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탁구경기 단체전

여자대표팀도 패했다. 9일 장성 홍길동체육관에서 이어진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탁구경기 여자단체 4강전에서 한국이 타이완에게 2대 3 분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동반 금메달'을 노렸던 한국은 전날 남자대표팀 8강 탈락에 이어 여자대표팀마저 동메달에 그쳤다.

준결승에서 만난 타이완은 쳉아이칭, 첸츠유, 리아이첸 등 국가대표팀이 그대로 나왔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국가대표 트리오 양하은(대림대/대한항공), 전지희(대림대/포스코에너지), 황지나(대림대/KDB대우증권)가 버티고 있었다. 쉽지 않은 상대지만 이기지 못할 전력은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결과는 충격의 역전패였다.
 

▲ (장성=안성호 기자) 고개 숙인 양하은. 에이스 역할을 하지 못하고 2점을 모두 내줬다. 결정적 패인.

출발은 좋았다. 전지희가 1단식 주자로 나서 첸츠유를 제압했다. 첸츠유는 백핸드 공격으로 코너를 집요하게 공략했지만 전지희는 넓은 활동량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보였다. 초반 공격이 모두 막히자 첸츠유는 금세 무너졌다. 전지희가 한 게임만 내주며 3대 1(11-8, 11-6, 9-11, 11-8)로 승리, 한국이 기분 좋게 앞서 나갔다.

문제는 2단식이었다. 쳉아이칭과의 에이스 맞대결에 나선 양하은은 초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연결에 힘쓰며 상대 범실을 유도했다. 작전대로 1게임을 11-9로 가져왔다. 그러나 2게임부터 랠리의 우위를 쳉아이칭에게 내주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오히려 양하은의 범실이 늘며 2, 3게임을 내리 내줬다. 4게임을 가져오며 다시 균형을 맞췄으나 5게임엔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네트와 에지에 의한 실점이 반복되며 양하은을 힘들게 했다. 결국 5게임마저 내주며 2대 3(11-9, 6-11, 2-11, 11-7, 9-11)으로 패했다. 믿었던 양하은의 패배로 한국에 사기는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 (장성=안성호 기자) 유일하게 제 몫을 다한 황지나. 3단식 승리로 승리 기회를 제공했지만….

3장 황지나는 선전했다. 3단식에서 리아이첸과 맞붙은 황지나는 적극적인 공격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중요할 때마다 터지는 서브득점도 일품이었다. 게임을 주고 받는 접전 끝에 3대 2(11-3, 9-11, 11-7, 9-11, 11-6)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한국이 다시 앞서가며 완전히 승기를 잡는 듯 보였다.

그러나 4단식 양하은이 첸츠유에게 발목을 잡히며 분위기를 '또' 내주고 만다. 양하은은 2단식의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착실하게 점수를 쌓으며 3게임까지 2대 1로 앞서갔다. 4게임도 9-6까지 앞서며 승리를 목전에 뒀다. 그러나 막판 첸츠유의 집중력이 무서웠다. 양하은은 상대의 끈질긴 반격에 연속 실점하며 9-10 역전을 허용했고, 결국 듀스접전 끝에 10-12로 4게임을 내줬다. 다잡은 경기를 놓치며 기세를 뺏겼고,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첸츠유가 5게임마저 가져갔다. 에이스 양하은이 2대 3(11-6, 10-12, 12-10, 10-12, 8-11) 충격의 연패를 당하며 한국은 벼랑 끝에 몰렸다.
 

▲ (장성=안성호 기자) 이 한 선수를 막지 못해 패했다. 양하은과 전지희를 모두 이긴 쳉아이칭.

결국 마지막 전지희까지 나서야 했다. 타이완의 마지막 주자는 에이스 쳉아이칭. 기세가 꺾여버린 상황에서 상대는 너무 강했다. 전지희는 쳉아이칭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2승 3패로 밀리고 있었다.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최후까지 1구 1구 최선을 다했지만 모든 면에서 힘이 달렸다. 0대 3(12-14, 9-11, 7-11) 완패였다. 4시간 동안 이어진 긴 승부 끝에 미소 지은 쪽은 타이완이었다. 한국은 끝까지 응원한 홈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제 몫을 못한 양하은은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 (장성=안성호 기자) 허탈한 전지희. 5단식에서 쳉아이칭에게 0대 3 완패를 당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남녀팀 모두 최강 전력을 꾸려 동반 금메달을 노렸다. 그러나 한국남자팀이 한일전을 참패하며 8강에서 탈락했고 여자팀 역시 동메달에 그쳤다. 대한민국 ‘안방’에서 치러진 경기이기에 그 아쉬움이 더욱 크고 진했다. 이로써 한국의 단체전 일정은 모두 끝이 났고 남은 개인전에 모든 희망을 걸어야 할 상황이다.

한편 한국을 꺾고 결승에 오른 타이완은 중국과 금메달을 놓고 맞붙는다. 중국은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3대 0으로 완파했다. 여자부에 이어 치러진 남자부에선 중국이 프랑스를, 일본이 타이완을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여자단체 결승전은 10일 오후 6시 반에 치러진다. 남자부는 그보다 2시간 뒤인 오후 8시 반에 시작된다.
 

▲ (장성=안성호 기자) 이겼다! 홈팀 한국을 꺾고 결승에 진출한 타이완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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