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탁구경기 단체전

충격의 패배였다. 8일 장성 홍길동체육관에서 치러진 남자단체전 8강에서 일본에게 1대 3으로 패하며 탈락했다. 정영식(대림대/KDB대우증권), 이상수(경기대/삼성생명), 김민석(군산대/KGC인삼공사) 등 한국탁구 간판들을 내세워 대회 금메달을 노렸으나 한일전에서 예상 밖 완패를 당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 (장성=안성호 기자) 남자대표팀이 일본 대표2진 선수들에게 굴욕의 패배를 당했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 1단식 주자로 나선 정영식이 일본의 모리조노 마사타카와 한일 자존심을 건 에이스 맞대결을 벌였다. 그러나 모리조노의 빠른 박자를 정영식이 전혀 따라가지 못했다.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한 채 0대 3(6-11, 7-11, 7-11) 완패를 당했다. 에이스의 뜻밖의 패배에 한국팀의 사기도 눈에 띄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2단식 주자로 나선 이상수가 그나마 선전하며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요시다 마사키를 3대 0(11-9, 11-3, 13-11)으로 완파했다. 그러나 이어진 3단식 김민석의 패배로 겨우 올려놓은 분위기가 다시 차게 식어버렸다. 김민석은 오시마 유야에게 1게임을 가져오는데 그치며 1대 3(9-11, 11-7, 12-14, 5-11)으로 패했다. 후반 4게임에는 고질적인 체력부족과 집중력 저하까지 보이며 힘없이 무너졌다. 김민석의 패배로 한국은 벼랑 끝에 몰렸다.
 

▲ (장성=안성호 기자) 한국 유일의 승리를 거둔 이상수의 경기모습. 개인전을 기대한다.

또 한 번 주자로 나선 정영식에게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팀은 정영식이 에이스로의 모습을 회복하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길 바랐지만 1단식에서의 패배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요시다 마사키에게도 별 힘을 쓰지 못하며 1, 2게임을 내리 내줬다. 정영식은 특유의 성실한 플레이로 3, 4게임을 가져오며 마지막 힘을 내봤으나 거기까지였다. 악전고투한 5게임을 결국 7-11로 내주며 2대 3(7-11, 8-11, 11-9, 11-3, 7-11)으로 패하고 말았다. 3시간 넘게 이어진 한일전은 충격의 패배로 끝이 났다.
 

▲ (장성=안성호 기자) 첫 단식에서 승리하고 승기를 틀어쥔 일본의 모리조노 마사타카.

일본은 이번 대회 모리조노 마사타카, 오시마 유야, 마치 아수카, 요시다 마사키 등 쟁쟁한 선수들이 참가했다. 대학부로선 최강 진용을 꾸리며 우승후보 중 하나로 손꼽혔다. 그렇다 해도 코리아오픈 2관왕 정영식을 위시해 김민석, 이상수 등 한국탁구 대표 중견들로 구성된 한국팀이 객관적인 전력 면에선 한 수 앞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에게 정신력, 기술, 체력 모든 면에서 밀리며 ‘안방’에서 참패를 당했다. 최강전력으로 금메달을 노렸지만 메달권 진입조차 실패하며 깊은 상처만 남기고 말았다.
 

▲ (장성=안성호 기자) 여자는 4강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했다. 에이스 양하은의 경기모습.

한편 남자단체전에 앞서 치러진 여자단체 8강전에서는 한국 대표팀이 러시아를 3대 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일단은 동메달 확보다. 국가대표 트리오 양하은(대림대/대한항공), 전지희(대림대/포스코에너지), 황지나(대림대/KDB대우증권)가 차례로 나와 모두 어렵지 않게 승리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여자대표팀은 4강전에서 타이완을 상대하게 된다. 타이완 역시 홍콩을 3대 0으로 쉽게 이기고 올라왔다. 타이완은 이번 대회에 쳉아이칭, 리아이첸, 첸츠유 등등 국가대표팀이 그대로 나왔다. 역시 국가대표선수들이 총출동한 한국 못지않은 강호로 평가되지만 상승세에 있는 우리 대표팀 전력으로 볼 때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장성=안성호 기자)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여자대표팀. 4강전에서는 강호 타이완을 상대한다.

여자단체전 맞은 편 대진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싸운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폴란드와 체코를 꺾었다. 여자단체 4강은 결국 아시아 탁구강국 4개국이 자존심 싸움을 벌이게 된 셈이다. 여자대표팀이 단체전 노메달에 그친 남자팀의 한을 풀고 개최국의 자존심이 걸린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여자단체 4강전은 9일 오후 다섯 시로 예정돼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10일 오후 네 시 30분 금메달을 놓고 한 판 대결을 벌이게 된다.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