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월드투어 2015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여자단식 4강전

여자단식 결승전 대진은 일본 선수들끼리의 싸움으로 완성됐다. 대회 폐막일을 맞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ITTF 월드투어 2015 코리아오픈이다.

5일 오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치러진 여자단식 준결승전에서 이토 미마와 후쿠하라 아이 두 일본 선수가 승리하고 나란히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의 최효주와 독일의 산샤오나 두 중국계 귀화 선수들이 도전했으나 일본 선수들의 코스 공략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금년 초 크로아티아오픈에서 같은 상대에게 역전패를 경험한 적이 있었던 이토 미마는 최효주의 움직임에 대비한 방책을 완벽하게 세우고 나왔다. 능란한 백핸드를 앞세워 코스를 몰아갔고, 비어있는 자리를 순간적인 속공으로 꿰뚫었다. 최효주의 강렬한 회전은 블로킹으로 버텨냈다. 이토 미마의 백핸드 스트레이트가 최효주의 맥을 자주 빼놓았고, 듀스까지 따라붙었던 3게임 외에는 이렇다 할 접전양상이 벌어지지도 않았다. 0대 4(7-11, 8-11, 10-12, 5-11) 최효주의 완패였다.
 

▲ (인천=안성호 기자) 최효주의 돌풍이 아쉽게 4강에서 멈춰섰다. 이토 미마에게 완패했다.

3위로 만족하게 됐지만 최효주는 경기가 끝나고 관중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여자단식 톱시드 이시카와 카스미, 수비 유망주 사토 히토미 등 일본의 강호들을 연파하고 4강까지 진출한 선전에 대한 보답이었다. 비록 이토 미마의 속공에는 대처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를 토대로 최효주는 내년 올림픽 출전 목표의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 관건은 아직 일천한 경험에 따른 부족한 적응력을 얼마나 키워낼 수 있느냐다. 최효주는 무시할 수 없는 강자로서의 존재감을 내보이면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견제를 받게 될 것이 자명하다. 이토 미마의 대비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이번 대회 4강전은 그 아픈 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효주를 지도해온 유승민 코치는 경기 직후 “우리도 나름대로 준비를 했지만 이토 미마가 더 많은 대비를 하고 나왔다. 좋은 경험을 한 만큼 향후 또 다른 대회들의 좋은 약이 될 것이다. 아직 어린 선수이므로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이토 미마가 완벽한 경기운영으로 결승에 올라갔다. 역시 ‘천재’다웠다.

이토 미마와 최효주의 4강전 이후 바로 이어진 경기도 양상은 비슷했다. 독일의 산샤오나는 관록 있게 버텨냈으나 후쿠하라 아이의 안정되고 질긴 백 핸드를 펜 홀더로 버텨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후쿠하라는 집요하게 산샤오나의 백코스를 공략했고, 포어코스의 빈틈에서 착실히 포인트를 쌓아올렸다. 매 게임 접전이 이어졌지만 최종 스코어는 후쿠하라의 4대 1(11-6, 9-11, 11-9, 11-8, 11-3) 승리를 가리켰다. 작년 대회 때 우승했던 한잉(독일)에 이어 중국계 독일 선수의 연속우승을 노렸던 산샤오나의 희망도 4강에서 멈췄다.
 

▲ (인천=안성호 기자) ‘원조 신동’ 후쿠하라 아이도 결승에 올라갔다. 일본 여자선수들끼리의 신구맞대결 구도도 흥미롭게 됐다.

여자단식은 결국 후쿠하라 아이 VS 이토 미마 두 일본선수의 신구 맞대결로 우승자를 가리게 됐다. 후쿠하라 아이는 ‘신동’으로 통하던 일본 여자탁구의 ‘원조 천재’다. 이토 미마 역시 현역 ‘탁구 신동’이다. 이제 갓 만 15세를 바라보는 어린 선수지만 일본 여자탁구의 미래를 넘어 벌써 에이스급으로 성장한 ‘천재’다. 신동 출신과 신동의 맞대결이라는 흥미로운 구도로 벌어질 여자단식 결승전은 오후 네 시에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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