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희-신유빈, 이상수-정영식 조 나란히 승리하고 8강 진출

올림픽 단체전은 복식을 먼저 치르고 이어서 네 번의 단식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끝까지 갈 경우 엔트리 3명 중 2명은 반드시 복식과 단식을 한 번씩, 나머지 1명이 두 번의 단식을 치러야 한다. 첫 번째 매치인 복식은 전체 승부의 기선을 좌우할 수 있는 승부처라는 점에서 여타 대회 방식에 비해 그 비중이 매우 높다. 각국이 올림픽 시즌마다 최선의 조합을 찾기 위해 고심하는 이유다.
 

▲ 신유빈이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단식 16강에 오른 이후 복식에서도 승리했다. 월간탁구DB.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특히 2016년 리우올림픽 멤버들 중 전지희(포스코에너지)만 남고 신유빈(대한항공)과 최효주(삼성생명)로 물갈이된 여자부는 복식조 구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아직 어떤 조합도 제대로 실험해보지 못했으며,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될 경우 시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전지희-신유빈 조는 그런 상황에서 구성된 긴급 처방에 가깝다. 2019년 오스트리아오픈에 함께 출전해 3위에 오른 적이 있으나 본격적인 호흡은 이번 대회가 실질적으로는 처음에 가깝다. 이들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고 있는 2021 WTT 스타 컨텐더 시리즈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전지희-신유빈 조가 2021 WTT 스타 컨텐더 도하 여자복식 16강전에서 헝가리의 마다라츠 도라-퍼겔 스잔드라 조를 3대 1(11-5, 11-5, 6-11, 11-7)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개인단식에서도 승리했다. 64강전 첫 경기에서 키하라 미유우(일본)을 이겼던 신유빈은 32강전에서도 우크라이나 에이스 페소츠카 마르가리타(세계32위)를 3대 1(11-3, 11-7, 10-12, 11-8)로 꺾었다. 전지희(세계15위)도 정지안(싱가포르)을 3대 0(14-12, 11-3, 11-7)으로 이기고 16강에 올랐다. 아직은 이른 시점이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단복식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 전지희도 단식 16강에 합류했다. 신유빈과 복식도 실험 중이다. 월간탁구DB.

남자복식의 이상수-정영식 조도 브라질의 이시이 비토르-츠보이 구스타보 조를 역시 3대 1(9-11, 11-7, 11-9, 11-5)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2016년 리우에서도 짝을 이뤘던 두 선수는 5년이 지나도록 호흡을 이어가고 있는 ‘영혼의 파트너’다. 이상수는 직전에 끝난 컨텐더 대회에서는 소속팀 후배 조대성과 짝을 이뤄 우승했었다. 정영식으로 짝을 바꿔 연속 출전한 이번 대회는 올림픽을 감안한 대비의 성격이 강하다.

이상수와 정영식은 단식에서는 희비가 갈렸다. 정영식(세계13위)은 카자흐스탄의 복병 게라시멘코 키릴과 풀-게임접전을 벌여 3대 2(16-14, 6-11, 11-8, 11-13, 13-11) 신승을 거뒀고, 이상수는 칼베르그 안톤(스웨덴)에게 1대 3(12-10, 5-11, 5-11, 4-11) 역전패를 당했다. 이상수와 안재현(삼성생명)의 16강전도 결국 무산됐다. 이상수-정영식 조는 이번 대회 1번 시드다. 부침이 있었던 단식과 달리 복식에서는 힘을 합해 우승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상수-정영식 조의 8강 상대는 카라카세비치 알렉산더(세르비아)-피체 루보미르(슬로바키아) 조다. 여자복식 전지희-신유빈 조는 러시아의 노브스카 야나-보로베바 올가 조와 8강전을 치른다. 더 높이 올라갈수록 도쿄올림픽 전망도 밝아질 것이다.
 

▲ 이상수-정영식 조도 남자복식 8강에 올라있다. 월간탁구DB.

개인복식 외에 남자단식에서 한국 선수들의 승률은 좋지 못했다. 남자대표팀 에이스 장우진(미래에셋대우)은 독일의 수비수 필루스 루벤에게 1대 3(8-11, 11-6, 4-11, 6-11)으로 발목을 잡혔고, 기대주 조대성(삼성생명)도 브라질 톱-랭커 칼데라노 휴고(세계6위)를 넘지 못하고 0대 3(10-12, 9-11, 8-11) 패배를 당했다. 컨텐더 대회에서 안재현을 이겼던 칼데라노 휴고는 한국 선수들의 천적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번 대회 개인단식 16강에 한국은 팔크 마티아스(세계8위)를 이기고 올라간 안재현과 정영식만이 남았다.

여자단식에서는 신유빈과 전지희 외에도 김하영(대한항공)과 서효원(한국마사회)이 16강에 합류했다. 김하영은 네덜란드의 에를랜드 브릿을 3대 2(4-11, 7-11, 11-9, 13-11, 11-4)로, 서효원은 프랑스의 위안지아난에게 역시 풀게임접전을 벌여 3대 2(11-8, 8-11, 11-8, 7-11. 11-7)로 이겼다. 16강전에서는 서효원과 김하영이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신유빈은 일본의 강호 히라노 미우를 만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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