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도 16강 신동 매운 맛! 패한 김나영도 좋은 경기 펼쳐

안재현(삼성생명, 세계39위)이 약 2년 만에 멋진 설욕전을 펼쳤다. 9일 오후(한국 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계속된 ‘WTT 스타 컨텐더 도하’ 남자단식 32강전에서 숙적 팔크 마티아스(스웨덴, 세계8위)를 꺾었다.
 

▲ 안재현이 팔크 마티아스를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사진 WTT 중계화면 갈무리.

팔크 마티아스는 2019년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4강전에서 안재현의 앞길을 막았던 장본인이다. 유럽 선수 특유의 파워와 더불어 뒷면 핌플러버를 부착한 빠른 공격을 구사하는, 유럽에서도 흔치 않은 전형의 까다로운 선수다. 부다페스트 대회 결승에서 마롱(중국)에게 패하고 준우승한 이후로 꾸준히 활약하며 세계TOP10을 유지하고 있는 강자다.

당시 아쉽게 3대 4 역전패를 당하고 3위에 머물렀지만 안재현도 부다페스트에서 ‘센세이셔널한 플레이어’라는 극찬을 받으며 국제무대의 라이징스타로 자리매김했었다. 그리고 안재현은 주목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꾸준히 기량을 다듬어 약점을 보완해왔다. 당시 4강전 이후 첫 대결이었던 이번 대회에서 결실을 맺었다. 상대 전형에 밀리지 않고 내내 경기를 주도한 끝에 3대 0(11-8, 11-9, 11-7)의 완승을 이끌어냈다.

안재현이 거둔 승리의 의미는 각별하다. 안재현은 최근 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아쉽게 대표에 선발되지 못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스스로 증명하며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유럽에서도 톱-클래스로 꼽히는 선수를 이겨내면서 다시 한 번 세계의 주목도 받게 됐다.

그런데 다음 경기인 16강 대진이 얄궂다. 한국의 소속팀 선배 이상수(삼성생명)가 될 가능성이 높다. 스웨덴의 칼베르그 안톤과 32강전을 벌이는 이상수가 승리하면 피할 수 없는 승부가 기다린다. 이상수는 올림픽대표로 선발됐지만, 선발전에서는 정작 안재현이 승리했었다. 대회 16강전은 10일 오후 펼쳐진다.
 

▲ 김나영은 아쉽게 패했지만 좋은 경기력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월간탁구DB.

이번 대회는 현재 남녀단식 32강전이 한창이다. 정영식(국군체육부대), 장우진(미래에셋대우)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유럽의 복병들을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상수, 조대성(이상 삼성생명)도 이어서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먼저 치러진 여자단식 32강전 일부 경기에서는 반가운 승전보도 있었다. 기대주 신유빈(대한항공, 세계94위)이 우크라이나의 강자 페소츠카 마르가리타(세계32위)를 3대 1(11-3, 11-7, 10-12, 11-8)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한국 신동의 매운 맛을 또 한 번 과시했다.

앞서 경기를 치른 김나영(포스코에너지)도 선전했다. 비록 컨텐더 준우승자 하야타 히나(일본)에게 아쉽게 1대 3(9-11, 6-11, 11-4, 8-11) 패배를 당했지만 밀리지 않는 경기력으로 한 게임을 뺏어내는 등 가능성을 한껏 과시했다. 전지희(포스코에너지)는 정지안(싱가포르)을 3대 0(14-12, 11-3, 11-7)으로 완파했고, 이시온(삼성생명)은 펑티안웨이(상가포르)에게 0대 3(9-11, 9-11, 7-11)으로 졌다. 김하영(대한항공)과 서효원(한국마사회)은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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