어선수권을 제패했던 장우진은 2년이 지난 현재 우상이나 다름없던 장지커를 잡아내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됐다. 말 그대로 ‘라이징(떠오르는) 스타’다.

거침없이 8강까지 진출한 장우진의 다음 상대는 홍콩의 웡춘팅(세계17위)이다. 역시 강한 상대지만 장지커를 꺾은 기세를 늦추지 않는다면 또 다시 승리하지 말란 법이 없다. 세계 탁구팬들의 시선이 한국의 유망주에게로 쏠리고 있다.

정영식, 송마음도 8강 진출

장우진과 함께 출전한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정영식(KDB대우증권, 세계14위)이 8강에 동반 진출했다. 32강전에서 싱가포르의 강자 양지를, 16강전에서 일본의 복병 오시마 유야를 꺾었다. 특히 오시마 유야는 지난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한국 선수들을 끈질기게 괴롭혔던 까다로운 상대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실제 경기도 어렵게 흘러갔다. 5게임까지 2대 3으로 밀렸다. 하지만 정영식은 두 번 당하지 않았다. 특유의 끈기 있는 디펜스와 쉬지 않는 공격을 앞세워 오시마를 공략했고 결국 6, 7게임을 따내며 승리했다. 풀-게임접전 끝에 힘겨운 승리를 따냈다. 정영식은 8강전에서 현역 최강의 왼손 펜 홀더 쉬신(중국, 세계2위)을 상대한다. 쉬신 대 정영식 전의 승자가 장우진 대 웡춘팅 전의 승자와 4강에서 만난다.
 

▲ 정영식도 8강에 올랐다. 까다로운 상대 오시마 유야를 16강전에서 제압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한편 이번 대회는 개인단식 남녀 톱시드 마롱과 딩닝이 등부상과 뜻밖의 발열로 기권한 상태다. 남자 팡보, 판젠동, 쉬신 여자 류스원, 주위링, 첸멍, 무쯔 등 최강의 중국선수들이 8강에서 위력시범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회가 열렸다. 우리나라의 송마음(KDB대우증권)은 64강전에서 딩닝과 싸워야 했으나 행운의 기권승을 거두고 1번 시드가 만나야 할 상대들을 차례로 꺾어가며 8강까지 무혈입성했다. 16강전에서 홈그라운드 태국의 타모르완과 풀게임접전을 벌였지만 무난히 승리한 송마음에게 진짜 고비는 이제부터다. 쑤저우세계선수권 4강의 주인공 무쯔가 8강전 상대다.

공교롭게도 모두 KDB대우증권 소속인 장우진, 정영식, 송마음 외에 나머지 한국 선수들은 모두 16강 이하에서 탈락했다. 기대를 모았던 이상수(삼성생명)는 판젠동에게 졌고, 여자부의 서효원(렛츠런)과 양하은(대한항공)은 각각 무쯔와 후쿠하라 아이(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남녀단식 8강전은 대회 개막 7일째가 되는 2일 오후 치러진다.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8강까지 전진한 우리 선수들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가 모아진다.

한국 8강 진출자들 32강전, 16강전 결과

▶ 32강전
장우진 4(8-11, 11-4, 11-13, 7-11, 12-10, 11-5, 12-10)3 무라마츠 유토(일본)
정영식 4(7-11, 12-10, 12-10, 11-5, 6-11, 11-9)2 양지(싱가포르)
송마음 4(11-2, 11-1, 8-11, 11-4, 11-9)1 구스틴(인도네시아)

▶ 16강전
장우진 4(11-3, 5-11, 11-7, 11-4, 12-14, 11-8)2 장지커(중국)
정영식 4(11-7, 8-11, 6-11, 12-10, 13-15, 11-6, 11-3)3 오시마 유야(일본)
송마음 4(8-11, 11-5, 3-11, 11-7, 4-11, 11-9, 11-6)3 타모르완(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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