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 이상수, 신유빈, 전지희 16강 진출, 임종훈은 석패
올해 두 번째 WTT 챔피언스 국제탁구대회에서 한국 대표선수들이 직전의 첫 대회보다 좋은 성적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마카오에서 17일 개막해 18일까지 첫 경기인 32강전을 치른 ‘WTT 챔피언스 마카오 2023’에서 한국 선수들 대부분이 승리하고 16강에 올랐다.
한국선수들 중 가장 빠른 17일 오후 경기를 치른 장우진(국군체육부대·27, 세계18위)은 스웨덴 간판 중 한 명인 크리스티안 칼슨(31, 세계21위)과 풀-게임접전을 벌여 3대 2(3-11, 8-11, 11-9, 11-4, 11-7)로 역전승했다. 크리스티안은 2021년 휴스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복식 결승에서 만났던 상대다. 당시 임종훈(26, 세계13위)과 함께 싸웠던 장우진이 아깝게 패했었다. 개인단식에서는 이번이 국제무대 첫 맞대결이었다. 힘든 싸움을 돌파하고 단식에서 일단 우위에 섰다.
장우진에 이어 같은 날 경기에 나선 한국 선수는 ‘맏형’ 이상수(삼성생명·32, 세계36위)였다. 이상수는 역시 국제무대에서는 처음 맞상대한 일본의 ‘신성’ 우다 유키야(21, 세계19위)에게 3대 0(11-5, 11-6, 11-6)의 완승을 거뒀다. 일본의 차세대 주력을 상대로 특유의 빠른 스피드로 몰아붙여 쾌승을 거뒀다.
17일 경기를 모두 이긴 한국은 18일로 이어진 경기에서도 좋은 성과를 이어갔다. 우선 앞서 중국 신샹대회에서 여자단식 8강에 올랐던 신유빈(대한항공·18, 세계34위)이 중국계 모나코 선수 양샤오신(35, 세계16위)을 3대 0(11-8, 11-7, 11-9)으로 완파하고 16강으로 향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안정된 모습을 과시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신유빈이다.
신유빈의 승리는 전지희(미래에셋증권·30, 세계33위)가 이어받았다. 전지희는 브라질의 오른손 공격수 부르나 타카하시(22, 세계37위)와 그야말로 치열한 접전을 벌여 3대 2(8-11, 11-9, 8-11, 12-10, 11-8)로 신승했다. 특히 전지희는 4, 5게임을 모두 뒤지다 추격해 역전하는 뒷심을 발휘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 중 마지막 경기에 출전한 임종훈이 독일 에이스 디미트리 옵챠로프(34, 세계14위)에게 역전패를 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임종훈은 세계적인 강호를 상대로 첫 게임 듀스접전을 잡아내고, 마지막 게임에서도 9-9까지 맞서며 명승부를 전개했으나 끝내 승리까지 거머쥐지는 못했다. 앞선 신샹대회에서 4강까지 오르며 기세를 높였던 임종훈이었기에 아쉬움은 좀 더 깊게 남았다. 당장의 승부에서는 패했으나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과시한 임종훈은 이제 5월의 더반 세계선수권대회를 대비할 일이 남았다.
이로써 이틀간의 32강전 경기에서 한국은 남자 이상수, 장우진, 여자 신유빈, 전지희 등 네 명이 남아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세계적인 강자들의 대결장인 만큼 16강전부터의 승부는 더욱 험난하다. 이상수의 다음 상대는 신샹대회 우승자 판젠동(중국·26, 세계1위)이 유력하고, 장우진은 또 한 명의 스웨덴 선수 안톤 칼베르그(25, 세계31위)를 만난다. 전지희는 일본 에이스로 성장한 하야타 히나(22, 세계8위)와 싸우며, 신유빈은 중국의 치안티안위(23, 세계6위)나 일본의 키하라 미유우(18, 세계18위) 둘 중 한 명이 16강 상대다. 어떤 상대도 쉬운 대진은 없다.
챔피언스는 WTT 컨텐더 시리즈 최상위 레벨 대회다. 어차피 단계를 올라가려면 만나야 하는 상대들이다. 이번 대회에도 총상금 76만 달러(한화 약 10억 원)가 걸려있다. 남녀 우승자에게 3만5천 달러(한화 약 4천6백만 원)의 상금과 1,000점의 랭킹 포인트가 주어진다. 일단은 최선을 다하고 볼 일이다. 이번 대회는 23일까지 치러진다. 22일 남녀단식 4강전, 23일 결승전이 예정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