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 우승 파트너 안재현과 접전, 우승, 준우승 나눠가진 한국거래소

임종훈(26, 한국거래소)이 남자실업탁구 챔피언에 올랐다. 임종훈은 19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계속된 2023 실업탁구챔피언전 남자 개인단식 결승전에서 팀 동료 안재현(23)31(12-14, 11-8, 11-9, 15-13)로 꺾었다. 개인복식에서 단식 결승 상대 안재현과 짝을 이뤄 달성한 우승에 더해 이번 대회 개인전 2관왕에 올랐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임종훈이 남자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우승의 순간!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임종훈이 남자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우승의 순간!

결승전에서는 치열한 랠리가 이어졌다. 첫 게임을 듀스 끝에 안재현이 먼저 따냈으나 2게임부터는 줄곧 임종훈이 리드했다. 임종훈이 눈에 띄게 강화된 포어핸드 톱스핀을 앞세워 경기를 지배했다. 안재현이 안정적인 디펜스를 바탕으로 추격전을 펼쳤으나 이어진 세 게임을 내리 임종훈이 가져갔다. 마지막이 된 4게임에서는 듀스에 듀스를 거듭한 끝에 결국 임종훈이 재역전승했다. 안재현의 마지막 리시브가 코트를 벗어나자 임종훈이 주먹을 쥐었다.

임종훈은 한국 남자탁구의 국제용 선수로 널리 알려져 있는 간판스타다. 2021년 휴스턴 세계탁구선수권 파이널스를 비롯해 각종 대회마다 한국선수로는 가장 마지막까지 버티며 최후의 보루로 활약해온 주인공이다. 가장 최근에는 올해 4WTT 챔피언스에서 일본의 하리모토 토모카즈, 프랑스의 알렉시스 르브렁 등을 꺾고 4강에 오르며 역시 한국선수 중 최고 성적을 올렸다. 4강전에서도 세계 최강자 판젠동과 인상 깊은 접전을 펼쳤다. 남자복식에서는 장우진과 함께 세계선수권대회 2회 연속 결승에 진출하는 기록을 만든 주인공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임종훈이 강화된 포어핸드를 선보였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임종훈이 강화된 포어핸드를 선보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임종훈의 국내 실업대회 개인단식 우승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각종 대회에서 늘 4강권 이상을 지켜왔지만 언제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복식은 다수의 우승 경험이 있으나 개인단식만은 종합대회, 종별대회, 실업연맹전, 전국체전 등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임종훈은 올해로 실업 9년차를 보내고 있다. 9년 만에 기록한 실업무대 첫 우승은 국제대회에서의 존재감 이상으로 임종훈에게는 뜻 깊은 결실이라 할만 했다.

임종훈은 워낙 잘 아는 상대들을 만나는 국내 대회에서 우승까지 가기 위해서는 포어핸드와 디펜스에서 보완이 필요했던 게 사실이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경기를 치르는 국제대회보다 오히려 까다로운 구석도 있다. 어쨌든 이번 대회에서 여러 가지 고비를 이겨내고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마지막에 운도 좀 따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재현이의 디펜스가 워낙 좋기 때문에 연속 공격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것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담담하게 승인을 밝혔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임종훈의 개인단식 우승은 뜻밖에도 실업 첫 기록이다.우승 직후 인터뷰 중인 모습.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임종훈의 개인단식 우승은 뜻밖에도 실업 첫 기록이다.우승 직후 인터뷰 중인 모습.

임종훈은 지난 4월에 한국거래소로 이적했다. 새 팀에서 처음 만든 결실이어서 우승은 더 눈에 띈다. 임종훈은 팀 이적을 두고 어수선한 시간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외적인 문제로 흔들리지 않기 위해 더 노력했다고 말하고 싶다. 일단 이적 이후 유남규 감독님과 함께 포어핸드를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성과를 냈다는 점이 중요하다. 우승도 기쁘지만 추구해온 변화가 어느 정도 통했다는 점, 포어핸드의 자신감을 높일 수 있었다는 점이 더 기쁘다고 말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안재현은 아깝게 준우승으로 만족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안재현은 아깝게 준우승으로 만족했다.

그리고 임종훈은 여전히 한국 남자탁구를 대표해야 하는 기대주다. 당장 WTT 대회가 다시 이어지고, 9월에는 평창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이 기다린다. 내년은 올림픽 시즌이다. 올림픽 전에는 부산에서 세계선수권대회도 있다. 임종훈은 사실 오래 해온 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면 과감해질 필요도 있다. 과감하게 시도했고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제 곧 올림픽 레이스도 시작되는데, (새로운 스타일이) 완성되면 이전보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이번 우승이 좋은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남자단식 3위 김민혁(국군체육부대).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남자단식 3위 김민혁(국군체육부대).

지난 16일부터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실업탁구챔피언전은 말 그대로 한국 실업탁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다. 한국실업탁구연맹(회장 이병배) 소속 팀들이 기업부(코리아리그), ·군부(내셔널리그) 구분 없이 모두 출전해 종목별 정상을 놓고 경쟁한다. 임종훈은 안재현과 함께 복식 정상에 올랐고, 안재현을 꺾고 단식 정상에도 올랐다. 단식 결승 직후 치러진 단체 4강전에서도 소속팀 한국거래소가 승리해 결승에 진출했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국군체육부대와의 단체 결승전에서 대회 전관왕을 노리게 됐다.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남자단식 3위 정상은(KGC인삼공사).
▲ (월간탁구/더핑퐁=이효영 기자) 남자단식 3위 정상은(KGC인삼공사).

한편 남자단체 4강전과 같은 시간에 먼저 결승을 치른 여자단체전에서는 포스코 인터내셔널 스피너스가 지난 대통령기를 석권하며 시군부 최강팀으로 떠오른 화성시청을 꺾고 우승했다. 대회는 이제 마지막 날인 20일 여자단식과 남자단체 결승전만을 남기고 있다. 여자 개인단식은 단체 우승팀 에이스 양하은이 삼성생명의 주천희와 우승을 놓고 대결한다. 20일 오전 열시부터 시작되는 여자단식 결승과 남자단체 결승은 유튜브(한국실업탁구연맹) 중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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