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싱가포르 스매시, ‘변함없는’ 중국 잔치

2023 싱가포르 스매시 국제탁구대회 남자복식 결승에 진출했던 장우진-임종훈 조가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18일 싱가포르 OCBC아레나에서 치러진 결승전에서 중국의 판젠동-왕추친 조에게 13(11-9, 11-13, 7-11, 4-11)으로 패했다.

2게임이 특히 아까웠다. 첫 게임을 먼저 잡은 장우진-임종훈은 2게임도 10-9까지 앞서며 게임포인트를 선점했다. 하지만 마무리에 실패했다. 듀스를 허용한 뒤 접전 끝에 게임을 내줬다. 2게임이 결국 승부처였다. 이후 3게임 초반까지도 팽팽한 균형을 이뤘던 장우진-임종훈 조는 후반으로 갈수록 힘을 잃었고, 결국 전체 승부를 내주고 말았다. 아쉬운 역전패였다.
 

▲ 장우진-임종훈 조가 준우승으로 대회를 끝냈다.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_WTT.
▲ 장우진-임종훈 조가 준우승으로 대회를 끝냈다.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_WTT.

비록 패했지만 장우진-임종훈 조는 이번 대회에서 잘 싸웠다. 유럽과 남미, 대만의 강적들을 차례로 꺾고 결승까지 올랐다. 결승전에서도 훗날을 기약할 수 있는 경기력을 펼쳐 보였다. 장우진-임종훈 조는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작년 첫 대회 때는 8강에 머물렀었다. 당시 8강전에서 패배를 안겼던 대만 조를 이번 대회 4강에서 꺾고 두 단계 뛰어오른 성적을 만든 것도 의미 있다.

장우진-임종훈 조는 2021년 휴스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복식 은메달 조다. 오는 5월 남아공 더반에서 열리는 2023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더 나은 성적을 노리고 있다. 세계의 강자들이 총 출동해 전초전을 벌인 이번 대회에서의 선전으로 자신감을 끌어올린 것도 기분 좋은 성과다. 작년에 이어 스매시 대회 2연패에 성공한 판젠동-왕추친 조가 더반에서도 높은 벽을 쌓을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아직 준비 시간이 남아있다.
 

▲ 판젠동-왕추친 조가 작년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_WTT.
▲ 판젠동-왕추친 조가 작년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_WTT.

이로써 한국탁구는 이번 대회 경기일정을 모두 마쳤다. 남자복식에서 장우진-임종훈 조가 준우승했고, 여자복식에서 전지희-신유빈 조가 3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 됐다. 임종훈과 신유빈은 힘을 합쳐 혼합복식도 8강에 올랐다.

개인단식에서는 여자부에서 삼성생명의 귀화에이스 주천희(21, 세계103)8강에 오르는 깜짝 선전을 펼쳐보인 것이 최고 화제였다. 주천희는 본선 32강전 두호이켐(홍콩, 세계9), 16강전 이시카와 카스미(일본, 세계8)등 세계 톱-랭커들을 연파하면서 예선부터 6연승을 달렸다. 8강전에서도 세계랭킹 1위 쑨잉샤(중국)와 풀-게임접전을 펼치다 석패하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주천희는 이미 지난달 끝난 한국프로탁구리그 여자코리아리그 정규시즌에서 개인 다승랭킹 1위에 오르며 국내 무대를 평정한 바 있다. 귀화기간 규정으로 아직 국제선수권대회에 나갈 수 없지만, 향후 한국여자탁구 에이스 등극을 예고한 대회가 됐다.
 

▲ 주천희가 국제무대에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사진 국제탁구연맹_WTT.
▲ 주천희가 국제무대에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사진 국제탁구연맹_WTT.

주천희 외에 더반 세계선수권 개인전에 출전할 대표선수들이 모두 도전했던 단식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아쉬운 결과다. 남자단식에서는 국제용임종훈과 대표팀 주장 이상수(삼성생명)16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장우진(국군체육부대)32, 조승민(삼성생명)과 안재현(한국거래소)64강에서 탈락했다. 여자단식 역시 이시온(삼성생명)과 전지희(미래에셋증권)32강에서 멈췄고, 서효원, 최효주(이상 한국마사회), 신유빈(대한항공)은 본선 1회전(64) 경기를 치른 것으로 만족했다. 더반행까지 남은 기간 분발이 요구된다.

‘2023 싱가포르 스매시WTT가 주관하는 국제탁구계 최고 메이저 이벤트다. 세계선수권전초전 성격을 띠면서 강호들이 총출동했지만, 이번 대회도 막바지로 가면서 결국은 중국잔치가 되고 있다. 왕추친-쑨잉샤, 판젠동-왕추친 조가 이미 혼합복식과 남자복식을 우승했고, 남은 종목들도 모두 중국 일색이다. 여자복식 결승은 쑨잉샤-왕만위 조와 첸멍-왕위디 조가 집안싸움을 남겼다.
 

▲ 이번 대회 역시 중국이 집안잔치를 벌이고 있다. 벌써 두 종목을 우승한 왕추친, 단식도 우승에 도전 중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_WTT.
▲ 이번 대회 역시 중국이 집안잔치를 벌이고 있다. 벌써 두 종목을 우승한 왕추친, 단식도 우승에 도전 중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_WTT.

남자단식은 브라질 에이스 휴고 칼데라노(세계5) 외에 판젠동(1), 마롱(2), 왕추친(3) 등 중국의 톱-랭커 셋이 4강을 이뤘다. 여자단식 4강은 아예 넷 다 중국이다. 쑨잉샤(1), 왕만위(4), 장루이(16), 치안티안위(22)가 우승을 다툰다. 세계2, 3위 첸멍과 왕위디가 탈락했지만 대세에는 전혀지장 없는 중국탁구다. 휴고 칼데라노의 활약 여부가 남았지만, 마지막 날인 19일 남녀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2회 연속 전 종목 석권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금은 허탈한 마음으로 지켜볼 세계의 강호들에게 결승전의 감정이 더반에서 펼칠 선전의 동력으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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