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월드투어 2015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정영식(KDB대우증권)이 2015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다.

‘형보다 나은 아우’였다. 앞서 치러진 여자단식 결승전에서는 일본의 ‘언니’ 후쿠하라 아이가 ‘동생’ 이토 미마를 4대 0(11-6, 11-7, 12-10, 11-4)으로 완파했지만, 이어진 남자단식 결승전에서는 한국의 ‘동생’ 정영식이 ‘형’ 주세혁을 이겼다. 더 앞서 치러진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김민석(KGC인삼공사)과 함께 우승을 일궈냈었던 정영식은 이로써 슈퍼시리즈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우승컵을 두 개나 들어올렸다. 우승상금만도 32,000불(단식 26,000달러, 복식 6,000달러)이다.
 

▲ (인천=안성호 기자) 정영식이 단식도 우승하면서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마지막 날인 5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대회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정영식은 대표팀 선배 주세혁(삼성생명)을 4대 1(11-9, 11-1, 9-11, 11-9, 11-8)로 눌렀다. 세계 최강의 수비수 주세혁이 질긴 커트를 앞세워 끈질기게 버텼지만 정영식은 특유의 성실함을 앞세워 쉬지 않고 공격했다. 먼저 두 게임을 따낸 뒤 3게임을 내주고 잠시 흔들렸지만 ‘포기’를 모르는 정영식의 뚝심은 결국 승리를 쟁취해냈다. 초반부터 내내 리드를 해나간 끝에 예상 밖의 낙승을 거뒀다.

정영식의 월드투어 우승은 이번 대회가 생애 두 번째다. 지난 6월 치러진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금년에만 두 번째 우승으로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다. 코리아오픈에서는 2010년 언더21 단식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만 개인단식 결승에 오른 것도 이번 대회가 처음이었다. 복식에서는 김민석과 함께 2010년과 2012년, 그리고 작년 대회에서 각각 3위에 오른 적이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단복식을 모두 석권하면서 그간의 아쉬움을 한꺼번에 털어냈다.
 

▲ (인천=안성호 기자) 한국남자탁구 ‘새로운 에이스’의 탄생을 알렸다. 단복식 모두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정영식(세계21위)의 우승은 세대교체기 한국남자탁구에서 ‘새로운 에이스’의 탄생을 예고한 것이라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국내무대에서는 꾸준히 랭킹 1위를 고수하며 챔피언의 자리를 지켜왔지만 국제무대에서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맏형’ 주세혁(세계15위)에 가려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은 직후 보다 공격적인 스타일로의 변신을 꾀했고, 이후 치러진 각종 대회에서 강인한 이미지를 심는 데도 성공을 거뒀다. 쑤저우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치러진 오픈대회에서 연이어 선전하면서 세계랭킹도 10위권 문턱까지 끌어올렸다. 슈퍼시리즈로 치러진 이번 대회를 우승하면서 다음달 랭킹에서는 더욱 큰 폭의 상승도 기대된다.

내년 리우올림픽 출전을 가시권에 두고 있는 정영식은 지상목표로 삼았던 이번 대회 우승을 세계적인 스타 주세혁을 꺾고 달성하면서 자신감도 배가시켰다. 그동안 흔들리는 대표팀의 중심을 잡아주던 주세혁은 후배의 챔피언 등극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한국남자탁구는 2015년 코리아오픈에서 ‘새로운 에이스’를 맞이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두 개의 우승패를 손에 든 정영식. “믿기 힘들 만큼 기뻐요!”

정영식은 우승을 확정한 직후 “믿기지 않을 만큼 기쁘다. 호주오픈을 우승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끌어올렸던 것이 사실이다. 일본오픈 때도 컨디션이 좋았는데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 아쉽게 패했었다. 바로 이어진 이번 대회를 통해 좋은 컨디션을 다시 확인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앞으로는 모든 목표를 올림픽에 맞춰두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 (인천=안성호 기자) 2006년 대회 이후 9년 만의 코리아오픈 우승을 목전에 뒀던 주세혁. 아쉽게 2위에 그쳤다.

이로써 5일간 치러진 2015 코리아오픈은 남자단식 결승전을 끝으로 모든 경기일정을 마감했다. 뜻밖의 ‘메르스 사태’로 인해 대회 규모는 줄었지만 한일양국의 강호들과 프랑스, 스웨덴 등의 유럽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성황리에 진행됐다. 연속 6회째 인천에서 치러진 코리아오픈은 또 한 번의 성공적인 대회로 기록됐다.

21세 이하 종목은 모두 일본이 우승을 가져갔지만 남녀단복식은 남자는 한국, 여자는 일본이 우승하면서 균형을 이뤘다. 정영식(한국, 남자단식), 후쿠하라 아이(일본, 여자단식), 정영식-김민석(한국, 남자복식), 이토 미마-히라노 미우(일본, 여자복식)가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 영광의 주인공들이다. 성적과는 별도로 남녀단식 톱시드 미즈타니 준(세계5위)과 이시카와 카스미(세계5위)를 한국의 유망주들인 장우진(KDB대우증권)과 최효주(삼성생명)가 잡아내면서 미래의 희망을 밝힌 것도 성과였다. '돌풍의 주인공'들이었던 장우진과 최효주는 남녀단식 4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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