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1위, 개인다승랭킹, 복식다승랭킹도 모두 1위 ‘퍼펙트’ 우승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산청군청이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확정의 순간!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산청군청이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확정의 순간!

첫 매치 포문은 수원 화홍고 동기동창이 열었다. 산청군청 오민서와 서울시청 김예능은 현 소속팀은 갈렸지만 곡선중과 화홍고에서 6년간 함께 생활했던 친구 사이다. 복식 파트너로도 여러 번 함께 뛰었다. 고교 졸업 후 오민서가 미래에셋, 김예능은 서울시청으로 가면서 헤어졌으나 국군체육부대에 비슷한 시기에 입대해서 군생활도 어울렸다. 김예능이 서울시청으로 복귀한 뒤, 조금 늦게 전역한 오민서가 산청군청행을 택하면서 내셔널리그에서 함께 뛰게 된 두 친구는 운명처럼 2023년 남자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첫 매치에서 만났다. 산청이 정규리그 1위로 일찌감치 챔프전에 직행했고, 정규리그 3위였던 서울이 플레이오프에서 2위 팀 인천시설공단에 2연승하면서 극적으로 성사된 승부였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첫 매치에서 기선을 제압한 오민서. 다승 1위다운 경기력!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첫 매치에서 기선을 제압한 오민서. 다승 1위다운 경기력!

두 친구는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첫 게임을 오민서가 빠르게 가져갔으나, 이어진 2게임을 김예능이 더 빠르게 가져갔다. 승부는 3게임에서 갈렸다. 김예능이 6-4까지 앞섰으나 산청 이광선 감독의 작전타임 이후 갑작스레 판이 흔들렸다. 오민서의 닥공모드가 통하면서 순식간에 역전됐다. 결국 승리는 오민서의 몫이었다. 김예능은 인천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단·복식 2점을 따내는 맹활약을 펼치면서 팀을 챔프전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오민서는 이번 시즌 개인다승 부문 2131위를 기록하면서 산청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던 주인공이다. 시즌 내내 꾸준했던 오민서가 결정적 고비에서 더 강했다. 산청의 리드.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2매치 승부처를 천민혁이 잡아냈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2매치 승부처를 천민혁이 잡아냈다.

2매치 첫 게임은 결과적으로 챔프전의 가장 중요한 승부처였다. 서울시청 에이스 김민호와 산청군청의 전천후 플레이어 천민혁이 맞붙어 무려 네 번의 듀스를 이어가는 접전을 펼쳤다. 승부를 끝낸 결정구는 중펜 김민호의 허점을 파고든 천민혁의 노련한 포어핸드 플릭이었다. 15-13으로 끝난 첫 게임 결과는 다음 게임으로도 영향을 미쳤다. 천민혁은 한결 여유 있게 대응했고, 김민호는 서둘렀다. 역시 치열한 시소게임이었으나 천민혁은 리드를 뺏기지 않고 경기를 운영했다. 10-9에서 김민호의 회심의 일격이 천민혁이 본능적으로 내민 라켓을 맞고 엔드를 튕겼다. 운도 천민혁을 따랐고, 두 매치를 모두 따낸 산청은 더 크게 앞섰다. 승부처를 점령한 산청군청은 통합우승을 위한 9부 능선에 도달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서울시청이 복식에서 반전의 기틀을 다졌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서울시청이 복식에서 반전의 기틀을 다졌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서울시청이 복식에서 반전의 기틀을 다졌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서울시청이 복식에서 반전의 기틀을 다졌다.

전세가 기울었으나 서울은 포기하지 않았다. 김예능-최원진 조가 3매치 복식에서 반전 승부를 펼쳤다. 상대는 올 시즌 복식랭킹 1위 조재준-천민혁 조였으나 예상 밖의 역전승을 일궈냈다. 첫 게임을 내준 김예능-최원진 조는 듀스 승부를 펼친 2게임을 잡아낸 뒤 3게임에서는 갑작스레 전열이 흐트러진 상대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승리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첫 게임을 지고 역전했던 복식조는 서울의 희망이었고, 산청 입장에서는 상대 에이스를 잡은 2매치가 더욱 소중해지는 순간이었다. 승부는 결국 4매치 진짜 에이스대결로 넘어갔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이광선 산청군청 감독의 신중한 벤치.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이광선 산청군청 감독의 신중한 벤치.

그리고 4매치는 올 시즌 남자 내셔널리그를 평정한 산청 에이스 오민서의 확실한 '대관식'이 됐다. 이미 부담스러웠던 첫 매치를 승리하며 기세를 올린 오민서는 서울시청 김민호를 확실하게 리드했다. 포어핸드도 백핸드도 상대가 기다리는 코스를 절묘하게 피해갔다. 랠리가 거듭될수록 포인트는 오민서의 스코어보드에 쌓였다. 1대 0으로 앞선 2게임 10-4, 오민서의 백핸드 플릭이 김민호의 라켓을 튕기는 순간 오민서는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벤치를 향해 달려갔다. 산청군청의 프로리그 2연패가 확정되던 순간이었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산청군청 응원단의 열렬한 환호가 큰 힘이 됐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산청군청 응원단의 열렬한 환호가 큰 힘이 됐다.

산청군청 남자탁구단이 한국프로탁구리그 남자내셔널리그를 2연패했다. 15일 수원광교체육관에서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챔피언결정전에서 서울시청을 31로 완파했다.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정상에서 끝낸 통합우승이었다. 챔프전에서도 에이스매치를 모두 따내는 맹활약을 펼친 오민서는 개인다승랭킹도 1, 결승전에서는 패했지만 조재준-천민혁 조는 복식랭킹도 1위였다. 여자부 통합우승팀 금천구청처럼 오를 수 있는 정상이란 정상은 모두 오른 퍼펙트우승이었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승부는 결국 오민서가 끝냈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승부는 결국 오민서가 끝냈다.

산청군청의 이번 시즌 출발은 좋지 못했다. 2월 말 내셔널리그 개막과 동시에 신생팀 화성시청과 라이벌 인천시설공단에 2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산청의 패배는 그 두 번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내리 12연승을 달리면서 최강팀의 위력을 뽐냈다. 원년 우승 주역 조재준과 천민혁이 건재했고, 시즌 전 상무에서 합류한 오민서가 에이스 활약을 펼치면서 끝까지 선두를 고수했다. 산청군청은 작년에는 정규리그에서 2위에 오른 뒤 포스트시즌에서 1위 팀 제천시청을 꺾고 역전 우승했었다. 이번 시즌은 정규리그부터 더 완벽한 경기를 운영했고, 결국 챔피언결정전도 지배하면서 2연패의 감격을 누렸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오민서는 우승을 확정하고 벤치로 달려갔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오민서는 우승을 확정하고 벤치로 달려갔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오민서는 우승을 확정하고 벤치로 달려갔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오민서는 우승을 확정하고 벤치로 달려갔다.

산청군청의 2연패와 시즌 통합우승을 일궈낸 이광선 감독은 경기 직후 아직까지도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지금은 리그가 끝났구나 하는 생각뿐이다. 초반에 2연패를 당하면서 어려웠는데, 이렇게 잘 싸워서 우승까지 와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뿐이다. 권희승 체육회장님을 비롯해서 멀리 산청에서부터 직접 와서 응원해준 산청군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 그리고 서울시청 팀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정말이지 고생 많으셨다.”고 감회 어린 소감을 전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서울시청도 잘 싸웠다. 준우승 시상 직후.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서울시청도 잘 싸웠다. 준우승 시상 직후.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한 서울시청도 이번 시즌은 기억에 남을 만한 승부였다. 1라운드까지도 1위를 달렸던 서울시청은 에이스 역할을 하던 배희철의 입대로 2라운드에서 3위까지 밀리는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김예능, 최원진 등이 전력을 메우며 플레이오프에서 2위 팀 인천시설공단에 2연승을 거두고 챔프전에 올랐다. 결국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서울시청은 지난해 첫 시즌은 4위에 올랐었다. 두 번째 시즌에서 두 단계를 뛰어오른 셈이다. 서울시청 하태철 감독은 홀가분하다. 끝까지 완주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2위도 위기가 많았던 우리 팀에게는 선물같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시즌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산청군청이 남자내셔널리그를 2연패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산청군청이 남자내셔널리그를 2연패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산청군청이 남자내셔널리그를 2연패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산청군청이 남자내셔널리그를 2연패했다.

이로써 2023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 내셔널리그는 모든 일정을 마쳤다. 먼저 치러진 여자부 결승전에서는 금천구청이 통합 우승했고,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남자부 결승전에서는 산청군청이 통합 우승했다.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는 남자부 56경기, 여자부 72경기 등 총 128경기를 소화했다. 포스트시즌 남녀부 여섯 경기를 합쳐 무려 134경기를 소화했다. 한국 실업탁구 언더 독역할을 자임해온 선수들에게는 더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다음은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된 남자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경기 결과.

2023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 남자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산청군청 31 서울시청
1매치 : 오민서 2(11-5, 4-11, 11-6)1 김예능
2매치 : 천민혁 2(15-13, 11-9)0 김민호
3매치 : 조재준-천민혁 1(11-7, 11-13, 2-11)2 김예능-최원진
4매치 : 오민서 2(11-5, 11-4)0 김민호
5매치 : 조재준 -(-)- 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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