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복식 결승전서 ‘숙적’ 일본 조와 접전 끝 극적 승리

조언래(S-OIL)-서현덕(삼성생명) 조가 우승했다.

13일 저녁, 태국 방콕에서 치러진 2014 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조언래-서현덕 조는 일본의 마츠다이라 켄타-니와 코키 조를 4대 3(8-11, 12-10, 11-5, 10-12, 11-6, 6-11, 11-9)으로 이겼다.

치열한 접전이었다. 게임을 주고받으며 난타전을 벌였다. 첫 게임을 8로 내줬다. 2게임은 듀스를 거듭한 끝에 10으로 가져왔다. 3게임은 5점만 내주고 쉽게 가져왔지만 다시 한 번 치열한 듀스접전 끝에 4게임을 내줬다. 5게임도 6게임도 똑같이 6점씩만 허용한 채 나눠가졌다. 게임스코어 3대 3, 승부처는 결국 마지막 7게임이었다. 7게임도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승리의 여신은 9-9까지 가서야 키를 던졌다. 마지막 스코어보드가 넘어가는 순간 조언래와 서현덕은 두 손을 치켜들고 벅찬 포옹을 나눴다. 우승!
 

▲ 조언래-서현덕 조가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달인 12월, 한국탁구에 각별한 힘을 제공했다. 사진 flickr.com

그랜드파이널스는 한 해 동안 개최된 월드투어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들만 참가하는 대회다. 남녀단식, 남녀복식, 21세 이하 남녀단식 등 여섯 종목에서 한 해 동안의 월드투어 종합 우승자를 가린다.

조언래는 이번 대회가 개인적으로 두 번째 그랜드파이널스였다. 2007년 베이징대회에서 이정우와 함께 복식에 출전했었고, 이번 대회에서는 개인단식과 복식 두 종목에 모두 참가했다. 단식에서는 아깝게 첫 경기에서 탈락했지만 복식에서 우승까지 달성했다. 단식 첫 경기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니와 코키가 소속된 일본 조를 꺾고 이룬 우승이어서 더욱 의미 있는 승리였다.
 

▲ 일본 선수들의 경기모습. 조언래는 개인단식에서 니와 코키에게 당한 패배도 설욕한 셈이 됐다. 사진 flickr.com

서현덕은 네 번째 출전한 그랜드파이널스였다. 2010년 서울대회, 2011년 항저우대회, 2012년 두바이대회에서 모두 개인복식(서울대회 단식 포함)에 출전했다. 이상수(삼성생명), 김민석(KGC인삼공사) 등 짝을 바꿔가며 ‘복식 스페셜리스트’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조언래와 짝을 이뤄 네 번째 출전 만에 기어이 우승을 달성했다. 조언래의 힘과 서현덕의 기교가 절묘한 호흡을 이뤘다.

이로써 한국 남자탁구는 조언래-서현덕 조의 개인복식 우승, 장우진(KDB대우증권 입단예정)의 21세 이하 남자단식 준우승, 조언래의 개인단식 16강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남기고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 조언래-서현덕 조는 2014년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이어왔던 한국탁구에 마지막 달 각별한 반전의 계기도 마련해줬다.
 

▲ 두 선수가 절묘한 호흡을 자랑했다. 사진은 러시아 선수들과의 준결승전을 준비하던 모습. 사진 flickr.com

지난 11일 개막한 이번 대회는 오늘(13일)까지 여섯 종목 중 네 종목 우승의 주인공들이 결정됐다. 여자복식에서는 일본의 이토 미마-히라노 미우 조가 우승했다. 21세 이하 남녀단식은 일본의 마치 아수카, 타이완의 첸츠유가 정상에 오른 주인공이다. 마지막 날은 남녀 단식 4강전과 결승전만 남겨두고 있다.

마지막 날 경기에서 한국 팬들의 관심은 단연 여자단식에 쏠려있다. 한국의 서효원(KRA한국마사회)이 여자단식 4강에 올라 위멍위(싱가포르)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에 오른 남자선수들의 기를 받아 서효원이 또 한 번 가슴벅찬 승전보를 전해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