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부는 마롱이 1위, 준결승에서 장지커 꺾어

런던올림픽 여자 개인단식 금메달리스트 리샤오샤가 2016 리우올림픽에서 2회 연속 단식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리샤오샤는 14일 홍콩에서 치러진 2016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 1단계 동아시아 권역 여자부 1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단식 출전권을 획득했다. 남자부에선 중국의 마롱이 1위에 올라 생애 처음으로 올림픽 단식 무대에 서게 됐다.
 

▲ 역시 ‘큰 무대 체질!’ 리샤오샤가 또 한 번 올림픽 단식 금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사진 flickr.com

이번 지역예선 여자부는 이변이 많았던 대회다. 세계랭킹 1위 류스원(중국)이 16강 첫 경기에서 홍콩의 신성 두호이켐에게 패해 탈락한데 이어 8강전에선 현 세계챔피언 딩닝(중국)마저 16세의 ‘탁구천재’ 이토 미마(일본)에게 무릎을 꿇었다. 중국의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줄줄이 탈락한 혼란한 상황 속에서 ‘큰무대 체질’ 리샤오샤가 또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리샤오샤는 8강에서 자국 라이벌 주위링을 꺾고 중국선수 중 유일하게 4강에 올랐다. 준결승에선 류스원과 전지희(포스코에너지/15위) 등 상위랭커들을 차례로 꺾고 기세를 올렸던 두호이켐(25위)을 4대 1(12-10, 11-2, 11-6, 7-11, 11-2)로 어렵지 않게 잠재웠다.

그런데 일본선수들이 맞붙은 반대편 준결승에서 뜻밖의 상황이 일어났다. 게임스코어 1대 0으로 앞서가던 이토 미마가 오른손 부상으로 중도기권하면서 상대 이시카와 카스미가 결승에 오른 것. 리샤오샤는 카스미에게 역대 전적 9전 전승으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물론 이토 미마에게도 2전 전승으로 약하지 않았으나 가장 최근 승부였던 작년 쑤저우 세계대회 단식 8강전에서 먼저 두 게임을 내주는 등 고전한 경험이 있다. 게다가 이토 미마는 이번 대회 딩닝을 꺾은데다 카스미에게도 초반 앞서가는 등 절정의 경기감각을 보이던 중이었다. 리샤오샤로선 이토 미마보단 카스미가 조금 더 편안한 상대인 셈이었다. 결국 리샤오샤는 이시카와 카스미를 4대 0(11-9, 11-8, 11-3, 11-4)으로 손쉽게 완파하고 최종 1위를 차지했다. 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획득했다.

리샤오샤는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3년 파리 세계선수권 개인단식을 제패하는 등 타이틀이란 타이틀은 모두 섭렵해온 세계 여자탁구 최강자다. 그러나 류스원에게 패해 4강에 머물렀던 지난해 쑤저우 세계선수권을 기점으로 ‘지는 해’로 평가받기 시작했었다.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한동안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고, 세계랭킹은 8위까지 떨어졌었다. 세계 1, 2위의 류스원, 딩닝은 물론 주위링, 첸멍 등 자국 후배들에게도 랭킹이 밀리면서 리우올림픽 단식 출전이 불투명했었다. 그러나 올해 3월 쿠웨이트오픈(슈퍼시리즈) 우승으로 자신의 ‘클래스’를 다시 한 번 증명하고 부활을 알린 리샤오샤는 이번 지역예선 1단계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단 한 장 걸려있던 올림픽 티켓까지 거머쥐었다. 강력한 자국의 라이벌들이 모두 조기 탈락한데다 이토 미마가 기권하는 등 ‘행운’도 따라주면서 리샤오샤가 또 한 번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됐다. 유독 큰 대회에 강했던 리샤오샤의 남다른 상승세가 올림픽 2연속 메달 획득까지 이어질지 절로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한편 남자부에선 마롱(중국)이 1위에 올라 올림픽 출전권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세계 2위인 자국 후배 판젠동을 4대 1(16-18, 11-3, 11-6, 11-7, 13-11)로 완파했다. 특히 앞선 준결승에선 지난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지커(중국)를 4대 2(11-3, 8-11, 11-9, 11-9, 7-11, 11-7)로 꺾고 현 세계최강은 자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장지커와의 역대 전적도 11승 5패로 강세를 이어갔고 지난 쿠웨이트오픈 결승 패배의 아쉬움도 만회했다.
 

▲ 마롱이 드디어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사진 flickr.com

마롱은 지난해 쑤저우 개인전부터 올해 쿠알라룸푸르 단체전까지 세계선수권대회가 이어진 기간 동안에만도 할름스타드 남자탁구월드컵, 리스본 그랜드파이널스까지 메이저대회들을 줄줄이 석권했다. 쿠알라룸푸르 단체전에서 중국은 스무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는데, 마롱이 중국 대표팀 일원으로 기여한 것도 그 중 여섯 번이나 된다. 세계랭킹은 지난해 3월부터 1년이 넘도록 흔들림 없이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생애 첫 올림픽 단식 출전권을 거머쥔 마롱이지만 오는 8월 리우올림픽 남자단식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임에 분명하다.

이번 아시아지역예선은 남녀 각 11장의 올림픽 개인단식 출전권을 놓고 겨루는 무대다.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두 단계로 나눠 치러진다. 아시아 전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1단계에서는 권역별 토너먼트로 순위를 가리고, 2단계에서는 1단계 1위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권역 구분 없이 출전해 다시 한 번 순위전을 펼친다. 1단계에서는 5개 권역별 각 1위에게 올림픽출전권이 주어지고, 2단계에서는 나머지 6장을 순위대로 배분하는 형식이다.

마롱과 리샤오샤가 1위를 차지하며 출전권을 가져간 이번 1단계에 한국은 남자 정영식(KDB대우증권), 이상수(삼성생명) 여자 서효원(렛츠런파크), 전지희(포스코에너지) 등 4명이 출전했으나 모두 조기 탈락했다. 전지희가 8강, 나머지 선수들은 16강에서 전부 패했다. 한국 선수들은 이제 2단계를 준비한다. 애초부터 권역별 1위에게만 출전권이 주어지는 1단계보다 6장을 놓고 겨루는 2단계에서 승부를 거는 전략이었다. 혹 2단계에서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해도 올림픽 본선 참가엔 지장이 없다. 예선 출전 선수들 중 탈락자들로 대상을 한정하여 세계랭킹 상위 22명을 추가 선발한다.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