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단식 결승서 이시카와 카스미에 완패

서효원(KRA한국마사회)이 아쉬운 준우승으로 마감했다.

태국 방콕에서 치러진 2014 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여자단식 결승전에 진출했던 서효원은 대회 마지막 날인 14일 저녁 치러진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의 이시카와 카스미에게 0대 4(7-11, 7-11, 3-11, 9-11) 완패를 당했다.

허망한 패배였다. 경기 전까지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던 서효원은 첫 게임 초반 7대 2까지 앞서나가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갑작스럽게 플레이가 엉켰다. 작정한 듯 공격적으로 나온 카스미에게 서효원은 뭔가에 홀린 듯 실점을 반복했다. 카스미는 얄밉게도 영리한 게임운영을 해나갔다. 드라이브를 반복하며 서효원을 백코스로 몬 뒤에 비어있는 포어코스 쪽으로 강력한 스매시를 날렸다. 포어코스 깊숙이 파고드는 카스미의 대각 스매시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연속 9실점을 허용하며 7-11의 역전패로 첫 게임을 내줬다.
 

▲ 서효원이 결승전서 패하고 준우승으로 만족했다. 사진 월간탁구DB(ⓒ안성호).

앞서가다 어이없이 내준 첫 게임의 충격은 컸다. 이후 이어진 세 게임도 같은 패턴을 반복하며 끝내 전체 승부를 내주고 말았다. 간간히 역습을 섞었으나 카스미는 그 마저도 길목 길목을 차단하며 끝까지 리드를 허용하지 않았다. 마지막이 된 4게임은 7-10에서 9점까지 따라붙었으나 작전타임을 갖고 나온 상대에게 또 한 번 포어코스가 뚫렸다. 9-11, 결국 0대 4의 완패였다. 좋은 컨디션이었지만 상대의 완벽에 가까웠던 전략을 극복하는 데는 끝내 실패했다.

이로써 서효원은 금년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를 마감하는 2014 그랜드파이널스를 준우승으로 마감했다. 결승전에서는 비록 아쉽게 패했지만 서효원은 이번 대회를 의미 있는 터닝포인트로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리우지아(오스트리아), 펑티안웨이, 위멍위(이상 싱가포르) 등 세계적인 강자들을 이기며 최종 승부까지 진출했다. 세계대회와 아시안게임 등에서 비교적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마지막 달인 12월에 최근의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극복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새로 도입된 플라스틱 볼에 대해 순조로운 적응에 성공한 것도 수확이었다. 기존 셀룰로이드 볼에 비해 종속이 느리고 회전이 덜 먹는다는 플라스틱 볼은 수비력이 좋은 선수에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서효원은 강력한 공격수들을 연파하며 실전을 유리하게 이끄는 법을 터득했다. 단 회전보다 파워와 스피드가 강조되는 스매시에 대한 대처법도 보다 철저하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이번 대회가 남긴 과제였다.
 

▲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최근의 부진을 탈출하는데 성공한 서효원이다. 사진 월간탁구DB(ⓒ안성호).

한편 여자단식 결승전에 이어 치러진 남자단식 결승전에서는 일본의 미즈타니 준이 독일의 강자 디미트리 옵챠로프를 접전 끝에 4대 3(14-12, 12-10, 8-11, 11-3, 6-11, 12-14, 11-6)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로써 일본은 이번 대회 남녀단식을 모두 석권하며 중국에 이은 ‘세계 2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여자복식 우승(히라노 미우-이토미마), 21세 이하 남자단식 우승(마치 아수카)까지 더하면 이번 대회에서 치러진 여섯 종목 중 무려 네 종목을 휩쓸었다.

지난 11일 개막해 14일까지 경기를 치른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서효원의 여자단식 준우승과 함께 조언래(S-OIL)-서현덕(삼성생명)의 남자복식 우승, 장우진(KDB대우증권 입단예정)의 21세 이하 남자단식 준우승까지 비교적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올해 마지막 국제대회에서 값진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은 오는 17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리는 제68회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 국내에서의 경기일정도 마감할 예정이다. 종합대회까지 마치면 올림픽 이전 아주 중요한 경쟁이 기다리는 2015년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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