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1차전 미래에셋증권에 고전 끝 재역전승

한국거래소가 2023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 남자코리아리그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23일 저녁 수원 광교체육관(스튜디오T)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미래에셋증권을 32로 꺾었다. 안재현과 김동현 두 국가대표 출신 에이스들이 앞과 뒤에서 단식 매치 승부들을 책임지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미래에셋은 오준성과 우형규-박규현 복식조가 2, 3매치를 연속으로 따내며 끈질기게 승부를 끌고 갔지만, 전체 승부를 가져가기에는 마지막 2%가 모자랐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한국거래소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은 김동현.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한국거래소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은 김동현.

두 팀은 오더싸움부터 치열했다. 한국거래소 유남규 감독은 시즌 최종전 4매치에서 오준성에게 패했던 안재현에게 에이스의 중책을 다시 맡겼고, 미래에셋증권 역시 최종전 복식 승부처를 지키지 못했던 우형규-박규현 조를 다시 내보냈다. 대신 한국거래소는 최종전 오더에서 2매치를 맡아 승리를 챙겼던 김동현을 5매치로 돌려 풀-매치승부를 대비했고, 미래에셋증권은 첫 매치를 패했던 우형규 대신 장성일을 선발로 내세우는 승부수를 던졌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안재현이 에이스 역할을 다했다. 2매치와 4매치를 잡았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안재현이 에이스 역할을 다했다. 2매치와 4매치를 잡았다.

두 감독의 뚝심대결은 일단 무승부로 끝났다. 미래에셋 우형규-박규현 조가 역전승을 거두며 믿음에 보답했고, 거래소 안재현이 주어진 단식 두 매치를 모두 이기며 역시 믿음에 보답했다. 안재현은 4매치 에이스 대결에서 상대 에이스 오준성에게 먼저 게임을 내주고 위기를 맞았으나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2, 3게임을 내리 잡아내며 끝내 승부를 되돌렸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미래에셋의 첫 주자로 출전한 장성일의 경기모습.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미래에셋의 첫 주자로 출전한 장성일의 경기모습.

그리고 최종 승부는 결국 시즌 최종전과 달라진 승부수에서 갈렸다. 유남규 감독이 긴 승부를 예상하고 5매치에 배치한 김동현이 길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동현의 승리는 말 그대로 극적이었다. 첫 게임을 8로 내주고 두 번째 게임도 6-9까지 몰리다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날카로운 포어핸드 드라이브를 앞세워 끝내 추격에 성공한 뒤 무려 네 번의 듀스를 어게인한 끝에 역전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3게임에서도 1-5까지 뒤지다 추격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결국 상대를 7로 묶고 극적인 승리를 쟁취하는 순간 김동현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포효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한국거래소 2매치 단식에 출전한 길민석의 경기모습.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한국거래소 2매치 단식에 출전한 길민석의 경기모습.

KTTL은 올 시즌부터 준플레이오프를 도입했다. 3위와 4위 팀 간 최종 격차가 승점 6점 이내일 경우 경기를 치러 플레이오프 진출 팀을 가리기로 했다. 이 날 경기는 정규리그 3위 한국거래소(33)4위 미래에셋증권(31)의 승점차가 2점에 그치면서 성사된 승부였다. 지난 19일 정규리그 팀 최종전에서 순위를 가렸던 두 팀은 이 날 다시 한 번 맞대결을 벌였고, 결국 정규 순위와 같은 결과를 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팀은 패했지만 오준성의 잠재력을 검증한 승부가 됐다. 2매치를 잡고, 4매치를 아깝게 졌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팀은 패했지만 오준성의 잠재력을 검증한 승부가 됐다. 2매치를 잡고, 4매치를 아깝게 졌다.

프로탁구리그 포스트시즌은 상위 팀이 1승을 안고 2연전을 시작해 2승에 먼저 도달하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3위 한국거래소가 첫 경기 만에 2승째를 채움으로써 다음날로 예정됐던 2차전을 없애 버렸다. 이로써 다음 달 포스트시즌에 합류해 국군체육부대와의 플레이오프에 도전할 기회를 만든 한국거래소는 상무를 이길 경우 삼성생명이 기다리는 챔피언결정전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상무와의 플레이오프는 322, 23일 열리며, 챔피언결정전은 24, 25일로 일정이 정해졌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의 역동적인 벤치.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의 역동적인 벤치.

유남규 감독이 이끄는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1월 창단한 신생팀이다. 김동현, 안재현, 황민하 등 대표급 선수들로 강력한 스쿼드를 구축하고 창단 첫해부터 프로리그 판도를 휘저었다. 결국 포스트시즌에서 더 높은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남은 포스트시즌 경기들은 준플레이오프와는 반대로 1패를 안고 시작하는 불리한 입장이지만, 신생팀의 의욕을 앞세워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오상은 감독도 첫 프로 시즌을 훌륭하게 치러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오상은 감독도 첫 프로 시즌을 훌륭하게 치러냈다.

유남규 감독은 힘들었던 승리 직후 승부처였던 복식을 내주면서 불안한 승부를 이어갔다. 그래도 안재현이 에이스로서 책임을 완수해줬고, 김동현도 잘 싸워줬다. 김동현은 계속 끌려다녔지만 왠지 질 것 같지 않았다. 많이 응원와 준 회사 임직원분들의 응원 때문이 아닌가 한다. 결국 승리하면서 힘들게 훈련해온 보상을 받았다. 이제 목표를 달성했으니 한 달 뒤 플레이오프에서는 상무에 부담 없이 도전해보겠다.”며 웃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한국거래소 서중원-길민석 복식조.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한국거래소 서중원-길민석 복식조.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올 시즌 프로리그 일정을 모두 마감했다. 31승점, 86패로 정규리그 4위에 올랐고, 준플레이오프를 한 경기로 끝냈다. 새로 가세한 한국거래소에 밀려 원년 시즌 3위에서 한 계단 내려앉았으나 리빌딩 과정을 지나온 미래에셋증권으로서는 나름의 의미가 있는 성적이었다. 미래에셋 입장에서 이번 시즌은 당장의 순위보다 이름처럼 미래를 향해 뛴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패했지만 풀-매치로 승부를 끌고 가며 치열한 접전을 벌인 준플레이오프는 미래에셋의 밝은 미래를 예감할 수 있는 명승부였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미래에셋 우형규-박규현 조가 믿음에 보답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미래에셋 우형규-박규현 조가 믿음에 보답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1라운드 전반까지도 선수로 참여했던 정영식 플레잉코치가 코치 전업을 선언하면서 후반부 경기들은 대부분 10대의 어린 주전들이 핵심으로 뛰었다. 장성일(19), 박규현(18), 오준성(17)이 주축을 이루면서 미래고등학교라는 별칭으로 통했을 정도다. 주전 중 가장 많은 나이의 우형규도 21세에 불과했고, 오상은 감독 또한 사령탑으로는 실업무대를 첫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조금은 아쉽게 모든 일정을 마쳤으나 미래에셋증권의 이번 시즌은 어린 주전들의 성장을 위한 자양분으로 기록될 것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4매치 역전승으로 최종 승리의 디딤돌을 놓은 안재현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4매치 역전승으로 최종 승리의 디딤돌을 놓은 안재현이다.

한편 남자코리아리그 준플레이오프를 끝으로 2023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는 플레이오프 이전 남녀코리아리그의 모든 일정을 마쳤다. 25일부터는 2부격인 내셔널리그에서 시·군부 팀들이 또 다른 경쟁을 시작한다. 이번 시즌은 내셔널리그도 화성시청 남녀팀이 가세하면서 경기 수가 늘었다. 남자 8개 팀, 여자 9개 팀이 나와 남녀 모두 두 번의 라운드로 정규리그를 치른다. 애초 내셔널리그 개막 이전 끝내려던 코리아리그 포스트시즌을 다음 달로 미룬 것도 늘어난 내셔널리그 경기 수를 채우기 위해 일정을 앞당겼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 첫 경기는 25일 오후 3시 경기로 진행되는 안산시청과 서울시청의 남자부 경기다. 다음은 23일 준플레이오프 경기결과.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한국거래소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한국거래소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남자 코리아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한국거래소(2) 32 미래에셋증권(2)
1매치 : 안재현 2(11-8, 11-7)0 장성일
2매치 : 길민석 0(6-11, 6-11)2 오준성
3매치 : 서중원-길민석 1(11-3, 8-11, 5-11)2 우형규-박규현
4매치 : 안재현 2(7-11, 11-9, 11-6)1 오준성
5매치 : 김동현 2(8-11, 15-13, 11-7)1 박규현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아깝게 패했지만 미래에셋증권도 명승부를 펼쳤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아깝게 패했지만 미래에셋증권도 명승부를 펼쳤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한국거래소 임직원들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으로 힘을 보탰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한국거래소 임직원들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으로 힘을 보탰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다 잡았던 5매치를 아깝게 역전패한 박규현.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다 잡았던 5매치를 아깝게 역전패한 박규현.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경기를 끝낸 김동현의 포효.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경기를 끝낸 김동현의 포효.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경기 직후 선수단과 응원단이 함께 기념 촬영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경기 직후 선수단과 응원단이 함께 기념 촬영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플레이오프에서도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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