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름스타드 유럽예선 본선 시드 선수들

올림픽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단식 출전선수를 선발하는 각 대륙별 예선이 이 달 일제히 치러지고 있다.

라틴아메리카는 1일부터 3일까지 일찌감치 예선을 끝냈고, 8일부터 10일까지는 캐나다 마컴에서 북아메리카 예선이 열린다. 아메리카 지역예선이 끝나면 유럽과 아시아가 차례로 개최하는데, 유럽예선은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12일부터 16일까지, 아시아예선은 13일부터 17일까지 홍콩에서 개최된다. 유럽예선은 본래 터키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테러 위험 때문에 스웨덴으로 변경됐다. 세계적 강호들을 양분하고 있는데다, 가장 많은 11장씩의 티켓이 배정돼있는 유럽과 아시아의 지역 예선에 아무래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 각 지역 올림픽예선이 이 달 중 모두 치러진다. 한국 대표 서효원. 월간탁구DB(ⓒ안성호).

자주 언급한 일이지만 이번 올림픽부터는 출전선수 선발방식이 달라졌다. 단식에 나가려면 지역예선에서 기준선을 통과하거나, ITTF 5월 랭킹에서 예선통과 선수들을 제외한 상위 22명 안에 들어야 한다. 랭킹 추가선발 역시 지역예선 출전선수들로 대상을 한정하기 때문에 지역예선 출전선수 중 두 명이 곧 해당 국가를 대표하는 올림픽 단식 멤버다. 예선에 출전했더라도 각 NOC당 최대 2명인 단식 엔트리가 상위에서 채워지면 해당 국가 선수들은 추가선발에서도 자동 제외다. 정영식(KDB대우증권), 이상수(삼성생명), 서효원(렛츠런파크), 전지희(포스코에너지) 등 남녀 각 두 명씩만을 예선에 출전시키는 우리나라는 이미 대표를 확정했다.

같은 11장씩의 티켓이 배정됐지만 유럽과 아시아는 예선 방식이 각각 다르다. 아시아는 권역별로 치르는 1라운드(각 권역별 1위 선발 확정), 권역 구분 없이 치르는 2라운드(순위대로 6장)로 티켓 주인을 가린다. 유럽은 그룹예선과 64강 토너먼트를 치러 최종 순위로 선수들을 선발한다. 특히 유럽은 지난해 개최된 유러피안게임 남녀단식 우승자에게는 이미 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했다. 남자부 독일의 디미트리 옵챠로프, 여자부 네덜란드의 리지아오가 그 주인공인데, 둘은 당연히 예선에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유럽예선에서는 남녀 각 10장씩의 티켓 주인들을 가린다.
 

 
▲ 유러피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옵챠로프(위)와 리지아오는 이미 출전권을 확보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현재 국제탁구연맹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돼있는 내용에 따르면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옵챠로프가 나오지 않은 유럽예선 남자부는 노장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가 최고 시드를 받았다. 삼소노프는 유러피안게임 결승전에서 옵챠로프에게 역전패를 당해 은메달리스트가 되면서 올림픽 직행 기회를 놓쳤다. 4월 현재 세계8위인 삼소노프는 이번 유럽예선 출전선수들 중 유일하게 세계 TOP10에 올라있는 선수기도 하다. 삼소노프의 뒤를 이은 2, 3번 시드는 티모 볼(독일, 11위)과 마르코스 프레이타스(포르투갈, 13위)다.

유럽 지역예선은 한 국가에서 출전할 수 있는 선수를 최대 3명까지로 한정했다. 만약 출전선수 3명 모두 10위 안에 들 경우 상위랭커 우선으로 국가 당 최대 2명인 단식 대표를 확정한다. 옵챠로프가 이미 선발되면서 티모 볼과 바스티안 스테거 두 명만 출전하는 독일은 둘 다 토너먼트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마르코스 프레이타스, 티아고 아폴로니아, 주앙 몬테이로가 출전하는 포르투갈과 크리스티안 칼슨, 파 예럴, 마티아스 칼슨이 출전하는 스웨덴도 멤버 전원이 본선 시드를 받아 토너먼트로 직행했다. 지난 세계선수권대회 돌풍의 주역이었던 프랑스의 가우지 시몬, 잉글랜드의 리암 피치포드도 예선을 면제받았다. 터키의 리아흐멧은 옵챠로프가 빠진 덕분에 마지막 16번 시드를 받아 본선에 직행했다.
 

 
▲ 남녀 1번 시드의 주인공들 삼소노프(위)와 한잉. 월간탁구DB(ⓒ안성호).

여자부는 독일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한잉(세계9위), 솔야 페트리사(13위), 산샤오나(18위)가 차례로 1, 2, 3번 시드에 자리했다. 독일은 특히 올림픽 본선에서 메달경쟁을 벌일 것이 유력한 상대라 더 관심이 간다. 그밖에 한국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루마니아의 엘리자베타 사마라, 쇠츠 베르나데트, 헝가리의 게오르기나 포타 등도 시드를 받아 토너먼트부터 올림픽 도전을 시작한다.

유럽예선 여자부 본선 16강 시드에 무려 10명의 중국계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한잉, 산샤오나와 함께 리지에(네덜란드), 리우지아(오스트리아), 리치안(폴란드), 유푸(포르투갈), 센얀페이(스페인), 휴멜렉(터키), 리슈에(프랑스), 리펜(스웨덴) 등 낯익은 스타들이 많다.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리지아오까지 더하면 열한 명이다. 국적만 다를 뿐 중국탁구를 구사하는 유럽 선수들은 올림픽 본선에서도 서효원과 전지희가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강력한 복병들이다.
 

▲ 노장 프리모라츠가 무려 8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고 있다. 월간탁구DB(안성호).

그리고 이번 유럽지역예선에서 주목할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남자부 크로아티아의 노장 프리모라츠다. 그는 탁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하계올림픽 탁구경기에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무려 7회 연속 출전을 기록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만약 이번 예선에서 단식 출전권을 따낼 수 있다면 8회 연속 출전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지금까지 하계올림픽 탁구종목 7회 연속 출전에 성공한 선수는 모두 3명이다. 프리모라츠를 포함해 스웨덴의 요르겐 페르손, 벨기에의 장 미셸 세이브다. 하지만 페르손과 세이브는 은퇴했다. 그 중 세이브는 이번 올림픽에서는 선수가 아닌 IOC 선수위원 후보로 또 다른 도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의 후보 유승민과도 얄궂은 대결을 벌여야 한다. 결국 올림픽 연속 출전기록을 이어온 선수들 중 올해 47세 노장 프리모라츠만이 놀라운 선수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세계랭킹이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현 상황으로 볼 때, 프리모라츠가 올림픽 단식 8회 연속 출전의 금자탑을 쌓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역예선을 통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