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성기, 단체전 우승과 함께 2관왕, 복식도 준우승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양하은이 여자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양하은이 여자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양하은(29, 포스코인터내셔널 스피너스)이 여자실업탁구 챔피언에 등극했다. 양하은은 20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2023 실업탁구챔피언전 마지막 날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삼성생명의 귀화에이스 주천희에게 32(7-11, 12-10, 4-11, 11-8, 11-7)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관록의 승리였다. 애초 주천희의 우세가 예상됐으나 경기는 양하은의 노련한 게임수로 예측불허 양상으로 흘렀다. 주천희가 강력한 포어핸드로 공격 일변도 전술을 펼쳤으나, 양하은이 안정적인 백핸드를 바탕으로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적재적소에서 포어핸드 역공을 펼치면서 경기 흐름을 원하는 방향으로 돌렸다. 자신의 장기가 통하지 않자 주천희는 흔들렸고, 승기를 잡은 양하은이 그대로 우승까지 내달렸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노련한 백핸드를 앞세운 게임수가 들어맞았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노련한 백핸드를 앞세운 게임수가 들어맞았다.

양하은은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스타플레이어다. 2010년대 중·후반 한국여자탁구 에이스로 많은 활약을 펼쳤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단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2015년 쑤저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의 쉬신과 함께 따낸 혼합복식 금메달은 현재까지 한국탁구가 보유한 세계선수권대회 마지막 금메달이다. 2018년 북측과 단일팀을 이뤄 4강에 올랐던 할름스타드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도 대표팀 주축으로 활약했다.

한때 잠시 동안의 슬럼프로 정상권에서 밀려나는 듯 했으나 양하은의 존재감은 작아지지 않았다. 소속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프로리그 2회 연속 통합우승을 이끈 것은 물론, 작년 전국체전에서 금메달, 지난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무려 9년 만에 정상에 등극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올 시즌 대표팀에 복귀하면서 국제무대에서 다시 힘을 키워가고 있으며, 연속되는 WTT의 국제대회 와중에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도 단체전 우승과 더불어 2관왕에 올랐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실업챔피언전 단식 우승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실업챔피언전 단식 우승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양하은은 이번 대회 8강전에서 김하영(대한항공), 4강전에서 팀 후배 유한나 등 강자들을 차례로 돌려세웠다. 결승전에서 최근 여자실업 최강자로 떠오른 주천희에게도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주천희는 4강전에서 이은혜(대한항공)를 꺾고 우승에 도전했으나 양하은의 벽에 막혔다. 어쩌면 오래 지속됐던 양하은의 전성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실업무대에서 수많은 우승전적을 쌓아온 양하은이지만, 실업챔피언전 단식 우승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양하은은 우승 직후 요즘은 사실 우승을 목표로 대회를 준비하지 않는다. 다만 한 경기, 한 경기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임할 뿐이다. 그러다보니 우승까지 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여유 있는 소감을 밝혔다. 결승전은 주천희 선수의 포어핸드가 워낙 좋기 때문에 우선 백으로 강약조절을 하겠다는 마음이었다. 버티면서 기회가 나면 포어로 결정하려고 했다. 그 작전이 생각대로 됐다고 돌아봤다. “2관왕을 했는데, 고생해준 동료들과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회사에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춘계 회장기에 이어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주천희는 준우승으로 만족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춘계 회장기에 이어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주천희는 준우승으로 만족했다.

다시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는 양하은은 그리고, 국제무대에서도 다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피하지 못한 공백으로 랭킹은 많이 하락했으나 ,노련한 양하은의 복귀는 한국 여자탁구에도 작지 않은 힘이 될 것이다. 양하은은 당장 오는 9월 평창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탁구를 대표해야 한다. 양하은은 가능한 경기력을 높여서 국가대항전에서도 다시 한 번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내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번 대회 우승도 과정에서 의미 있는 동력을 제공해줄 것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벤치에서 함께 뛴 전혜경 감독과 함께 우승 기쁨을 나누는 양하은.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벤치에서 함께 뛴 전혜경 감독과 함께 우승 기쁨을 나누는 양하은.

한편 여자단식 결승에 이어 대회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남자단체 결승에서는 한국거래소가 국군체육부대를 30으로 꺾고 우승했다. 한국거래소는 남자단·복식 우승에 더해 이번 대회 전관왕에 등극했다. 지난 16일 개막해 랠리를 이어온 2023 실업탁구챔피언전은 말 그대로 한국 실업탁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다. 남녀단체전 한국거래소와 포스코인터내셔널, 남녀단식 임종훈과 양하은, 남녀복식 임종훈-안재현, 최효주-최해은 등 각 종목 우승자들의 기쁨과 함께 열전 5일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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