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판젠동과 맞선 4강전 풀-게임대접전 끝 석패
한국 남자탁구 왼손 에이스 임종훈(26, 세계13위)이 중국 신샹에서 열리고 있는 WTT 챔피언스 국제탁구대회를 3위로 끝냈다. 임종훈은 14일 밤 치러진 남자 개인단식 4강전에서 중국의 판젠동(26, 세계1위)과 치열한 접전을 펼치다 3대 4(8-11, 6-11, 11-5, 10-12, 11-8, 11-6, 9-11)로 석패했다.
패했지만 말 그대로 ‘졌잘싸’였다. 임종훈은 특유의 강렬한 왼손 치키타를 앞세워 물러서지 않는 난타전을 펼쳤다. 스코어와 상관없이, 일곱 번의 게임이 이어지는 동안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게임 포인트를 먼저 잡고 역전을 허용한 4게임은 특히 아까웠다. 이후 내리 두 게임을 따내 최종 7게임으로 승부를 몰아갔다. 마지막 집중력에서 1%가 부족했지만 현역 세계 최강자를 상대로 인상 깊은 선전을 펼쳤다.
임종훈은 작년 7월 ‘WTT 챔피언스 부다페스트 2022’에서 8강에 올랐었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한국 남자탁구 챔피언스 최고 기록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스스로 한계를 무너뜨리며 더 높은 단계로 진출했다. 부다페스트에서 패배를 안겼던 일본의 하리모토 토모카즈(19, 세계3위)를 16강전에서, 프랑스의 ‘라이징 스타’ 알렉시스 르브렁(19, 세계22위)을 8강전에서 돌려세웠다. 그리고 판젠동과의 대결도 막상막하 접전을 펼쳤다. 국제무대에서 통하는 기량을 재확인했다는 데서 각별한 의미가 있는 무대가 됐다. 이어질 또 다른 대회들에서의 기대치도 높였다.
그리고 임종훈이 기대를 충족해줄 무대는 생각보다 빨리 있다. 신샹 대회가 15일 끝나는 대로 하루를 쉬고 17일부터 또 하나의 챔피언스 대회가 열린다. 이번 대회에 출전했던 강자들이 다시 나와 마카오에서 또 한 번 ‘빅뱅’을 벌인다. 거침없는 기세로 4강에 오른 임종훈, 여자단식 8강에 올라 가능성을 확인한 신유빈(대한항공·18, 세계34위), 초반 탈락으로 절치부심한 이상수(삼성생명·32, 세계36위), 장우진(국군체육부대·27, 세계18위), 전지희(미래에셋증권·30, 세계33위)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23일까지 치러지는 ‘WTT 챔피언스 마카오’는 5월 더반 세계선수권대회 이전 최강자들이 맞붙는 마지막 대회여서 더 치열한 신경전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상위랭커들도 좀 더 튼튼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한편 대회 마지막 날인 15일에 다다른 ‘WTT 챔피언스 신샹 2023’은 이제 남녀단식 결승전만을 남기고 있다. 남자단식은 임종훈을 꺾은 판젠동이 맞은편 대진에서 올라온 리앙징쿤(중국·26, 세계7위)을 상대로 결승을 벌인다. 리앙징쿤은 4강전에서 대만 에이스 린윤주(21, 세계10위)를 4대 2로 꺾고 최종전에 진출했다. 여자단식은 자국 라이벌들과의 경쟁을 뚫어낸 중국의 강호들 쑨잉샤(22, 세계1위)와 왕이디(26, 세계3위)가 최종전을 기다리고 있다. 쑨잉샤는 첸멍(29, 세계4위)을, 한국 신유빈과의 8강 대결을 이긴 왕이디는 첸싱통(25, 세계7위)을 4강전에서 각각 꺾었다. 결승은 15일 저녁 7시 30분 여자, 8시 30분 남자단식이 차례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